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축구 여행, 내가 직접 만난 스완지 선수들

Posted by Soccerplus
2013. 5. 25. 08:00 유럽 축구 여행 이야기

이틀전에는 유럽에서 축구 경기를 보면서 보았던 한국 선수들에 대한 이야기를 그리고 그렇게 되면서 자연스럽게 많이 보아야 했던 퀸즈파크레인저스의 소식을 포스팅했었습니다. 그리고 오늘은 제가 직접 만난 선수들의 마지막 시리즈가 될, 스완지 선수들의 이야기입니다. 저는 스완지시티의 경기를 4경기 관전했고 제가 가장 처음 관전한 EPL경기도 스완지의 경기였으며, 가장 즐거웠던 기억으로 남는 캐피탈원컵도 보았고, 이곳에서 6시간이 넘게 걸리는 웨일즈까지 다녀올만큼 제게는 애정이 가는 클럽입니다. 

스완지시티는 굉장히 작은 클럽입니다. 도시의 인구수도 작으며 2012/2013 시즌을 기준으로 20팀의 홈구장중 19번째로 작은 사이즈의 구장을 갖고 있는 팀입니다. (20번째는 퀸즈파크레인저스) 작은 클럽이라서 실망하기보다는 상당히 가족적인 느낌이 강합니다. 멀리까지 원정을 다니는 팬들도 그리 많지 않고, 대도시인 런던클럽과의 경기에서도 표를 어렵지 않을만큼 작은 클럽입니다만 그만큼 가족적인 분위기입니다. 맨유, 첼시등 빅클럽들이 커다란 기업의 느낌이라면 스완지는 가족의 느낌을 받습니다. 팀내분위기도 좋아보이고 말이죠. 

가장 먼저 언급하고 싶은 선수는 이번 시즌 팀으로 들어온 두 명의 스페인 선수 미추와 치코입니다. 처음 본 사람들에게도 마음을 쉽게 여는 스페인 사람들의 특성처럼 두 선수모두 매우 친근한 느낌을 줍니다. 두 선수모두 스페인 사람답게 영어를 정말 못합니다만 그래도 싸인을 요구하고 사진을 찍어달라는 팬들에게 웃으면서 잘 대해준다는 느낌을 받습니다. 

물론 친근하다는 것은 같지만 두 선수가 주는 느낌은 다릅니다. 치코가 뭔가 장난기 많은 스타일이라면 미추는 젠틀맨의 느낌이라고 해야할까요. 수많은 팬들에게 둘러쌓여 있으면서도 한명씩 한명씩 장난을 받아치면서 대하는 스타일은 치코이고, 미추는 수줍은 웃음과 함께 팬들의 요구를 받아줍니다. 물론 그 와중에서도 할말은 하는 스타일이죠. 치코와 사진을 찍고 제 머리를 쓰다듬어 주는데 사실 뭐라고 말하는지는 모르겠습니다. 스페인어로 뭐라고 하더군요. 팬들이 다음 시즌에도 스완지에서 뛸거냐는 물음에 본인이 그렇다고 대답했으니, 다음 시즌에 치코의 모습을 스완지에서 계속 볼 것이라고 생각됩니다. 

아참, 스페인 선수라고 생각하니 파블로를 까먹었군요. 파블로 역시도 스페인 특유의 친근함을 갖고 있습니다. 저는 파블로와 사진을 두번을 찍었는데 두 번다 장난스러운 표정을 취해주더군요. 제가 느끼기에는 그래도 위의 두 선수보다는 영어를 하는 것 같았습니다. 그럼에도 답답하기는 마찬가지입니다. 

그리고 많은 영국 선수들가운데 가장 인상깊었던 선수는 나단 다이어입니다. 다이어는 상당히 자신의 인기를 누리는 듯한 인상을 줍니다. 우리나라의 구자철 선수와 비슷하다고 해야하나요. 일부러 팬들 가운데 나서는 모습을 보기도 했고, 자신에게 다가오는 팬들을 무척이나 좋아합니다. 캐피털 원컵 결승전에서 해트트릭을 위해 마지막 패널티킥을 차겠다고 했던 그 때의 그 욕심쟁이의 모습을 상상하시면 될 것같습니다. 아직 뭔가 어린 느낌을 주는 귀여운 캐릭터입니다. 그리고 실제로 보면 정말 작습니다. 

팬들에게 미추 다음으로 인기있는 선수는 팀의 핵심미드필더인 레온 브리튼입니다. 미추와 함께 팬들이 가장 많이 마킹을 한 선수가 바로 브리튼입니다. 팀에서 머물렀던 시기가 적지 않은 브리튼이기에 팬들과 소통을 잘한다는 느낌을 받습니다. 다이어와 함께 정말 키가 작은 선수입니다. 축구 선수인지 모르고 보면 그냥 작은 영국인입니다. 

그리고 골키퍼인 네덜란드 출신의 미셸 봄 역시도 제가 같이 사진을 찍었던 선수인데, 키가 작은 골키퍼지만 체구가 정말 당당합니다. 뭔가 남자답다라는 분위기가 물씬 풍기는 선수죠. 그에 반해 또 다른 골키퍼인 트레멜 골키퍼는 키가 정말큽니다. 제가 180근처의 키인데 사진을 찍을 때 무릎을 굽혀야 같은 프레임안에 들어오더군요. 독일인이라는 생각을 하지 않고 사진을 찍다가 저에게 건네는 '당케'의 인사를 듣고 독일인이라는 걸 되새겼습니다. 

그리고 이팀의 백미는 아마도 미하엘 라우드럽 감독이 아닌가 생각됩니다. 현지에서도 팬들이 정말로 많습니다. 그리고 정말로 멋있습니다. 얼굴이 잘생긴 것도 있겠지만 중년간지라고 해야하나요. 양복을 떡하니 입고 구단버스에서 가장 먼저내리는 라우드럽감독은 뭔가 우리가 멋있다고 하는 서양사람의 전형을 보여주는 듯 합니다. 키도 크고 어꺠도 넓고 얼굴도 잘생긴데다가 매너도 훈훈하기 그지 없습니다. 제 주변의 많은 한국여팬들이 기성용을 보러왔다가 라우드럽에게 반하고 간 사례를 적지 않게 보았습니다. 

아쉽게도 기성용 선수를 마주칠 기회는 없었습니다. 네번이나 찾아 갔는데 말이죠. 이상하게도 제가 갈 때마다 팀이 지기도 했고, 마지막으로 갔었던 맨시티와의 경기에서는 부상으로 결장했습니다. 이역시도 저의 운이라고 생각을 해야겠죠. 박지성 선수를 보았으니 그것으로 만족하려고 합니다. 

이로써 저의 유럽 여행기, 선수들을 만났던 이야기는 끝입니다. 맨유의 훈련장인 캐링턴을 갔었던 것도 기억이 나지만 그 후기는 3월에 이미 썼었기에 혹시 관심있으신 분은 그때의 포스팅을 참고해 주시길 바랍니다. 유럽 여행 후기, 혹시 더 생각나는게 있으면 나중에 또 포스팅 하겠습니다. 유럽 축구 직관이나 여행에 대해 궁금하신 분들은 제 이메일이나 댓글로 물어보시면 제가 아는만큼 성실히 답해드릴게요!

;

글이마음에들면추천↓한방! (로그인 불필요)블로그가마음에들면정기구독+ 해주세요sz

soccerplus.co.kr 로 더 편하게 저의글을 읽으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