개념상실 QPR현지팬, 이젠 한국인 욕까지(QPRvs스토크 시티 직관기)

Posted by Soccerplus
2013. 4. 21. 07:51 유럽 축구 여행 이야기


뭐 이번 경기를 이겼다고 하더라도 잔류의 희망은 그리 높지 않았겠습니다만 박지성 선수와 윤석영 선수의 경기 모습을 마지막으로 볼까해서 QPR과 스토크 시티의 리그 경기를 직관하고 왔습니다. 이제 리그도 한달정도 밖에 남지 않은터라, 저도 이번 시즌 어떤 경기를 봐야할지 고민이 많은 상황에서 선택한 경기였습니다. 팀이 지더라도 저에게는 매우 큰 존재인 박지성 선수의 모습을 보는 것 자체로도 큰 의미가 될것이라는 생각에서 였습니다. 

경기전 박지성 선수가 출근하는 모습부터 퇴근하는 모습까지 지켜보았습니다. 하지만 박지성 선수는 벤치에서 경기를 지켜보기만 했습니다. 레드냅감독이 그를 공격적으로 기용할 생각은 전혀 하지 않고 있기 때문에 타운젠드가 부상으로 빠졌음에도 마키를 45분이나 봐야 했습니다. 

오늘 선발명단을 받아들고는 너무나 어이가 없었습니다. 박지성 선수와 그라네로를 제치고 선발로 나왔던 것은 션 데리였습니다. 도대체 어떤 면에서 그가 다른 선수들보다 우위를 점하는지 알수가 없었습니다. 오늘 경기에서 션 데리가 무엇을 했는지 알수가 없습니다. 그만큼 활약이 미비했고, 중앙 미드필더지역에서 77%라는 어이없는 패스성공률을 보여주었습니다. 그가 보여준 패스들은 대부분이 쉬운 숏패스였습니다. 음비아에게 공격을 맡기고 수비에 집중을 시키기 위함인듯 보입니다만, 수비에서도 그닥 빛나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좌측풀백으로 나온 탈 벤 하임을 보고도 경악을 금치 못했습니다. 벤 하임은 분명 좌우풀백까지 소화할 수 있는 자원이지만 주포지션은 센터백입니다. 라이언 넬슨과 안톤 퍼디난드의 공백을 메우기 위해 땜빵으로 데려온 선수죠. 오른발을 주로 쓰는 선수이고, 공격적인 재능을 찾아보기 힘든 선수입니다. 오늘 경기전까지 단 3경기밖에 출장하지 못했을 정도로 경기감각에도 의문이 가는 선수였습니다. 그리고 윤석영 선수는 오늘도 후보명단에도 들지 못했습니다. 

오늘 경기서 선발로 나온 타랍은 전반 시작하자마자 두차례의 좋은 슈팅을 보여주었습니다만 거기까지였습니다. 역습상황에서 패스를 하지 않고 자신이 끝까지 슛을 했던 장면이나, UCC스타마냥 의미없는 개인기를 펼치는 장면에서 이젠 화가 나지 않고 웃음이 나왔습니다. 누가봐도 답답하고 어이없는 플레이였는데, 경기도중 그가 교체되자 관중들이 기립박수를 쳐주었습니다. 다시한번 고개를 갸우뚱했습니다. 

QPR은 몇차례 세트피스에서 좋은 찬스를 만들었습니다만, 경기내내 스토크시티의 수비진을 뚫어내지 못했습니다. 라이언 쇼크로스를 중심으로 이뤄진 견고한 수비진을 단 한번도 제대로 뚫어내지 못했습니다. 수비수를 뚫지 못하니 먼거리에서 중거리슛에 의존해야 했습니다. 무려 23개의 슛을 시도햇지만 그중 5개밖에 골대로 향하지 않았습니다. 그중 대부분은 골대와 거리가 있는 슛이었고, 호일렛, 타랍, 음비아, 션 데리등 많은 선수들이 돌아가면서 홈런을 날렸습니다. 

23:13의 슛팅숫자를 보면, 그리고 공격적으로 많이 치우쳐서 경기를 했던 QPR을 생각해보면 이번 경기가 아쉽게 느껴져야 합니다. 하지만 스토크시티는 여유있게 QPR을 물리쳤습니다. 주도권을 내어주고도 한번의 찬스에서 골을 얻어냈고, QPR은 상대 수비를 뚫어내지 못했습니다. 타운젠드가 빠지면서 후반에 등장했던 마키는 제대로된 드리블한번 보여주지 못했습니다. 경기는 스토크의 완승이었습니다. 

저는 오늘 경기에서 스토크시티와 QPR팬들이 만나는 구석부분에 자리했습니다. 박지성 선수가 나오지 않았던 경기보다는 팬들의 움직임을 더 유심히 관찰했죠. 어짜피 이번시즌은 사실상 끝난 마당에 차라리 QPR이 지기를 바랬던 마음도 있었던 것 같습니다. 스코어가 2:0이 되자 관중들이 15분이상 남았음에도 자리를 뜨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스토크 시티 팬들은 'That's why you're going down', 'We're senting you down'이라며 너네가 강등당하는 이유가 여기있다라는 말로 QPR팬들은 놀려댔습니다. 두 팀의 팬도 아닌 저는 그냥 재밌는 구경이었습니다만 제 뒷자리의 영국인 아저씨는 무척이나 격분했습니다. 

그리고 오늘, 영국에서 축구를 보면서 가장 기분 나쁜 순간을 겪어야 했습니다. 오늘따라 제가 앉은 구역에 유난히 한국인들이 많았습니다. 제 옆에는 중국인도 앉았더군요. 한국인이다보니 당연히 박지성선수가 나오는 것이 가장 큰 관심이겠죠. 그리고 제 옆자리의 외국인이 계속 저를 쳐다보며 같이온 사람과 수군거리는 것이었습니다. 괜히 기분이 나빠졌죠. 아시안, 코리안 뭐 이런 소리를 들은 것 같아 신경이 더 쓰였습니다. 

하프 타임, 많은 사람들이 매점에서 맥주를 먹거나 화장실을 갑니다. 그리고 몇명이서 코리안 이라는 이야기가 나오길래 또 귀를 기울였습니다. 저는 그 사람이 제 옆에 앉아있었던 사람인 걸 알아채고 그의 뒤에가서 이야기를 엿들었습니다. 그리고 매우 기분이 나빠졌습니다. 사람들이 하도 많아 이야기를 정확히 듣진 못했지만, '박지성을 보러 또 수많은 한국인들이 왔군, 퍼킹 코리안, 퍼킹 박지성, 쓸모 없는 그 선수가(perfectl useless)뭐가 그리 대단한지 모르겠다'라는 이야기였습니다. 그리고 주변의 몇몇 현지팬들도 그에 동의했습니다. 

경기가 2:0으로 마무리되고 QPR팬들은 기분이 무척안좋아졌습니다. 그리고 제 옆에 있던 팬들도 90분을 채우지 못하고 경기장을 나가더군요. 경기를 보다가 그들이 나가는 것을 못봤는데, 굉장히 신경질적으로 저를 치고 지나갔습니다. 입모양으로는 분명히 욕을 저에게 했습니다. 저는 순식간에 일어난 상황이라 아무런 대꾸도 못하고 경기가 끝나고 나서야 분함이 밀려왔습니다. 너무도 화가나고, 너무나 기분이 나쁜데 어떻게 풀수있는 방법이 없으니 말이죠. 

제가 잘못을 했거나, 박지성 선수를 응원하는 한국팬들이 잘못을 했다면 모르겠습니다만, 한국팬이 로프터스 로드에서 난동을 피우거나 소란을 일으킬일은 없습니다. 그리고 박지성 선수는 QPR에서 자신에게 주어진 임무를 성실하게 잘 해내고 있습니다. 그들의 기대가 너무 컸던 것일까요, 박지성 선수의 현지평가가 굉장히 기분 나쁩니다. 타랍을 에이스라고 떠받드는 QPR에서 얼른 박지성 선수가 이적을 했으면 좋겠습니다. 

레드냅부터, 선수들, 그리고 팬들까지 마음에 드는 것이 하나도 없는 클럽입니다. 박지성 선수야 다른 클럽을 찾으면 되니 괜찮다고 쳐도, 우리 윤석영선수의 미래가 정말로 걱정됩니다. QPR 로프터스로드를 세번이나 가서 직관을 했고, 오늘로 유럽에서 축구경기를 14경기째 보았는데 이렇게 기분나쁜 적은 처음입니다. 박지성 선수의 맨유시절이나 스완지팬들이 너무나 그리웠던 하루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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