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영웅 박지성, 그동안 고마웠습니다

Posted by Soccerplus
2014. 5. 14. 13:46 해외파 이야기/박지성



2002년 한일 월드컵을 앞두고 열린 잉글랜드와의 평가전, 베컴, 오언, 캠벨, 퍼디난드와 같은 세계적인 스타들과의 경기에 기대하던 많은 팬들은 한국의 작은 선수에 열광했다. 그리고 며칠 뒤 열린 프랑스와의 평가전, 앙리와 지단을 보기 위해 관심을 가졌던 팬들은 또 한국의 21번 선수에 깜짝놀랐다. 그리고 포르투갈의 피구와 루이 코스타의 화려한 플레이를 기대했던 팬들은 그 경기에서 골을 넣고, 포르투갈의 16강 꿈을 무너뜨린 박지성에 환호했다. 전설의 시작이었고, 대회 이후 박지성은 아인트호벤으로 이적을 했다. 

이 작은 선수는 12년 뒤, 아시아 축구 역사상 최고의 선수가 되었고, 수많은 팬들의 찬사속에 은퇴를 선언했다. 수많은 축구 선수들을 좋아했고 만나보았지만 박지성이라는 이름의 가치는 그 어떤 선수들과 비교할 수 없다. 세계 최고의 클럽인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서 8년을 뛰었고, 챔피언스리그 결승에서 2번이나 선발로 나왔으며 수많은 아시아 축구 선수들의 유럽행을 앞당긴 선구자가 되었다. 지금 뛰고 있는 한국과 일본 선수들의 앞에 박지성이 없었다면 지금과 같이 많은 선수들이 유럽 무대에서 활약하지 못했을 것이다. 

국가대표팀 선수로도 그는 누구보다 화려한 커리어를 장식했다. 3번의 월드컵에 나왔고, 3번의 월드컵에서 연속해서 골을 넣었다. 현역 선수가운데 3번의 월드컵에서 골을 넣은 선수는 박지성과 독일의 미로슬라프 클로제가 유일하다. 대표팀의 주장으로 많은 선수들이 완장을 차고 나왔지만 '캡틴'이라는 각인이 머릿속에 남은 선수는 홍명보와 박지성이 유일하다. 포르투갈, 프랑스, 그리스를 상대로 골을 넣었고 월드컵에서도 격이 다른 그의 클래스는 한국의 자존심이었다. 박지성이 떠난 지금 여전히 그의 부재를 느끼고 있고, 전성기가 지났음에도 불구하고 그가 대표팀에 복귀하기를 원하는 여론은 불과 3개월전까지 거세게 일었었다.

박지성 선수에게 (박지성 선수께) 영감을 받고 삶의 위안을 얻었고, 개인적으로 꼭 한번 만나고 싶다라는 생각을 했었다. 언젠가 한번은 직접 그의 모습을 보고 싶다라는 꿈은 작년 영국 유학 생활로 이어졌고, 6개월동안 유럽의 전역을 돌아다니면서 축구를 보게 되었다. 맨체스터 올드트래포드의 현지에 가서 박지성에 대한 인터뷰를 진행한 적도 있고, 축구 여행에 의욕을 느껴 1년동안 아르바이트를 하며 돈을 벌기도 했다. 그리고 꾸었던 꿈을 실현하는 것의 짜릿함을 느끼기도 했다. 



개인적으로는 박지성이 처음 국가대표팀에 데뷔했을 때 중학생이었는데 그가 은퇴한 지금은 취직을 생각하고 있는 대학교 말년생이 되었다. 그와 함께 성장을 했고, 개인적으로 어려웠던 시기에도 박지성의 활약을 통해 많은 위안을 얻었다. 영국 유학 시절에서도 많은 영국인들의 거드름에도 대항할 수 있는 유일한 키워드는 '박지성'이었다. 이제 박지성은 단순히 최고의 축구 선수가 아니라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아이콘으로 자리잡았다. 

개인 기량이 뒷받침되지 않고서는, 기술적인 능력이 없으면 성공할 수 없을 것만 같았던 유럽 축구 무대를 박지성은 성실함과 팀플레이로 정복했다. 박지성이 최고의 기량을 갖고 있는 선수라고 말하기는 힘드나 어느 팀에서도 최고의 팀플레이로 팀에 도움을 되는 선수라는 것에는 아무도 부정할 수 없었을 것이라 생각한다. 2003년 새벽 레알 마드리드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챔피언스리그를 보면서 언제 우리나라 선수가 저기에서 뛸까라는 생각을 했지만, 2년뒤 박지성은 세계 최강 밀란을 상대로 골을 기록했다. 이천수나 차두리처럼 폭발력있는 존재감을 보여주지 못했지만, 그는 팀에서 가장 중요한 선수가 되어 있었다. 

난공불락과 같았던 올드트래포드에서 그의 이름을 딴 응원가가 나오고, 야유로 얼룩졌던 팬심을 '위송빠레'로 대동단결 시켰고, 세계 최고 레지스타 피를로를 꽁꽁 묶었으며 세계 최고 더비 중 하나인 레즈 더비에서 결승골을 넣었다. 그뿐만인가 아스날, 첼시를 상대로 챔피언스리그와 리그에서 모두 골을 넣었고, 월드컵에서는 마라도나와 악수하고 수아레즈가 달려와 유니폼 교환을 청했다. 또한 열정적으로 준비하던 일본의 2010년 월드컵 출정식에서 찬물을 끼얹고 유유히 산책세레머니를 하는 장면은 우리나라 축구 역사상 가장 짜릿한 장면이 아닐까라는 생각이 든다. 

이제 또 다시 이런 선수를 볼 날이 있을까? 많은 어린 선수들이 제2의 박지성을 꿈꾸며 노력하고 있지만 아직 그런 날은 멀어보인다. 손흥민이나 바르셀로나 유스의 선수들이 이 정도의 반열에 올라설 수 있는 후보이지만, 박지성처럼 큰 희열을 주지는 못할 것 같다. 박지성 선수를 보기 위해 지새웠던 수많은 밤들이 이제는 추억이 되어야 하다니, 너무나 아쉽다. 하지만 그의 축구 인생을 보며 삶의 모티브를 받았던 한 팬으로 지금까지 프로정신을 갖고 뛰어준 박지성 선수에게 너무나 너무나 고맙다 라는 말을 전하고 싶다. 

감사합니다! 앞으로도 응원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