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 대표 류승우, 나이지리아전 스타 탄생 예고하다

Posted by Soccerplus
2013. 6. 27. 09:00 축구이야기

월드컵 대표팀의 감독 선임으로 관심이 그쪽으로 몰아가고 있는 사이, 어린 청소년 대표팀은 20세 이하 청소년 월드컵이 한창이다. 2년에 한번씩 열리는 대회이고, 20세 이하의 선수들이 경기에 나서기 때문에 이 대회는 미래의 스타들을 볼 수 있는 대회이다. 

2005년의 박주영, 2007년의 기성용과 이청용을 배출했던 우리나라 대표팀이었고, 2009년엔 김보경과 구자철을 배출했다. 2011년의 선수들은 아직 나이가 어린탓에 두각을 드러내진 못하고 있으나 백성동, 장현수등의 미래의 스타들을 배출했다. 많은 세계적인 스타들이 세계무대에 첫선을 보이고, 유럽 축구 강팀의 스카우터들이 호시탐탐 새싹을 노리는 경기가 바로 청소년 대표팀이다. 

이번 대회에서 우리나라는 2경기를 벌써 치뤘다. 첫경기인 쿠바와의 경기는 2:1 역전승으로, 두번째 포르투갈과의 경기는 2:2로 비겼지만 두번이나 뒤졌던 상황을 동점골로 연결시켰다. 눈에 보이는 결과보다 경기력이 좋다. 대표팀의 뻥축구에 질려버린 팬들이라면 다음 나이지리아와의 경기 시청을 추천한다. 미드필더부터 빌드업과정이 매끄럽고 공격속도가 매우 빠르다. 선수들의 활동량도 상당해 경기마다 박진감 넘치는 경기를 자랑한다. 

우리나라는 나이지리아와의 마지막 경기를 패하더라도 16강에 진출할 수 있는 상황이다. 16강진출이 3위까지 주어지는데 이미 승점 4점을 획득해 3위이상의 성적을 확보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상위토너먼트에서 좋은 대진을 원한다면 마지막 나이지리아 경기를 반드시 승리해야 한다. 

이번 대회에서 우리나라는 내로라할 스타가 없었다. 앞에서 언급했듯 매대회마다 스타가 있었고, 그랬기에 대회에 대한 집중도가 훨씬 더 높아졌지만 이번 대회에는 스타대신 똘똘뭉친 조직력으로 승부를 보고자 했다. 그렇게 두경기, 우리나라는 새로운 스타를 만들어 냈다. 바로 중앙대의 류승우이다. 

공격형 미드필더로 2선에서 뛰는 류승우는 170대초반, 60키로그램이 안되는 작은 체구에도 불구하고 가나와 포르투갈의 장신수비벽을 헤집고 다니고 있다. 두경기 연속골을 넣으면서 득점랭킹 2위에 랭크되어있다. 특히 포르투갈전에서 수비수 한명을 제치고 패널티박스에서 그대로 때린 중거리슛은 가히 일품이었다. 우리나라 선수가 그런 슛을 국제대회에서 때린 기억이 언젠지 기억이 가물가물할정도였다. 나는 그 골을 보며 2002년 월드컵 직전 펼쳤던 프랑스와의 평가전에서 넣었던 박지성의 골이 기억이 났다. 

단순히 골기록뿐만아니라 축구지능자체가 뛰어난 것 같다. 아직 기본기가 제대로 갖춰지지 않았을 나이임에도 불구하고 간결한 볼터치로 공의 흐름을 이어가는 능력이 탁월하다. 공이 오기전에 볼을 줄곳을 미리 파악하고 패스하는 능력, 원터치패스등 그 자리에서 갖춰야할 좋은 능력을 모두 가졌다. 

내가 류승우에게 놀랐던 장면은 포르투갈전 후반막판이었다. 활동량이 많은 전술을 쓰는 한국대표팀은 후반 중반이후 극심한 체력난조에 시달리는데 류승우는 약 10m를 달려와서 포르투갈선수의 볼을 뒤에서 태클해 따내는 장면을 보여주었다. 마치 박지성이 먼거리를 달려와 태클로 상대 공격의 흐름을 끊는 것과 비슷한 모양새였다. 물론 체력적인 부분은 박지성에게 안될지 모르지만 기술적인 부분은 그당시의 박지성보다 더 나을 수도 있겠다라는 생각이다. 

센터포워드로 뛰고 있는 김현역시도 발군의 기량을 보여주고 있지만, 동나이대에선 볼 수 없는 좋은 기술과 축구지능, 그리고 성실함까지 갖춘 류승우의 경기가 매우 흥미롭다. 그리고 이들의 성장과 관심을 위해서는 남은 일정을 잘 치루는 것이 중요하다. 8강, 4강등 상위 토너먼트에 나가는 것도 중요하지만 우리가 상대한 포르투갈과 같이 강팀을 상대로 자신의 플레이를 보여주었으면 좋겠다. 이는 자신감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이고, 주요 국가의 경기에 몰릴 유럽 스카우터들의 군침을 흘리게 할 수도 있다. 

이번 대회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준다면 앞으로 열릴 동아시아 대회에서 국가대표팀 기회가 주어지는 것도 필요한 일이라고 생각된다. 물론 즉시 전력이 될수는 없겠지만 성인 대표팀과 함께하는 것만으로도 큰 기회가 될 것이다. 이미 우리나라는 2010년 월드컵 대표팀에 김보경과 이승렬을 포함시킨 기억이 있다. 2002년 차두리, 2006년 박주영등 뒤늦게 치고올라온 신예가 월드컵에서 뛰는 모습을 감상할수도 있을 것이다. 

어린 나이에 이정도의 재능을 그것도 이렇게 큰 무대에서 보여주는 선수를 찾는 것은 쉽지 않다. 될성 무른 나무라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오늘 밤 11시에 열릴 나이지리아와의 일전에서 류승우의 활약을 기대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