뮌헨 막은 철벽 홍정호, 유럽파 센터백 첫역사 쓰나?

Posted by Soccerplus
2014. 4. 7. 08:00 해외파 이야기/다른 선수들

바이에른 뮌헨은 올시즌 유럽 전체를 통틀어 가장 강한팀이었다. 토요일저녁 분데스리가 29라운드에서 아우구스부르크를 만나기 전까지 뮌헨의 올시즌 전적은 25승 3무, 그야말로 강팀 가운데 강팀이었다. 28경기에서 바이에른 뮌헨이 넣은 골은 82골, 경기당 3골에 가까운 골을 넣으면서 엄청난 시즌을 구가하고 있다. 챔피언스리그에서도 우승 확률 1순위에 빛나는 팀이고, 이미 리그에서는 우승을 확정지었다. 이미 리그에서는 미련이 없는 팀이지만, 무패우승의 신화를 만들기 위해 마지막까지 달리는 중이었다. 무패 우승, 빅리그에서는 과거 아스날 이후 찾기 힘든 기록이었다. 

하지만 이번 시즌 28경기 무패 기록은 바로 그저께 끝났다. 심지어 지난시즌까지 포함한다면 리그에서 54경기만에 패배였다. 2부리그에서 올라온지 3시즌째, 매시즌 마다 강등권에서 허덕였던 아우구스부르크에게 깨졌다. 아무도 생각하지 못했던 경기였다. 어찌저찌하여 무승부까지는 기대해볼만한 경기였었지만 이번 경기를 승리로 마무리짓는다는 것은 불가능에 가까워보였다. 하지만 이 경기에서 아우구스부르크는 전반전에 터진 묄더스의 골을 후반전 종료 직전까지 지키면서 이변을 연출했다. 결국 바이에른 뮌헨은 승리를 이끌지 못하며 무패우승의 꿈을 접어야 했다. 

바이에른 뮌헨은 늘 그렇듯, 68%의 점유율을 기록하며 경기를 지배했다. 슈팅도 16개를 기록하며 상대를 위협했다. 하지만 그들의 앞에는 홍정호가 있었다. 지난 경기, 주전 센터백의 부상으로 후반 교체 출장한 홍정호는 뮌헨전에서 선발출장했다. 상대는 주중에 있을 맨유와의 챔스 경기를 위해, 주전 선수들을 벤치에 앉혔다. 약 1.5군과의 경기였다. 그래도 뮌헨은 뮌헨이었다. 중원의 핵인 슈바인스타이거와 토니 크루스가 모두 선발출장했으며 만주키치도 선발로 나왔다. 후보명단에 있던 뮐러, 괴체역시 독일 최고의 선수들이었다. 

하지만 홍정호는 수비라인에서 탁월한 위치선정을 보이며 상대를 완벽하게 봉쇄했다. 16개의 슛을 시도했지만 그중 골대로 향한 슛은 2개밖에 없었다. 홍정호는 칼센 브라커와 호흡을 맞췄고, 혼자서 4개의 인터셉트를 기록했다. 샤키리와 같은 선수들에 비해 스피드가 떨어지는 홍정호지만 워낙 수비적인 센스가 뛰어났다. 위기속에서도 공을 6차례가 클리어해냈고, 그가 클리어한볼은 공격진영으로 연결되어 역습으로 이어졌다. 

홍정호는 뮌헨이라는 빅클럽을 상대로 정말 더할나위없이 열심히 뛰었다. 그의 뒷공간을 허용하지 않으려 항상 긴장된 모습으로 경기에 임했고, 만주키치와의 맞대결에서도 결코 밀리지 않았다. 연계가 좋은 만주키치는 크루스와 샤키리를 많이 이용하려는 모습이었는데, 패스줄기가 홍정호의 태클앞에서 많이 끊겼다. 홍정호는 철벽이었다. 빅클럽을 상대로 처음 선발출장하는 선수라고는 보기 어려운 활약이었다. 홍정호는 얼마나 열심히 뛰어다녔는지 후반 30분에 다리에 쥐가나면서 교체되었지만, 그의 경기력은 뇌리에 강력하게 남았다. 

홍정호는 이번 시즌에 합류하면서 주전으로 확실히 인정을 받지는 못했다. 하지만 경기를 보면 바인지를 감독이 그를 생각하고 있다는 것이 느껴진다. 센터백임에도 불구하고 종종 교체투입을 시켜주면서 컨디션을 유지시켜주고 있고, 주전 선수들의 결원이 생겼을 경우 1옵션으로 경기에 나서고 있다. 이번 시즌 모든 경기에 영향력을 보여주지는 못했지만, 14경기에 출장을 하면서 독일 첫시즌 적응을 성공적으로 하고 있다. 초반에는 유럽의 거친 몸싸움에 어려워하는 모습도 보였지만 최근 경기에서는 세트피스에서도 위협적인 모습을 보이는 등, 제대로 적응이 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우리나라 선수가운데 유럽 빅리그에서 성공한 센터백 없다. 모든 유럽파 선수들이 미드필더, 공격수쪽에 집중되어있다. 윤석영, 박주호, 그리고 과거엔 이영표라는 수비수가 있지만 이들은 풀백이었다. 아무래도 다른 선수와의 호흡과 피지컬이 중요한 유럽 센터백 라인에서 아시아인이 성공하기는 어려워보였던게 사실이었다. 일본의 요시다 마야가 사우스햄튼에서 주전을 차지할 뻔 했지만, 경기가 진행될수록 한계만을 느낄뿐이었다. 

제2의 홍명보로 불리울정도로 과거 조광래 감독 시절부터 차근차근 국가대표팀에 부름을 받던 홍정호였다. 수비력 하나만으로는 역대급 재능임에 틀림이없다. 그는 십자인대부상으로 병역문제도 해결한 상황, 다른 런던올림픽 세대와 마찬가지로 한국축구의 새로운 동력이 되야할 선수이다. 그리고 한경기 한경기 거듭하면서 유럽무대에 적응하고 있다. 뮌헨과의 경기에서는 그의 가능성을 확실하게 느낄 수 있었던 경기였다. 그가 앞으로 더 많은 경기에서의 활약으로 최초의 한국인 유럽파 센터백으로 맹활약하는 모습을 보여주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