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타르 월드컵 겨울개최? 그 어이없음에 대하여

Posted by Soccerplus
2013. 9. 21. 08:24 축구이야기


2010년 12월쯤으로 기억한다. 당시 우리나라는 2022년 월드컵을 위해 개최지 후보로 등록한 상황이었다. 2002년 월드컵때처럼 국민적인 관심은 아니었지만, 우리나라에서 월드컵을 볼 수 있다라는 생각에 무척이나 설레였던 기억이있다. 호국, 미국, 일본, 카타르, 그리고 우리나라가 개최지 후보로 등록을 했고, 투표 단계가 올라갈수록 한 국가씩 떨궈내는 방식이었는데, 우리나라는 세 국가를 남기고 떨어졌다. 

당시 우리나라에게도 가능성이 있다라는 식으로 말했던 언론이었지만 결과는 카타르였다. 카타르를 가본적은 없지만 그 곳의 날씨를 아는 상황이기에 너무나 억울했다. 한 여름에 카타르에서 축구를 한다는 것 자체가, 그리고 에어컨을 틀어서 온도를 낮추겠다는 상상자체가 말도 안된다라는 생각을 했다. 너무나 억울한 나머지 술을 진탕먹고 취했던 기억이 있다. 

카타르는 그야말로 오일머니로 월드컵 개최에 성공한 것이다. 아직 한번도 월드컵 본선에 나가본 적도 없다. 그리고 월드컵 예선에서 만날때마다 최악의 매너로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팀이다. 아시아 챔피언스 리그에서도 최악의 플레이로 우리나라에서 난투극까지 벌였던 알 사드가 있던 팀이다. 이런 나라에서 월드컵을 개최하는 것 자체가 말이 안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3년이 지났고, FIFA관계자들은 좀 더 현실적으로 생각하기 시작했다. 현실적으로 50도에 육박하는 현지 기온을 생각하자면, 축구 경기를 여는 것은 불가능하다. 수만명이 들어차는 월드컵 경기장에 에어컨 시설을 통해 냉방을 한다고 하는 것도 SF영화에서나 가능한 일이다. 그리고, 사람들이 경기장에만 있을수도 없다. 사람들은 이곳저곳 이동을 해야하고, 자신의 팀을 응원하는 사이사이에는 관광도 할 것이다. 50도에서 관광을 하게 된다면 개최국인 카타르에게도 크게 좋은 일은 아닐 것이다. 괜히 이미지만 나빠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다. 

그래서 나온 이야기는 월드컵의 겨울개최이다. 지금의 체제가 잡힌 이후 단 한번도 이뤄진 적이 없는 겨울 개최이다. 그간 월드컵은 유럽 축구리그의 비시즌기에 맞춰 여름에 개최를 했다. 모든 것이 이러한 질서에 맞춰져 있었으며, 이제는 자연스러운 일이되었다. 우리나라의 K리그는 춘추제를 택하기 때문에 이 일정에 어느정도 영향을 받게 되지만, 월드컵을 위해서 그정도를 감수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 되었다. 월드컵에서의 선전이 K리그의 흥행으로 이어지는 것은 당연한 공식이 되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2010년 개최지 선정 당시에도 카타르의 월드컵을 겨울 개최라고 가정하고 투표를 한 것이 아니었다. 그리고 그렇게 가정을 하고 개최지 선정에 들어갔다면 아마도 카타르는 개최지로 선정되지 못했을 것이다. 겨울에 월드컵을 개최한다면 세계적인 리그를 보유하고 있는 유럽국가들이 가만히 보고만 있을리가 없다. 

당시에도 뒤가 구린 월드컵이라는 이야기가 많이 나왔다. 카타르가 막강한 머니 파워를 이용해 표를 샀다라는 이야기가 나왔다. 돈의 절대적인 규모에서 카타르를 이기기는 힘들었다. 우리나라는 그 상황에서도 선전했지만 아쉽게 분패하고 말았다. 

그리고 블래터는 당시 몇몇 국가들의 수장에게 외압이 있었다며 당시를 회고했다. 본인이 스스로 정당하지 않은 투표였다는 것을 시인하고 있는 것이다. 어이가 없는 상황이 아닐수가 없다. 당시엔 불공정한 과정이 있었고, 그 불공정한 요소가 투표에 가장 큰 영향을 미쳤음에도 불구하고 결과를 번복한다거나 보상을 해줄 생각은 없어보인다. 

호주는 공식적으로 FIFA에 월드컵 겨울개최가 현실화 된다면 보상을 해야한다는 요구를 하고 나섰다. 우리나라도 이와 같은 움직임을 해야한다고 생각한다. 겨울개최를 감안하고 표를 던진 사람들은 없을 것이다. 운동장에서는 페어 플레이를 외치면서, 운동장으로 가기까지의 과정은 그 어느 메이저 스포츠보다 냄새가 구리다는 것을 스스로 인정하고 있다. 가만히 앉아있으면 또 좋지 않은 선례만을 남길뿐이다. 우리나라도 적극적으로 항의에 나서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