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보경 맹활약, 적극적인 플레이 빛났다 (카디프 풀럼)

Posted by Soccerplus
2014. 3. 9. 08:00 해외파 이야기/다른 선수들

김보경이 지난 몇 경기동안의 부진을 이겨내고 다시 좋은 컨디션을 회복한 듯하다. 김보경은 오늘 새벽에 열린 EPL 경기에서 풀럼을 상대로 맹활약을 했다. 그의 활약속에 카디프는 풀럼을 3:1로 꺾고 최근 4경기 무득점 기록을 끊었다. 또한, 승점3점을 획득한 동시에 강등권 라이벌인 풀럼을 꺾으면서 승점을 4점차로 벌렸다. 풀럼은 승점 21점에 머무르면서 최하위를 벗어나는데 실패했다. 

김보경은 골을 넣은 것도 아니고 어시스트를 올렸거나 골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지 않았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 경기는 김보경이 나왔던 올시즌 경기 가운데 가장 잘한 경기라고 생각된다. 김보경은 90분 내내 쉬지않는 체력을 자랑했고 공수 모두에서 빛났다. 그가 최근 몇경기에서 서브 멤버에서도 제외되기도 하고 나와도 이렇다할 변화를 일으키지 못했다. 무언가 자신감 없는 모습, 그리고 공을 잡아도 볼을 바로 처리하지 못하고 끌면서 넘겨줄 곳이 마땅치 않았던 모습이었다. 하지만 이번 경기에서는 경기에 임하는 태도가 달랐다. 적극적인 플레이가 빛났던 경기였다. 



김보경은 4-1-4-1의 중앙 미드필더로 투입되었다. 상당히 전술적으로 중요한 자리였다. 수비적으로는 개리 메델의 앞에 서서 상대의 일차적인 압박을 해줘야 했고 공격적으로는 켄와인 존스의 바로 뒤에 서서 공격적인 패스를 집어 넣어주어야 했다. 공수의 역할이 모두 있었으니 당연히 활동량과 볼터치는 많아질 수 밖에 없었다. 김보경은 실제로 많은 활동량과 많은 볼터치를 기록했다. 73회의 볼터치는 팀의 수비수 파비우에 이어 2위에 해당하는 것이었고 이중 48개를 패스로 이어냈다. 패스 성공률도 88퍼센트로 매우 준수한 기록을 남겼다. 모험적인 패스가 많았고 압박이 많은 위치에서 이정도의 패스성공률은 상당히 높은 수치이다. 

솔샤르 감독은 전후반 상황이 변화해 가면서 선수들의 위치를 많이 이동시키면서 변화를 꾀했다. 그 전술적인 중심에 김보경이 있었다. 전반 초반에는 공격보다는 수비와 조율을 중시했다. 김보경은 상대방을 과감하게 압박하고 이를 통해 상대의 공격을 효율적으로 차단할 수 있었다. 전반 중반이 넘어가면서는 김보경을 좀 더 전진시킨 위치에 놓았다. 메델이 김보경에게 패스를 주고 김보경이 공격의 시작을 담당했다. 후반전, 1:0으로 앞서가면서 팀은 켄와인 존스의 머리를 이용한 단순한 플레이로 변화를 꾀했는데, 이때에는 김보경을 켄와인 존스 바로 밑에 놓으면서 공격적인 역할을 맡기기도 했다. 김보경은 중앙은 물론이고 측면까지 오가면서 솔샤르의 기대에 부응했다. 

늘 김보경에게 부족했던 것이 그가 공을 잡으면 팀의 템포가 끊긴다는 것이었다. 압박에 약하고 자신감이 떨어진 탓이었다. 하지만 이번 경기에서는 김보경은 적극적인 플레이로 이를 극복했다. 일단 패스가 달랐다. 백패스나 측면패스의 비중이 많았던 김보경이지만 풀럼전에선 전진패스가 대부분이었다. 또한 원터치패스로 상대의 압박을 무력화시키거나 적극적인 태클로 볼을 빼앗어낸 이후 바로 역습전개를 하기도 했다. 

또 김보경은 찬스가 생기면 과감하게 슛팅을 시도했다. 오늘 경기에서 4차례의 슛팅을 시도했다. 팀내에서 가장 많은 슛팅시도였다. 이중 3개가 골대로 향하며 상대방의 간담을 서늘케했다. 특히 후반전 중반 코너킥에서 짧은 패스를 받자마자 바로 슛팅을 시도했는데, 골키퍼가 잡지못하고 처낼정도로 위력적이었다. 이후 이 코너킥은 스티븐 코커의 두번째 골로 연결되었다. 김보경이 팀의 골에 간접적인 공헌을 한 것이다. 

그의 적극성은 공격뿐아니라 수비에서도 빛났다. 김보경은 팀내최다인 3개의 인터셉트를 기록했다. 상대를 압박하다가 애매한 패스가 오면 적극적으로 볼을 끊어냈다. 볼을 끊어낸 뒤에는 바로 역습이 이어졌다. 프레이저 캠벨과의 호흡이 좋았다. 체력이 바닥난 후반전 40분 이후에도 수비에 가담하며 의지를 불태웠다. 그의 플레이에서 예전에는 볼 수 없었던 간절함이 보였다. 

김보경의 맹활약과 함께 팀은 승리를 거뒀다. 또한 이번 경기를 통해 김보경은 앞으로 더 많은 출장시간을 부여받을 것으로 기대된다. 프레이저 캠벨, 캔와인 존스 등 특징이 분명한 공격수들과 크레이그 눈, 조던 머치등 탐욕 성향이 강한 미드필더들 사이에서 균형을 맞춰줄 수 있는 선수였다. 김보경은 지난 토트넘전 이후 2경기 연속 풀타임을 소화하면서 솔샤르 감독의 신임을 얻은 듯 보였다. 

김보경의 활약은 장기적으로 대표팀의 운영에도 도움이 될 것이다. 지난 그리스전에서 부진한 모습을 보이며 브라질행 탈락 위기에 처한 듯 보였으나, 오늘 같은 플레이를 계속해서 보여준다면 구자철의 대항마가 될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구자철보다 더 나은 수비력을 보유하고 있으므로, 우리보다 강팀을 상대할 때에 더 많은 압박을 필요로 하는 경기에서 김보경이 요긴하게 쓰일 수 있다고 생각한다. 풀럼전은 카디프 팀은 물론이고 김보경에게도 분기점이 될 전망이다. 9경기가 남은 이번시즌 김보경이 카디프 잔류의 핵심 멤버가 되어주길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