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 무회전 프리킥, 코리안 호날두가 되어간다

Posted by Soccerplus
2014. 9. 28. 08:00 해외파 이야기/손흥민


어제는 참 많은 경기들이 있었다. 과거 동료들과 기성용이 싸웠던 선더랜드와 스완지의 경기, 맨유가 루니의 퇴장으로 마지막까지 밀리는 경기를 했던 맨유와 웨스트햄 경기, 후반 로스타임에 나온 자기엘카의 중거리슛으로 극적인 경기가 되었던 머지사이드 더비, 토트넘과 아스날의 북런던 더비, 손흥민이 나왔던 레버쿠젠과 프라이부르크의 경기 등 여러 경기들이 축구팬들의 밤을 설치게했다. 하지만 이 경기를 모두 시청하고 침대에 누우니 생각나는 장면은 단 한가지였다. 바로 손흥민이 무회전 프리킥을 시도해 매우 날카로운 궤적을 그리며 프라이부르크의 골대를 맞춘 장면이었다. 

레버쿠젠은 지난 경기 손흥민의 결승골로 아우크스부르크에게 1:0 신승을 거두며 2위로 올라섰다. 이번 경기는 상대적으로 약체인 프라이부르크와의 경기였고, 챔스권을 넘어 선두권을 바라보는 레버쿠젠은 잡아야하는 경기였다. 하지만 경기는 그렇게 쉽게 흘러가지 않았다. 유달리 거친 태클이 많이 나오는 경기였으며, 레버쿠젠의 간판 수비수 스파히치가 27분만에 경고 누적으로 퇴장을 당했다. 승리를 노렸던 레버쿠젠에겐 뼈아픈 순간이었다. 

하지만 레버쿠젠은 결코 밀리는 경기를 하지 않았다. 오히려 레버쿠젠은 더 많은 찬스를 만들어내면서 상대를 위협했다. 손흥민과 칼하노글루, 그리고 벨라라비로  이어지는 2선 공격수들을 빼지않고 계속해서 기용했다. 한명이 적어졌다고 해서 공격을 좌시하지는 않겠다는 뜻이었다. 손흥민에게 찬스가 두차례, 벨라라비에게 한차례 기회가 왔지만 무산되었다. 손흥민은 전반 18분 골키퍼와 맞서는 찬스에서 골키퍼를 제친 뒤 각도가 없어지는 바람에 슛을 하지 못했고, 후반 27분에는 수비수를 제친 뒤 왼발슛을 날렸지만 골키퍼의 선방에 막혔다. 

매우 아쉬운 경기였지만, 한 장면은 90분 내내 경기를 노심초사 지켜보던 팬들에게 흐뭇한 장면이었을 것 같다. 손흥민은 후반전 중반, 프리킥찬스에서 기회를 얻었다. 칼하노글루가 교체되어 나가면서 전담키커에 결원이 생겼고 손흥민이 기회를 잡았다. 손흥민이 3년전 함부르크 시절 프리시즌에서 무회전 프리킥을 성공시켰던 기억이 있었는데, 이후 실전 경기에서는 키커로 자리하지 않아 아쉬운 마음이 있었다. 최근 국가대표팀이나 소속팀에서 코너킥을 차는 것을 보고 그의 킥 능력이 파워만 있는게 아니라 정교함도 있다는 것을 새삼 느꼈었다. 

언젠가 한번은 올 프리킥 기회가 왔고, 손흥민은 25미터가 넘는 거리에서 매우 강력한 프리킥을 날렸다. 골키퍼는 움직이지 못했고, 그가 찬 볼은 골대를 맞고 나왔다. 궤적은 인사이드로 나가는 듯 했지만, 강력하게 나가는 볼은 마지막에 뚝떨어지며 무회전을 그렸다. 당연히 나갈것이라고 생각했던 골키퍼는 움직이지 않았지만 마지막에 뚝 떨어지면서 골대를 맞았다. 한 번의 프리킥이었지만 손흥민의 발전상을 느낄 수 있게 만드는 프리킥이었다. 발목힘과 공을 다루는 테크닉이 동반되어야 가능한 슛이고, 

월드컵 이후 손흥민의 플레이가 더욱 더 발전한 느낌을 준다. 기복이 줄었고, 볼을 한 번 잡아도 확실하게 처리하려는 점이 눈에 띈다. 팀에서 강력한 신뢰를 얻고 있는 손흥민은 이번 시즌 자신이 무언가 해결해야겠다는 마음을 먹은 듯 보인다. 아시안게임 차출을 반대할 정도로 팀내에서 손흥민이 차지하는 비중이 크고, 손흥민은 올시즌 5골을 넣었고, 이 중 4골을 결승골로 장식하며 자신에 대한 기대감을 충족시켜주고 있다. 

정말로 최근의 손흥민을 보면 호날두가 떠오른다. 엄청난 스피드와 드리블로 상대를 제압하고, 기회가 생길때마다 때리는 슛은 위협적으로 골문을 향한다. 여기에 무회전프리킥까지 장착한다면 코리안 호날두는 더이상 꿈과 같은 별명이 아닐지도 모른다. 지금도 발전하고있고, 앞으로 발전의 여지가 무궁무진하다. 아직도 22세인 손흥민이 월드클래스로 발전할 상상을 해도 괜찮을 듯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