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주영-손흥민향한 언론의 상반된 태도에 화가난다

Posted by Soccerplus
2013. 11. 4. 09:00 해외파 이야기/박주영


박주영과 손흥민, 우리나라의 현재와 미래라고 말할 수 있는 두 공격수이다. 그리고 홍명보호에서 가장 주목을 받고 있는 두 인물이기도 하다. 두 선수의 일거수일투족은 바로 국가대표팀의 전력과 연결이 되기에 주목을 할 수 밖에 없기도 하다. 공격수기근을 겪고 있는 홍명보호에서 박주영과 손흥민의 작은 입지변화도 매우 중요하게 느껴진다. 

박주영과 손흥민의 팀내에서의 입지는 정반대이다. 박주영은 이번 시즌 리그경기에서 교체명단에 한번도 들어오지 못했다. 리그컵경기에서 2경기에 교체명단으로 들어가 한차례 활약을 펼쳤다. 13분이었다. 손흥민은 레버쿠젠 역사상 최고 이적료를 기록하며 올시즌 이적을 했다. 그리고 매주마다 감독의 호의를 받으며 출장시간을 부여받고 있다. 팀내 3번째 공격수이긴 하지만 기회가 아예주어지지 않는 박주영과 팀내에서 가장 비싼 이적료를 받고 이적한 최고의 유망주를 비교하기는 어렵다. 

두 선수는 최근 나란히 해외축구 기사의 메인을 차지했다. 지난주, 박주영은 첼시와의 리그컵에서 교체출장했다. 600일만의 출장이었고 13분의 시간밖에 뛰지 못했다. 아스날에서의 미래가 바뀔 출장이라고 보기도 어려웠다. 몇차례 좋은 연계플레이를 보여주긴 했지만 팀에서의 비중은 미미했다. 

하지만 이 13분의 출장은 몇일동안 국내 스포츠면을 달궜다. 마치 박주영이 EPL에서의 기회가 생길 것이라는 기대감을 갖게 만들어주었다. 13분동안 엄청난 임팩트를 준 것마냥 확대해석하며 리그에서도 기회가 주어질 것이라는 기사를 양산했다. 물론 변화는 없었다. 지난 리버풀전에서도 서브 공격수의 자리는 벤트너가 차지했다. 아직 20살이 되지 않은 악폼에게 밀린 것이 박주영의 현실이었다. 

그리고 이 13분의 출장을 가지고 대표팀 승선에 관한 이야기를 꺼내기도 했다. 팀에서 13분의 출장을 했다. 그리고 그 이후에 큰 변화가 없었고, 앞으로 팀에서 자리를 잡을 수 있을가능성도 없다. 큰 변화가 없는이상 박주영에게 기회가 돌아가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이 13분의 출장은 다른 어떤 선수들의 활약상보다 크게 보도가 되었다. 

손흥민은 지난 주말경기에서 결장했다. 팀이 주중 샤흐타르와의 결전을 앞두고 공격, 미드필더진의 로테이션을 감행했다. 키슬링, 샘, 벤더등 팀의 핵심선수들이 모두 벤치에 앉았다. 그리고 리그 최하위 약체로 평가되던 브라운슈바이크에게 선제골을 허용하자 교체카드를 사용했다. 손흥민은 선택받지 못했고, 앞에 언급한 키슬링, 샘, 벤더 3명의 핵심선수에게 기회가 주어졌다. 

어찌보면 당연한 일이다. 팀이 골을 필요로 하는 상황에서 많은 골을 넣은 선수들과 팀의 핵심 미드필더를 교체한 것은 누구나 상식적으로 받아들일 수 있는 내용이다. 하지만 이를 두고 손흥민에게 팀내 3순위 공격수의 설움이라는 제목으로 손흥민을 다루고 있다. 팀에 올해 합류한 선수에게 너무나 많은 것을 바라고 있는 것 같다. 여전히 기회가 많이 남아있으며, 주중에 손흥민은 당연히 선발출장할 것이다. 그것을 갖고 한계, 입지까지 연결시키는 것은 무리한 일이다. 

박주영의 13분 출장을 놓고서는 엄청난 호들갑을 떨며 기사를 양산하더니, 손흥민이 한경기 결장한 것을 가지고는 위기를 만들어내고 있다. 기자들이 더 난리이다. 박주영의 13분 출장이 그렇게 대단한 것이라면 지금껏 수많은 해외파 선수들의 출장과 골기록은 얼마나 더 대단하게 다뤄져야 했을 것이며, 손흥민의 한경기 결장이 그렇게 실망스러운 것인지 잘 모르겠다. 다른 선수들의 한경기 결장보다 훨씬 더 심각하게 다뤄지는 듯한 느낌이다. 

좀 더 자극적으로, 좀 더 극적인 기사를 써야 많은 조회수를 기록해 독자들을 끌어올 수 있다는 사실은 알고 있지만, 우리 선수들을 우리가 좀 더 생각하고 좀 더 객관적인 입장에서 바라봐줄수는 없을까. 너무 우리가 우리끼리 제살을 깎아먹는 느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