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선경기를 통해 본 류승우, 성공 가능성 높은 이유

Posted by Soccerplus
2014. 1. 20. 01:19 해외파 이야기/다른 선수들


사실 우리나라에서도 류승우가 어떤 선수인지는 제대로 알려지지 않았다. 류승우가 청소년 월드컵에서 반짝 활약하면서 스타덤에 오르기는 했지만, 아직 프로 무대를 밟지도 않은 베일에 가려진 선수였다. 그 때문에 류승우가 K리그에서 실력을 쌓고 빅리그에 도전하는 것이 순리라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많았다. 

청소년 월드컵이 끝나고 도르트문트의 클롭 감독은 류승우에게 러브콜을 보냈다. 당시 챔피언스리그에서 레알 마드리드를 물리치며 결승에 진출했을정도로 타고난 지도력을 인정받고 있을 때였다. 국내 팬들에게도 도르트문트가 독일 분데스리가의 빅클럽임을 인정받았던 상황이었다. 그 상황에서 류승우는 도르트문트를 거절하고 K리그를 택했다. 물론 아쉬운 결정이라고 생각했던 사람들도 많았지만, K리그의 수준도 높아졌고 아직 프로데뷔도 하지 못한 선수이기에 국내 무대에 잔류하는 것이 더 낫다라는 생각을 한 팬들도 많았다. 

레버쿠젠으로 1년 임대를 가면서 논란도 많았다. 하지만 이미 상황은 벌어졌고, 류승우가 독일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주기를 바라는 여론이 형성되고 있다. 지난 12월말부터 팀에 합류한 류승우는 손흥민과 함께 겨울 휴식기동안 몇 차례 친선경기에 출전하면서 빅리그 데뷔를 담금질 하고 있다. 

류승우가 입단을 하고, 독일 현지 언론에서는 류승우가 남은 시즌동안 재임대될 것이라는 예측을 했다. 그도 그럴것이 류승우가 아직 한국에서도 프로데뷔를 하지 못 한 신인이고, 그런 선수가 큰 리그에 적응하기는 쉽지 않기 때문이다. 친선 경기를 통해 경기감각을 익히고 팀에 적응하는 기간을 거친 뒤, 이 경기들의 모습을 통해 팀에서 즉시 전력이 될지 여부가 정해질 것이라 예상되었다. 

친선 경기이긴 하지만, 류승우는 어제 밤에 열린 디나모 자그레브와의 친선경기에서 골을 넣으며 맹활약했다. 맹활약이란 말이 아쉽지 않을정도로 좋은 활약을 펼쳤다. 첫번째 친선경기에서도 골을 넣었지만, 이번 경기에서의 경기력은 더욱 더 돋보였다. 

그의 플레이스타일은 국내팬들에게도 생소한데, 간단히 말하자면 도르트문트 시절의 카가와 신지와 비슷하다고 생각하면 될 것 같다. 작은 체구이지만 경기를 읽는 눈이 뛰어나고 특히 원터치 패스에 좋은 모습을 보였다. 순발력이 매우 뛰어나 순간 동작으로 한 명정도의 수비수를 제칠 수 있는 능력을 가졌고 공을 잡고 백패스를 날리기 보다는 앞으로 공을 몰고 나오거나 전방으로 패스를 해주면서 템포를 계속해서 이어갔다. 

초반 류승우에게 지독하게 공이 가지 않는다는 느낌을 받았다. 하지만 류승우는 센스 넘치는 원터치패스 한번, 그리고 골키퍼와 맞서는 찬스를 만드는 킬패스 한차례를 넣어주면서 동료들의 신임을 얻은 듯 했다. 그에게 패스가 오기 시작했고, 미드필더였던 벤더와 도나티도 그에게 신뢰를 보내주었다. 한국인이어서가 아니라 경기에 나섰던 22명의 선수들 가운데 가장 뛰어난 활약을 보였다. 

너무 체구가 작아 피지컬이 밀리지 않나라는 생각을 했지만 센스넘치는 플레이로 공격진을 이끌었다. 미드필더진에 창의적인 패스를 넣어주는 선수가 그렇게 많지 않은 레버쿠젠에 새로운 옵션이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거기에 팀의 주된 공격인 역습시에 템포를 끊지 않고 계속해서 빠르게 원터치로 패스를 넣어줄 수 있는 선수다. 팀의 플레이와도 잘 녹아들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로비 크루즈의 부상은 안타까운 일이지만, 류승우에게 돌아올 기회만 놓고 생각해본다면 그에게는 기회가 더욱 더 많아졌다. 시드니 샘이 아직도 부상에서 제대로 회복하지 못한 가운데 손흥민과 헤겔러, 그 이후 세번째 옵션으로 류승우가 선택될 가능성이 높다. 그렇다면 바로 있을 다음주 경기에서 프로 데뷔를 하게 될 가능성도 적지 않다. 시드니 샘이 다음 시즌 샬케로 떠나게 된다면, 프리시즌을 거치게되어 자리를 잡는다면 키슬링의 아래에 손흥민과 류승우가 주전으로 나설 가능성도 있다. 

친선 경기로 모든 것을 평가하기는 어렵지만, 류승우가 이정도의 활약을 보여준다면 올해 있을 아시안게임은 물론이고 월드컵 23인 명단에 들어올 수도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본인이 가진 능력도 그리고 팀과의 궁합도 앞에 주어진 기회도 모두가 류승우의 성공 가능성을 긍정적으로 보게 만들어준다. 분데스리가의 후반기, 손흥민만큼이나 류승우의 활약을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