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축구 직관, 내가 만났던 태극전사들

Posted by Soccerplus
2013. 5. 23. 08:00 유럽 축구 여행 이야기

사진을 정리해보니 이렇게 많은 선수들을 만났더군요. 맨유선수들은 캐링턴 구장을 찾아가 만난 것이었고, QPR과 스완지선수들은 직접 경기장에서 만났습니다. 제 얼굴이 이런곳에 나온다는게 무척이나 부끄럽습니다만, 앞으로 해나갈 이야기들을 위해 용기를 내봅니다. 제 영국 교환인생에서 가장 뜻깊은 사진들이 아닐까라는 생각이 드네요. 

네, 이곳 영국에서 시험이 끝났고, 이제 2주정도있으면 이 기숙사를 나올 예정입니다. 지난 1월 27일에 이 곳에 도착했던게 기억에 나는데, 벌써 4달이라는 시간이 흐르고 한국에 돌아갈 시간이 얼마남지 않았네요. 그리고 저의 영국생활에서 가장 큰 기억은 아마도 축구일 것이기에 지난 포스팅에서는 100일간의 축구여행기를 마무리하며라는 제목으로 글을 썼었습니다. 그리고 두번째, 이 곳의 날들을 정리하면서 제가 만났던 축구인들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고자 합니다. 

사실 처음에 경기를 직관갔을때는 그냥 그 자체가 너무나 신기했습니다. 티비로만 보던 선수들이 제 앞에서 움직이고, 그런 선수들이 팬들에게 싸인을 해주고 사진을 찍어준다는 것도 참 신기했죠. 한국선수들의 경기들 위주로 갔기때문에 스완지와 큐피알 선수들이 거의 대부분이지만, 사실 다른 팀들의 선수들도 많이 마주쳤습니다. 하지만 저쪽에 박지성 선수와 기성용선수가 있는데 다른쪽에 관심이 가지는 않더군요.

기본적으로 이들은 기다리는 팬들에게 상당히 친절합니다. 이게 프로의 도리라고 생각을 하고, 자신에게 싸인을 요구하거나 사진을 찍자고 하는 팬들에게 굉장히 협조적입니다. 경기장에서는 탐욕의 끝을 보여주는 QPR선수들도 모두에게 상당히 인상적인 반응을 보여주었습니다. 아참 선수들을 만나려면 경기가 시작하기전, 혹은 끝난뒤 선수들이 나가는 출구에서 기다리면 됩니다.

 빅클럽같은 경우에는 힘들다고 봐야하는게 맞습니다. 매우 많은 팬들이 있기때문이죠. 저와 같이 맨유나 레알 마드리드 선수들과의 사진을 찍고 싶으시다면 현지로 가셔서 훈련장까지 가야합니다. 물론 한번 갈 마음이 생기실 정도의 분이라면 후회는 하지 않을거라고 생각합니다. 저역시도 지난 3월 얼마전 은퇴한 퍼거슨과의 사진과 싸인을 남길 수 있어 매우 뜻깊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박지성 선수를 보러 QPR경기장에 정말 많은 한국팬들이 찾아오십니다. 못해도 경기당 백명이상의 팬들이 오고, 그정도의 팬분들이 싸인을 받기위해 로프터스로드옆 주차장에서 기다립니다. 박지성 선수는 알려진대로 조용하십니다. 싸인요청에도 별다른 대꾸없이 싸인을 해주고 쿨하게 들어가십니다. 몇몇 귀여운 팬들의 제스쳐에 웃음을 보이기도 하지만, 다른 선수들보다는 조용한 인상을 많이 받습니다. 윤석영 선수는 현재의 상황이 말해주듯 그리 기분이 좋아보이지 않았습니다. 팬들과의 싸인도 꺼리는 편이죠. 저도 세번을 가서 겨우 싸인을 받을 수 있었습니다. 


지구특공대와 손흥민의 대결을 보기 위해서 갔었던 3월 16일의 함부르크 임테크 아레나에서는 3명의 태극전사들 가운데 두명과 사진을 찍을 수 있었습니다. 아우구스부르크가 원정경기임에도 불구하고 구자철, 지동원 선수는 당시 경기장을 찾았던 수많은 한국팬들에게 살갑게 대해주었습니다. 구자철 선수는 은근히 즐기는 듯한 인상이었습니다. 경기가 끝나고 여성팬이 유니폼을 달라는 요구에도 응해주더군요. 그리고 2월 초 크로아티아와의 친선경기에서도 유일하게 팬들앞에서 모습을 드러낸 선수가 구자철 선수였습니다. 정말로 팬들을 좋아하고 그만큼 자신의 인기를 즐거워한다는 인상을 많이 받은 선수였습니다. 

지동원 선수는 제가 갔을 때 아우구스부르크에서 얼마 되지 않았습니다. 아우구스부르크는 작은 구단이고 거기까지 직접가는 한국팬들이 그리 많지 않기에 이렇게 많은 팬들이 온 것에 대해 놀래하는 모습이었습니다. 팬들이 질문을 하면 싸인을 하다가도 계속 대답을 해주고 여성팬들이 잘생겼다고 해주니 부끄러워하는 모습에서 평범한 20대 초반의 대학생을 보는 것 같은 느낌이 들기도 했습니다. 잠시 잊고 있었습니다. 이들이 저보다 어린 선수들이라는 사실을 말이죠. 

하지만 손흥민 선수는 이날 경기에 패배해서인지 싸인요구에 응하지 않고 바로 집으로 향했습니다. 그의 차에서 그의 아버지인 손웅정씨를 보았습니다. 뭔가 무서운 아버지의 느낌또한 들었습니다. 좀 아쉽게 느껴졌습니다. 하지만 함부르크 현지팬들에게도 상당한 인기를 느끼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이 날 반더바르트가 결장했는데, 팬들이 반더바르트 다음으로 인기가 많은 선수라며 좋아해주던 것이 기억납니다. 

그리고 아쉬운 것, 기성용 선수의 스완지경기를 무려 4번이나 보러갔었는데 기성용 선수와는 사진을 찍지 못했습니다. 제가 갔을 때마다 팀이 좋지 않기도 했고, 마지막으로 갔을 땐 아예 부상으로 결장을 했습니다. 유일하게 이긴 경기였던 캐피탈원컵 결승전은 아예 접근조차 할 수 없었습니다. 하지만 여러 팬들의 말을 들어보니 기성용 선수가 팬들에게 상당히 친절한 편이라고 합니다. 마주치면 싸인도 사진도 잘 찍어준다고. 하지만 전 아예 만나지도 못했습니다. 

이청용 선수의 경우는 더 안타깝습니다. 3월 30일 런던에서 열린 찰튼과의 경기였는데 그 경기가 원정경기였습니다. 2부리그라 팬들도 많이 없었고, 태극기를 준비해가서 이청용 선수를 응원했습니다. 이날 경기가 끝나고 이청용선수를 기다렸던 한국팬들은 저를 포함 3명밖에 되지 않았는데, 버스가 경기장 안에 들어가는 구조로 되어있는 밸리의 특성때문에 이청용 선수를 만날 수 없었습니다. 참으로 안타까웠습니다. 

한국에서도 국가대표팀 경기를 통해 이들과 만날 수 있지만, 현지 직관의 묘미는 아무래도 이들과 직접 소통할 가능성이 높아진다는 게 아닐까요. 저의 우상과도 같은 박지성 선수와 사진을찍고, 수많은 한국 선수들과 소통을 했다는 것에 만족스럽고 기분이 좋습니다. 제가 만난 선수들, QPR과 스완지 선수들도 언젠가 따로 정리해 올려드리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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