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력 방전 기성용, 아시안컵 문제없나

Posted by Soccerplus
2015. 1. 3. 08:00 해외파 이야기/기성용

너무나 뛰어난 재능을 갖고 있다는 것이 때로는 독이 될 수도 있다. 팀에서 필수불가결한 선수들에게는 늘 체력 관리라는 그들만의 숙제가 뒤따른다. 지난 2014년 인천 아시안게임, 우리나라는 감격적인 축구 우승을 이뤄냈지만 한편으로는 아쉬운 부분이 있었다. 바로 손흥민이 팀사정으로 합류하지 못했던 것이다. 손흥민이 군면제를 받을 수 있는 좋은 기회였지만, 팀은 강경하게 그의 참가를 거절했고 결국 손흥민은 아시안게임에 함께하지 못했다. 그리고 손흥민은 이번 시즌 팀의 거의 모든 경기에 출장했다. 챔피언스리그와 리그 경기를 병행하며 컨디션 조절에 애를 먹었고 11월 23일 이후 골을 넣지 못했다. 하지만 독일은 겨울 휴식기간이 존재하기 때문에 손흥민의 컨디션은 괜찮아 보인다. 

걱정되는 것은 기성용이다. 기성용은 스완지의 핵심 미드필더로 활약하며 팀의 20경기를 전부 출장했다. 이중 19경기가 선발출장이었고 18경기는 풀타임을 소화했으며 1경기도 종료 5분을 남기고 교체되었다. 우리나라 선수들 가운데 이번 시즌 가장 긴 시간을 운동장에서 보낸 선수다. 특히 잉글랜드 프리미어 리그 특유의 박싱데이 일정에 맞물려 최근 1주일동안 3경기를 소화했다. 리버풀전에서는 시즌 처음으로 선발에서 제외되었지만 몽크 감독의 기성용 고집은 여전했다. 패배가 짙은 상황에서도 기성용을 투입한 것이다. 

원래 기성용은 12월 30일 합류가 예정되었었다. 리버풀과의 경기를 마지막으로 대표팀에 합류하는 것이었다. FIFA가 주관하는 경기에는 대회 2주전부터 차출을 할 수 있지만 급한 스완지를 위해 기성용을 양보했었지만, 여기에 한경기를 더 뛰게 된 것이다. 원래대로라면 12월 25일부터 합류가 가능했다. 1주일이란 짧은 시간을 뛰고 기성용은 호주에 입성하게 된다. 

아시안컵에서 최고의 컨디션을 보일 수 있을지 걱정이 되는 것이 현실이다. 영국과 호주의 시차는 10시간이다. 낮과 밤이 완전히 반대라는 소리다. 거기에 날씨도 반대다. 바람이 많이 부는 겨울 날씨인 영국과는 달리 호주는 지금 한여름이다. 호주 남부 글레넬그에 놀러간 한 지인은 41도의 날씨에서 선탠을 하고 있다고 한다. 피로가 쌓일대로 쌓인 기성용이 일주일 안으로 적응해야할 벽이다. 체력도 떨어진 상황에서 날씨와 시차를 걱정해야한다. 

바로 내일 열리는 사우디와의 친선 경기에 기성용은 나오기 힘들 거나, 한정된 시간에만 나올 것으로 보인다. 아시안컵 23인 명단이 발표된 이후 유일하게 펼쳐지는 평가전이다. 아직 원톱이 정해지지 않았고 말만 무성한 기성용의 파트너도 아직 정해진 바가 없다. 실전에서 발도 한번 맞춰보지 못하고 경기에 나서게 될 수도 있다. 첫 경기가 오만전이라 다소 부담은 덜할 수 있지만, 오만 경기를 제대로 풀어내지 못하면 첫 국제대회에 나서는 슈틸리케 감독에게는 큰 부담이 될 수 있다. 호주와의 1위 경쟁을 해야하는데 반드시 이겨야 하는 오만전에서 좋지 못한 결과가 나온다면 8강, 4강 어려운 상대를 만날 수 밖에 없다. 

이미 우리는 2011년 대회에서 조1위 통과의 중요성을 뼈저리게 실감했다. 호주와 승부를 보지 못하며 골득실차에 밀려 2위로 8강 진출을 했던 우리나라는 이란을 8강에서 만나 120분 경기를 했고, 일본과 4강에서 만나 120분 경기 후 승부차기에서 패했다. 호주는 이라크와 우즈벡을 만나 여유롭게 결승 진출을 확정지을 수 있었다. 두 팀의 일정을 결정한 것은 골득실 단 1점 (호주 +5, 대한민국 +4 ) 뿐이었다. 

호주와 백중세의 경기를 치룬다고 봤을 때, 우리는 오만과 쿠웨이트와의 경기에서 많은 골을 넣고 승리해야 한다. 불확실성을 줄이고 확실한 골루트를 만들어야 하며, 기성용을 중심으로 한 경기 운영 공식을 확인해야 한다. 하지만 무거운 몸으로 뒤늦게 합류한 선수에게 사우디전 출장은 무리다. 실전 연습 없이 과연 최고의 경기력을 보여주는 것이 가능할까. 이번 우리 대표팀의 핵심 자원이 기성용임은 이견의 여지가 없다. 기성용의 체력 문제, 우리 대표팀의 가장 큰 아킬레스건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