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 마지막 A매치, 러시아전 최고의 시나리오는?

Posted by Soccerplus
2013. 11. 19. 09:00 대표팀/월드컵 이야기

대표팀에게는 정말로 다사다난했던 한해였다. 올해 초까지만 해도 크로아티아에게 4:0 완패를 하고, 월드컵 최종예선에서도 시종일관 좋지 못한 경기력을 보여주었던 대표팀이었다. 그렇게 꾸역꾸역 월드컵에 진출했고, 대표팀의 새로운 감독을 데려오는데에 많은 시간을 보냈다. 외국인 감독이 필요한 시점이었지만 축협의 선택은 홍명보 감독이었고, 홍명보 감독은 그렇게 대표팀의 사령탑을 맡게 되었다. 홍명보 감독은 초반 흔들리는 경기력을 보여주었으나, 이내 균형을 잡고, 최근 두 경기에서 승리를 거두며 상승세를 타고 있다. 

한 때 외면했었던 국가대표팀의 경기력이 눈에 띄게 좋아지면서 많은 축구팬들의 관심을 사고 있다. 필자역시도 마찬가지이다. 이제는 국가대표팀의 한 경기 한 경기가 기다려진다. 약점을 노출하면 바로 다음 경기에서 보완이 되고, 필요했던 부분에서 필요한 선수가 경기마다 터져주니 이 어찌 즐겁지 않을 수 있겠는가. 

그런 대표팀이 드디어 올해의 마지막 경기를 치룬다. 해외파 선수들은 이제 곧 연말 박싱데이의 일정을 받아들 것이고, K리거들은 1월 합숙전지훈련을 떠날 것이다. 올해의 마지막 경기는 홈 어드밴티지를 없앤 제3국에서 펼쳐진다. 우리가 결코 만만히 볼 수 없는, 아니 월드컵 본선에서 만나 16강을 원한다면 반드시 꺾어야 할 러시아라는 상대이다. 러시아는 포르투갈을 2위로 내리고 월드컵 본선을 확정지었고, 스타플레이어는 없지만 국내파위주로 조직력이 무척이나 좋은 팀이다. 금요일에 상대했던 스위스만큼 강한 팀이고, 컨디션이나 주전 선수들의 합류를 따져본다면 더 상승세에 있는 팀이라고 할 수 있다.

1. 승리, 그 달콤함

불안했던 시작을 보인 대표팀이 마지막을 화끈하게 승리로 장식한다면 더 이상의 시나리오는 없다고 생각한다. 모든 경기를 홈에서 치뤘던 탓에, 홈 어드밴티지가 없는 곳에서의 싸움도 잘 해내야 한다. 어짜피 월드컵은 홈에서 할 수 없는터, 첫 원정경기에서 승리를 거둔다면 대표팀의 자신감도 더더욱 좋아질 것이다. 이번 경기를 승리하면 말리-스위스-러시아를 상대로 3연승을 거두게 되는 것인데, 부임초반 승리를 거두지 못했던 대표팀에게는 무엇보다도 달콤한 선물이다. 

2. 김신욱의 골

승리를 하게 된다면, 김신욱의 골로 승부를 가르길 바란다. 스위스전에서 활약을 통해 자신의 이름값을 톡톡히 한 그였지만 여전히 주연이기보다는 조연에 가까웠다. 울산에서의 날카로운 골 결정력을 보여주길 바란다. 어찌되었든 우리나라의 유력한 센터포워드후보이다. 그런 선수가 골을 넣어주어야만 대표팀의 장기적인 플랜에도 도움이 될 수 있다. 이번 경기에서 골을 넣는다면, 본인에게도 엄청난 자신감으로 다가올 것이다. 

3. 무실점 경기 

8월 14일 이후 3달이 지난 시간동안 우리나라는 무실점 경기를 하지 못했다. 아이티, 크로아티아, 브라질, 말리, 스위스를 상대로 7실점을 했다. 나쁘지 않은 기록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여전히 불만족스러운 일임은 틀림이 없다. 김영권과 홍정호의 콤비가 점점 살아나고 있고, 좌측의 김진수까지 안정세를 보이고 있다. 이제 남은 것은 오른쪽 풀백의 안정적인 정착, 이용이 이번 경기에서도 기회를 받아 안정적인 경기운영을 펼쳐주기를 바란다. 

4. 기성용의 짝찾기

한국영이 있었다면 아마도 기성용의 짝으로 낙점되었을 것이지만 부상으로 제외된 상황이다. 지난 경기에서는 장현수가 시험대에 올랐지만 그리 좋지 못했다. 중앙 미드필더진에 두세명정도의 안정적인 자원은 더 필요하다는 생각이다. 고명진이나 박종우에게 기회가 돌아가길 바란다. 박종우가 올림픽때만큼의 폼을 보여준다면야 바랄게 없지만 쉽지는 않은 상황이고, 고명진도 오랜만에 승선한 대표팀에서 서울에서의 모습을 보여줄지 기대가 된다. 기성용의 짝을 하루아침에 찾기는 힘들겠지만, 한 두가지의 희망을 보길 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