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패 스완지, 직관서 느낀 당연한 패배의 이유 (첼시vs스완지시티 직관기)

Posted by Soccerplus
2013. 4. 29. 08:00 유럽 축구 여행 이야기

지난 2월 24일, 날짜도 정확하게 기억합니다. 캐피털원컵 스완지시티와 브래드포드시티의 결승전이 열렸던 날이죠. 스완지 시티는 첼시를 홈과 원정에서 1승 1무를 거두고 결승에 올라 브래드포드를 5:0으로 대파했습니다. 경기가 아주 박진감이 넘쳤고, 전술적으로도 잘 짜여져 있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강팀을 상대로도 쉽사리 무너지는 팀이 아니었고, 어떤 팀을 하든 자신의 경기를 하는 팀이었습니다. 

하지만 스완지는 캐피털원컵 우승이후 1승 2무 4패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아스널, 토트넘, 첼시라는 강팀과의 경기가 포함되어있었습니다만 노리치, 사우스햄튼등 이겨야 할 상대에게 무기력한 경기로 무승부를 기록했습니다. 7경기에서 승점을 5점밖에 쌓지 못하면서 7위까지 올라섰었던 리그 순위도 9위로 하락했고, 12위 스토크시티와의 승점차이도 단 2점밖에 차이가 나지 않습니다. 자칫잘못하다가는 12위 그 이하의 성적으로 시즌을 마무리할 수도 있습니다. 시즌 초중반 돌풍의 팀으로 불리웠던 팀의 마지막으로는 매우 좋지 못한 결말입니다. 

그리고 저는 런던 스탬포드브릿지에서 열린 첼시와 스완지시티의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 34라운드 경기를 직관했습니다. 개인적으로 이 경기가 원래 토요일에 열렸는데 일요일로 미뤄진 것을 착각하고 토요일에 첼시 경기장에 가서 허탕을 치기도 했었습니다. 제가 사는 곳과 런던은 왕복 2시간 이상이 걸리는 곳인데, 허탕을 치고 말았죠. 그리고 부리나케 표를 다시 끊어 오늘도 런던을 다녀왔습니다. 여기는 아직도 밤기온이 영하로 떨어질 정도로 날씨가 좋지 못한 상황에서 사서 고생을 했습니다. 

캐피탈원컵 4강에서 첼시를 만나 좋은 경기를 펼친 기억이 있었고, 또 첼시는 유로파리그 원정으로 체력이 많이 부족한 상황이기에 원정경기이긴 하지만 스완지시티가 쉽게 무너지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스완지는 기성용-브리튼-데구즈만 3각편대를 비롯해 미추, 파블로, 라우틀리지등 베스트 11이라고 할 수 있는 선수들이 모두 출전했고, 첼시도 마타, 아자르, 오스카등 가능한 범위내에서 최고의 선수들을 기용했습니다.

영국에서 내로라하는 경기장들을 모두 가보았지만 스탬포드브릿지도 나름의 특색이 있는 구장이었습니다. 팀의 상징색인 파란색이 온 경기장을 뒤덮고 있었습니다. 장내 아나운서가 스완지팬들에게 캐피탈원컵 우승을 축하한다, 그리고, 'Welcome to the last English team of the Europe'이라고 말하며 유럽대회에서 유일하게 남은 잉글랜드팀임을 강조하기도 했습니다. 

존 테리와 프랭크 람파드의 인기는 말로 할 수없는정도였습니다. 특히 람파드가 하미레즈의 부상에서 몸을 풀 때, 스완지 원정팬들의 눈앞까지 와서 몸을 풀었는데 스완지 팬들도 람파드를 상당히 좋아하는 모습이었습니다. 보통 상대팀 선수가 가까이 오면 야유를 펼치는데, 람파드에겐 박수를 보내고 스완지의 서포터즈인 'Jack army'가 서로를, 혹은 선수를 가르킬 때 쓰는 말인 'You Jack Bastard'를 람파드에게 하더군요. 상당히 놀라운 장면이었습니다. 

그리고 경기는 첼시의 완승이었습니다. 2:0의 스코어가 말해주듯 첼시는 전반에만 2골을 넣었고 경기도중 주전 미드필더 하미레즈의 부상공백에도 람파드가 1골 1어시스트를 올리면서 팀의 승리를 이끌었습니다. 지난 목요일밤의 스위스원정의 피로를 느낄수가 없는 경기였습니다. 반면 스완지는 무기력한 플레이로 이렇다할 찬스를 만들어 내는데에 실패하면서 리그 6경기 무승기록을 이어가게 되었습니다. 

스완지의 경기를 직접보니, 왜 경기가 무기력하고 패배를 할 수 밖에 없었는지 알 것 같았습니다. 선수들의 투지가 정말로 부족했습니다. 강등과는 무의미한 순위이고 팀은 다음 시즌 유로파리그를 확정지은 상황에서 선수들의 목표의식이 상실되었습니다. 캐피털원컵과 FA컵, 그리고 리그를 병행하면서도 선수들의 투지가 정말 좋았던 1월과 2월의 경기에 비해 체력적으로 여유가 있는 지금 훨씬 더 경기의 박진감이 떨어집니다. 

라우틀리지, 파블로의 양쪽 윙어들은 상대의 풀백에 묻혀 제대로 기회를 만들지 못했습니다. 시즌 중반까지 확실했던 미추와 데 구즈만의 전방압박도 찾아볼 수 없었습니다. 상대 수비진영의 패스를 압박으로 커트해 골로 만들어냈던 기억이 유난히 많은 스완지였습니다만 최근 몇경기에서는 이런 투지가 상실되었습니다. 전방압박의 부재는 고스란히 미드필더진으로 내려오면서 기성용과 브리튼의 패스범위가 상당히 줄었습니다. 

또한 상대도 스완지의 패스줄기를 이제는 읽고 있습니다. 골킥이 시작하면 치코와 애쉴리 영, 그리고 기성용과 브리튼에게 개인마크가 가해집니다. 골키퍼의 골킥부터 짧은 패스로 빌드업과정을 이어나가던 스완지는 패스의 시작을 하지 못하게 되면서 의미없는 긴 골킥을 시도하게 됩니다. 제공권에서는 첼시에게 밀리기에 첼시에게 골킥을 헌납하는 것과 마찬가지였죠. 

2:0으로 뒤진 후반전 초반, 스완지의 반짝 공세가 이어집니다만 공격이 매끄럽지 못했습니다. 특히 양쪽 윙어들의 폼이 많이 떨어진 듯한 느낌이었습니다. 2:0으로 분위기가 기울고, 후반 초반의 기세를 이어가지 못하자 공격적으로 경기를 이어나가지 못했습니다. 특히 중원에서의 압박이 무뎌졌고, 이 부분에서는 기성용 선수에게도 그리 후한 평가를 줄 수 없습니다. 미추 이외의 해결사를 찾는 것이 다음 시즌을 위해서 스완지에게는 꼭 필요한 부분이라고 생각합니다. 

기성용 선수의 이야기를 잠깐 하자면, 그의 전반전은 상당히 실망스러웠습니다. 압박도 매끄럽지 못했고, 특히 첫번째 실점에서는 상대 선수를 놓치면서 실점에 적잖은 기여를 했습니다. 몸상태가 좋아보이지 않아 후반전에 교체가 되는 것은 아닌지라는 생각을 했습니다만 그의 파트너로 나온 레온 브리튼이 더 좋지 않은 경기력이었습니다. 후반전에는 마음을 고쳐먹은 듯 드리블도 몇차례 보여주고 공격가담과 수비가담이 좋아진 모습이었습니다만 후반 중반부터는 체력적으로 많이 쳐졌는지 활동량 자체가 적었습니다. 경기내내 기성용의 움직임만 살핀 저에게는 살짝 아쉬운 부분이었습니다. 

팀은 2:0으로 패했습니다만 스완지 선수들은 여느때와 마찬가지로 경기가 끝난 뒤 팬들과 싸인도하고 사진도 찍어주며 팬서비스를 해주었습니다. 늘 있던 일이고 매번 패배를 하는 QPR선수들도 당연히 하는 일이지만, 패배한 팀의 선수들이라고는 생각이 들지 않게 밝은 모습이었습니다. 뻔히 있는 모습이라고 생각을 하실수도 있겠습니다만 무기력한 경기가 답답했던 저에게는 그리 좋게만 느껴지지는 않았습니다. 

다음주에는 스완지까지 직접가 스완지시티와 맨체스터시티의 경기를 직관합니다. 시즌도 마지막으로 다다르고 있고, 이청용선수의 볼튼이 플레이오프진출에 실패한다면 저의 영국생활의 큰 부분을 차지한 직관도 마지막이 될 것입니다. 스완지시티와 기성용 선수가 심기일전해 다음 경기에서는 예전의 그 포스를 보여주기를 기대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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