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지동원, 교체투입속 희망 쏘다

Posted by Soccerplus
2013. 10. 6. 08:20 해외파 이야기/지동원


다음주중에 A매치데이가 있기 때문에 이번 경기는 각 클럽에 속한 선수들에게는 전력을 쏟아부어야 하는 경기였다. A매치데이가 지나고나면 또 여러가지가 바뀐다. 부진했던 팀은 전략을 수정해서 나올 수 있기 계기가 되고, 부진했던 선수들의 대안을 찾게 되기 마련이다. 감독들과 코치들은 이 기간사이에 여러가지 변화를 꾀하게 된다. 선수들역시도 당분간 클럽경기가 없기때문에 끝까지 남은 체력을 쏟아부어 인상을 남기려한다. 

손흥민, 기성용, 김보경, 구자철, 박주호 정도는 팀에서 주전이지만, 지동원, 홍정호는 팀에서 주전자리를 차지하지 못하고 있다. 그리고 주전이라고 말할 수 있는 선수들도 작년의 손흥민, 기성용처럼 확실한 눈도장을 찍었다고 말하기는 어렵다. 김보경을 제외한 모든 선수들의 소속팀이 바뀌어 버렸고, 리그 초반인 지금 아직도 확실히 적응을 하진 못한 것 같다. 그리고 어제와 오늘 새벽 사이에 열린 유럽축구리그에서 우리나라 선수들은 브라질전을 앞두고 소속팀과 홍명보 감독의 눈도장을 받기 위해 노력했다. 

내가 관심있었던 경기는 손흥민의 레버쿠젠과 바이에른 뮌헨의 경기, 그리고 기성용, 지동원이 나온 선더랜드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의 경기였다. 바이에른 뮌헨과 맨유, 모두 세계 최고의 팀들이다. 그 팀을 상대로 펼치는 경기가 무척이나 궁금했다. 기성용이야 팀에서 확실한 주전자리를 점했지만 지동원은 나오지 못하고 있고, 손흥민도 챔스리그에서 선발출장했지만 지난 주에 국내언론에서 위기설을 다룬적이 있었다. 

지동원이 선발출장할 것이라는 생각은 없었지만 교체투입이 될 것이라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팀에는 알티도어와 코너 위컴같은 공격수들이 있었지만, 아담 존슨을 대체할 만한 윙포워드는 없었기 때문이다. 지동원은 후반 19분, 아담 존슨과 교체되어 오래간만에 경기에 나섰다. 

지동원의 25분, 그리고 아담 존슨의 65분을 비교해보자면, 단연코 지동원이 훨씬 더 좋은 활약을 펼쳤다. 공을 잡고 치고들어가는 아담 존슨과 패스워크를 이용해 상대의 전방으로 침투하는 지동원의 플레이 스타일은 달랐다. 하지만 지동원의 25분은 너무나 임팩트있었다. 상대편이 맨유였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그의 활약상은 분명히 인정을 받아 마땅한 것이다. 

스카이스포츠는 그에게 평점 3점이라는 말도 안되는 평점을 매겼다. 도통 이해가 되지 않는 평점이다. 후반전 케빈 볼 감독 대행은 기성용 대신 코너 위컴을 넣었고, 알티도어를 끝까지 믿었지만 두 선수들의 활약상이야 말로 최악이었다. 지동원은 25분을 뛰었으나 볼터치 횟수 29회를 기록하며 얼마나 많은 활동량을 보여주었는지를 증명했다. 신체 능력을 제외하고, 모든 점에서 기성용은 위컴이나 알티도어보다, 그리고 아담 존슨 보다 좋은 선수였다. 

손흥민은 기대를 모았던 바이에른 뮌헨전에서 벤치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이번 경기에서 히피아 감독은 손흥민을 교체명단에 올린 대신 미드필더 자원인 엠레 칸을 선발 명단에 올렸다. 중원을 두텁게 하고 뮌헨에게 실점을 하지 않은 경기를 하다가 손흥민을 슈퍼 서브로 기용하자는 전략이었다. 손흥민의 빠른 스피드를 이용한다면 후반 지친 뮌헨 수비진을 따돌릴 수 있을 것이라는 계산에서였다. 

토니 크루스와 시드니 샘이 한 골씩을 주고받은 가운데 손흥민은 후반 23분 히피아 감독의 첫번째 교체 카드로 출장했다. 짜여진 각본대로였다. 점유율 78:22, 완전히 뮌헨의 공세로 진행된 탓에 교체출장한 손흥민에게도 몇차례 볼터치 기회가 오지 않았지만, 손흥민은 단 한장면에서 그의 가능성을 보여주었다. 막판 역습상황에서 혼자 50m를 질주하며 뮌헨의 수비 세명사이를 헤집고 들어간 것이었다. 엄청난 스피드로 리베리를 제쳤고, 뮌헨의 두 수비사이를 농락하며 패널티박스까지 진출했다. 애초부터 크로스를 생각했기에 측면으로 드리블 방향을 정했지만, 쇄도하던 헤겔러가 넘어지면서 아쉽게 골로 연결시키진 못했다. 하지만 이 장면은 답답했던 레버쿠젠의 경기중 가장 화려하고 속도감있는 순간이었다. 

두 선수의 활약이 이렇게 이어지면서 다음 경기인 브라질전에대한 기대감도 자연스레 커지고 있다. 세계 최고의 선수들을 데려올 브라질이고 우리나라는 몇년만에 세계 최정예 선수들을 국내로 불러들여 게임을 치룬다. S급 대표팀이 방한한적은 많아도 그 선수들이 전부 1군인적은 2002년 월드컵 이후로 굉장히 드문일이 아닌가 싶다. 그리고 여전히 원톱의 주인공을 찾지 못한 대표팀에서 손흥민과 지동원이 대안이 될 가능성도 적지 않다고 생각한다. 브라질전을 기대하게 만드는 두 선수의 큰 임팩트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