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르트문트 이적설 류승우, 그가 고려해야할 것

Posted by Soccerplus
2013. 7. 17. 09:00 축구이야기


어제 아침, 올해들어 세번째로 우리나라 선수와 도르트문트와의 이적설이 국내에 보도되었다. 우리나라에서 비롯된 것이 아니라 독일의 키커지에서 시작된 이적설이었다. 어느정도 신뢰가 가는 매체이며 거의 확정적인 어투로 보도를 했기 때문에 아침에만 해도 류승우가 이적을 하는 줄 알았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자 확정적이라는 기사는 협상중으로, 그리고 그 기사는 협상중에서 다시한번 거절이라는 기사로 변했다. 아직도 확실하게 밝혀진 것이 없으며 기사를 통해 유추할 수 있을 뿐이다. 

기사를 종합해보면 많은 구단에서 류승우에게 영입의사를 타진한 것 같다. 기사를 통해보면 류승우의 정식에이전트는 아직 없기때문에 확실하게 정보전달이 이뤄지지 않는 것도 같다. 중앙대 감독이 류승우가 협상중이라는 이야기를 했으며, 그중 도르트문트가 가장 앞서나가있는 듯한 느낌도 든다. 기사에 따르면 이적료 14억원에 5년계약을 제시했다고 한다. 5년계약이란 것은 그를 장기적으로 키우고 싶다는 의미로도 이해될 수 있다. 결론적으로 말하자면 류승우에게 오퍼가 들어온 것은 사실이며, 이 오퍼는 협상중이고 류승우에게 알려진 계약조건은 확실치 않다는 것이다. 

도르트문트는 독일의 빅클럽이다. 매시즌 챔피언스리그를 나갈 수 있는 팀이고 지난 시즌 준우승을 차지한 강팀이다. 유럽에서 가장 열정적인 관중들을 보유하고 있으며 아직도 성장중인 클럽이다. 괴체가 나갔지만 로이스, 레반도프스키등 유럽최고의 선수들이 뛰고 있고 이번 시즌을 앞두고도 음키타리안, 아우마베양등 유럽에서 가장 핫한 선수들을 데려오는데 성공했다. 도르트문트에서 성공할 수 있다면 박지성이후에 다시한번 해외파가운데 새로운 역사를 쓸 수 있다해도 과언은 아닐 것이다. 

하지만 아직 프로무대를 경험하지 못한 류승우이다. 그런 그에게 도르트문트라는 거대한 클럽의 제의는 꿈만같은 일일 것이다. 청소년 월드컵 3경기만에 그는 한국이 주목하고 유럽이 주목하는 유망주가 되어버렸다. 그리고 그 꿈은 현실이 되어버렸다. 그리고 현실은 늘 꿈만 같지는 않을 것이다. 그가 꿈의 구단으로 가는데에 앞서 꼭 생각해보아야 할 것이 있다. 

일단은 도르트문트의 제의가 어느정도 되는지이다. 언론에 보도된 대로 5년짜리 계약이라면 분명히 류승우의 미래를 보고서 영입한 것이다. 한두시즌 연습생처럼 데려왔다가 좋지 않으면 버리겠다는 심보의 영입이 아니다. 중앙대 소속이기에 이적료는 헐값일 수 밖에 없다. 하지만 류승우에게 제시하는 연봉이 어느정도인지도 알아봐야 한다. 도르트문트 내의 탑 유망주수준을 맞춰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미 1군급의 선수들로 더블스쿼드를 꾸릴 수 있는 팀이다. 하루아침에 주전자리를 잡기는 커녕 출장기회를 부여받기도 어렵겠지만 그의 가능성을 높게 봐준다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그의 이적을 원하는 주체가 감독인 클롭감독인지도 확실하게 알아야 한다. 만약 클롭감독이 스카우트를 지시하고 그의 의사에 따라 이적을 진행하고 있는 것이라면 이적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한다. 팀플레이를 우선시하는 클롭감독의 눈에는 자신의 스타일이 확고한 스타선수만큼이나 가능성있지만 아직 여물지 않은 유망주에게도 관심을 기울일 수 있다. 볼을 간수하는 능력이 좋고 드리블링이 부드러우며 한방이 있는 류승우를 키우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을 수도 있다. 

어떤 기사에서는 그를 1군엔트리인 24인 명단에 올릴 것이라는 조건하에 그의 이적을 추진한다고 보도되었다. 하지만 어짜피 24인 명단에 든다하더라도 제대로된 기회를 잡기는 힘들다. 그리고 다음 시즌, 다다음 시즌 스타급 선수들의 이적이 이어질 도르트문트에서 24인 명단이 그의 계약기간 내내 유효할지도 의문스럽다. 그의 현재 대우보다는 미래에 대한 계획이 어느정도인지를 알아보아야 한다. 

혹시나 독일이적 후, 실패했을 때의 부담도 생각을 해봐야 한다. 국내 드래프트를 거치지 않고 해외로 이적한 선수들에게는 5년동안 K리그로 돌아올 수 없다는 조항이 있다. 이는 K리그 클래식뿐만아니라 챌린지에서도 같이 적용되는 조항이다. 아직 군대를 다녀오지 않은 류승우에게는 독일에서 실패했을 경우 24세까지 군문제를 해결못하고 해외를 전전긍긍할 수가 있다. 24세까지 성장을 하지 못하고 해외를 전전긍긍한뒤 상무나 경찰청에 다녀오면 26세, 또 다른 해외진출은 힘든 나이가 되어버린다. 

본인이 해외진출에 얼마나 준비가 되어 있느냐도 중요한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류승우의 경우 정말로 깜짝스타이다. 청소년월드컵 전까지만 해도 우리나라에서도 알려지지 않은 선수였다. 그렇기에 이런 거대한 클럽에서 뛴다는 것이 마냥 설레기만 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해외생활은 어렵다. 그보다 더 많은 프로경험과 더 많은 준비를 한 선수들도 자리를 잡지 못하고 돌아온 경우가 성공한 경우보다 훨씬 많다. 문화적인 부분, 언어적인 부분에서 어떤 준비가 되어있고 또 팀이 그런 그를 위해 어떤 대우를 해주는지의 여부도 중요하다. 

한두경기만 봐도 아 이선수 정말 잘하고 스타가 될 것이라는 생각이 드는 선수가 있다. 내 눈에는 류승우가 그런케이스였다. 그의 플레이에서 번뜩임을 자주 발견할 수 있었다. 그리고 내 눈에는 그가 충분히 더 큰 스타로 성장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하지만 그 성장을 위해서는 출전기회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출전을 하지 못하더라도 팀이 그에게 다른 성장의 방법을 제공할 수도 있다. 이 이적에 앞서 류승우는 좀 더 현실적으로 많은 것을 생각해 보아야 한다. 제대로된 계약조건과 대우를 알 수 없기에 그의 이적에 찬성이냐 반대냐를 외칠수는 없을 것 같다. 주어진 조건하에서 좀 더 현명한 선택을 해주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