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 2호골, 레버쿠젠이 AG 차출을 가로막은 이유

Posted by Soccerplus
2014. 9. 25. 11:27 해외파 이야기/손흥민

손흥민이 리그 2호골을 넣었다. 아우크스부르크와 펼쳐진 리그 경기에서 결승골을 넣었다. 레버쿠젠은 주중경기의 피로감때문인지 답답한 경기를 펼쳤지만, 손흥민의 킬러 본능으로 승리를 챙길 수 있었다. 이날 경기에서 나온 유일한 골이었다. 레버쿠젠은 이 골로 인해 시즌 3번째 승리를 신고하며 바이에른 뮌헨에 이어 리그 2위를 마크했다. 지난 경기 선수의 이른 퇴장으로 4:1 완패를 당한 것을 제외한다면 쾌조의 시즌 출발이다. 

전체적으로 공격진이 무기력한 모습을 보였고, 제대로 된 기회가 손흥민의 1:1 찬스밖에 없었지만 손흥민은 이 기회를 살리며 결승골을 기록했다. 찰하노글루, 벨라라비가 모두 저조한 몸상태에서 믿을 것은 손흥민과 키슬링이었는데 공격전개가 되지 않자 키슬링이 좋은 찬스를 만들어내지 못했다. 하지만 손흥민은 날카로운 문전쇄도로 기회를 만들어냈고, 결국 골을 기록했다. 1:0 신승을 거뒀고, 결코 만만치 않은 상대인 아우크스부르크를 상대로 승리를 거두며 이후 일정에서 한 숨을 돌리게 되었다. 레버쿠젠은 이후 프라이부르크, 파더보른 등 다소 약체와 만나게 된다. 

이번 시즌 그가 넣은 5골 중 4골이 결승골이었다. 레버쿠젠은 이번 시즌 5경기에서 3승 1무 1패를 기록하고 있는데, 그 가운데 2경기의 결승골을 손흥민이 넣었다. 손흥민의 킬러 본능이 빛났던 순간이었다. 손흥민의 힘으로 챔피언스리그 본선 토너먼트 진출을 확정지었고, 리그의 3경기에서 2경기 결승골로 팀의 승점 6점을 견인했다. 여전히 그의 기복에 대한 의문은 해소되지 않은 듯 보이지만 그가 터지는 날에는 이만한 해결사도 팀에는 없다. 

손흥민은 점점 발전하고 있다. 이번 시즌 그가 나선 9경기중 5경기에서 골을 넣었다. A매치에서의 골도 포함한다면 한달 반이라는 적은 시간동안 6골을 넣은 것이다. 적어도 1주일에 한 골정도는 넣어주고 있다. 챔피언스 리그 본선에서 아직 골을 넣지 못했지만 챔스리그는 5경기가 남아있고 리그에서는 완벽히 자신의 위치에 적응한 모습이다. 특히, 감독이 바뀌면서 새로운 선수들이 영입되었는데 찰하노글루와 같은 새로운 경쟁자의 등장에도 불구하고 손흥민은 자신의 자리를 완벽히 지키고 있다. 오히려 시드니 샘과 함께 뛰었던 지난 시즌보다 훨씬 더 나은 듯 하다. 

인천 아시안게임이 진행중이다. 축구 대표팀은 3연승을 기록하며 16강 진출에 어렵지 않게 성공했지만, 뭔가 부족한 느낌을 주고 있다. 2010년 광저우에서 8강까지 보여주었던 압도적인 강력함이 느껴지지 않는다. 사우디아라비아, 라오스와 같은 팀을 상대로도 화끈하게 골을 넣지 못했다. 라오스의 이름모를 수비진을 상대로 자신있게 1:1을 하지 못하는 모습을 보며 손흥민이 생각났던 것은 비록 필자뿐만은 아닐 것이다. 손흥민이 있었다면 이런 쉬운 약체와의 경기에서 훨씬 더 쉬운 경기 운영을 했을 것이고, 강팀을 상대로는 수비를 집중시켜 다른 선수들에게 더 많은 기회가 돌아갔을 것이다. 

하지만, 레버쿠젠의 경기를 보면 왜 끝내 손흥민의 차출을 거부했는지 이해가 간다. 그가 넣은 순도 높은 골들이 아니었다면 레버쿠젠은 시즌 초반 순조롭게 리그를 운영하지 못했을 것이다. 특히 챔피언스리그 경기와 리그경기가 맡물리면서 분데스리가 상위권 팀들이 지옥의 일정을 소화하고 있는데, 손흥민이 없었다면 레버쿠젠은 자칫 슬럼프에 빠졌을 수도 있다. 좋은 경기력을 보여주는 날에는 골도 쉽게 터지지만 공격진이 부족하면 확실히 활로를 뚫어줄 믿을맨이 없다. 그리고 스피드와 돌파력을 겸비한 '믿을만한'공격수는 레버쿠젠에서 손흥민이 유일하다. 

아시안게임을 보며 손흥민이 너무나도 아쉽다. 우리나라의 전력이 생각보다 약하다. 손흥민이 있었다면 많은 부분 달라졌을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손흥민은 심지어 23세 이하의 나이로 와일드카드를 사용할 필요도 없다. 하지만 그의 뛰어난 재능은 결과적으로 그의 AG 출전을 막았다. 아쉽지만 손흥민은 소속팀에서 맹활약을 하며 이 아쉬움을 달래는 수밖에 없을 것이다. 리그골도 좋지만 이제 손흥민이 챔피언스리그에서 골을 넣는 모습을 보고 싶다. 다음주 목요일, 벤피카와의 홈경기에서 손흥민이 첫골의 물꼬를 터주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