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화 금메달, 한치의 실수도 없었다

Posted by Soccerplus
2014. 2. 12. 07:00 텔레비젼 이야기/세상 이야기

한치의 실수도 냉정하게 반영되는 것 그것이 시합이다. 올림픽 2연패를 앞두고 온국민의 기대감을 온몸으로 느낀 이상화가 시합을 하루 앞두고 자신의 트위터에 올린 말이다. 그리고 이상화는 올림픽 2연패를 이뤄냈다. 한치의 실수도 없었으며, 4년전보다 더욱 더 발전한 모습으로 올림픽 기록까지 세웠다. 

정말 한치의 실수도 없었다. 시작부터 끝까지, 모든게 완벽한 레이스였다. 아웃코스로 돌면서 인코스에서 스케이트를 타던 미국 선수를 따라잡는 장면을 연출하기도 했고, 단 3초만에 시속 30km가 넘는 속도를 내는 엄청난 스타트 실력을 보여주기도 하였으며, 12년동안 깨지지 않던 올림픽 기록을 경신하기도 했다. 완벽했던 그녀의 금빛 레이스였다. 

대화가 시작하기 전부터 이상화에 대한 기대가 매우 컸었다. 김연아와 함께 '당연히' 금메달을 딸 것이라고 예상되었던 선수였고, 많은 동계 올림픽 특집이 그녀를 다뤘다. 그만큼 부담도 컸을 것이라 생각한다. 지난 대회에서의 깜짝 우승에 비해 이번 대회는 챔피언의 자리에서 자신의 위치를 지키는 대회였기 때문에 중압감을 이겨내기 쉽지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그 모든 중압감을 견뎌내고 기어코 2연패를 이뤄냈다. 

올림픽 기록, 12년동안 깨지지 않던 기록이었다. 이번 대회를 앞두고 세계신기록을 연속해서 경신하면서 여자 단거리 스피드 스케이팅 역사상 최고의 선수로 남을 이상화지만 유달리 기록이 나오지 않는 소치에서 기록을 경신하기란 어려워보였다. 아니나 다를까 첫번째 레이스에서 약 기록보다 0.18초 정도 뒤진 기록을 기록하며 어렵지 않나라는 생각을 했지만 불리하다는 인코스에서 시작한 2차레이스에서 올림픽 신기록을 세웠다. 합산을 한 기록에서도 올림픽 신기록을 경신하며 이상화는 올림픽 기록과 세계 신기록을 모두 보유한 선수가 되었다.





이상화는 2연패가 확정된 뒤 벅차오르는 눈물을 참아내지 못했다. 그 어떤 인터뷰에서도 시크하게, 무심하게 아무렇지도 않은 듯 담담한 말을 했었던 그녀였지만 4년동안 고생했던 기억들이 생각나는 듯 잠시 눈물을 닦아내야 했다. 시상대에 올라가면서도 잠시 울먹였다. 그녀의 눈물에서 챔피언의 자리를 지키기 위해 그녀가 4년동안 얼마나 노력을 해왔는지 조금이나마 이해할 수 있었다. 늘 챔피언의 자리를 지킨다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가. 그녀는 자리를 지켰을 뿐더러 점점 자신의 능력을 성장시켰다. 이번 대회를 앞두고는 남자 단거리의 모태범과 스타트 대결을 할 정도로 실력이 좋아졌다고 한다. 

러시아 팬들의 일방적인 응원속에 16조에서 먼저 출발했던 올가 파트쿨리나가 매우 좋은 기록으로 1위를 차지하면서 조금 긴장되었던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여제 이상화가 100m를 통과하며 앞선 선수들과 비교도 되지 않는 기록을 뿜어내는 순간 모든 긴장감이 환희로 바뀌기 시작했다. 이상화는 500m에서 차원이 다른 단 한명의 선수였다. 

170이 훌쩍넘는 유럽과 미국의 강호들을 제치고 165의 이상화는 체격의 한계를 넘어섰다. 얼마전 이상화의 발바닥 굳은살이 화제가 된 적이 있었다. 그 굳은살은 그녀가 얼마나 열심히 노력을 했는가를 보여주는 자랑스러운 훈장이다. 

스포츠는 이만큼 정직하다. 타고난 실력도 있었겠지만 노력이 없었다면 이자리에 설 수 없었을 것이다. 그래서 더 존경스럽다. 그래서 더 자랑스럽다. 우리나라의 자랑스런 선수들의 레이스들은 아직도 많이 남았다. 노력한만큼 최선을 다해 경기에 임해주기를 바란다. 이 멀리서 최선을 다해 응원할 준비는 되어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