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청용 크리스탈 팰리스 이적 무산, 서두를 필요 없다

Posted by Soccerplus
2015. 1. 25. 01:30 해외파 이야기/이청용

이청용의 크리스탈 팰리스 행이 무산된 것으로 알려졌다. 스카이 스포츠, 가디언 등 영국 유력 언론들의 보도에 따르면 이청용이 크리스탈 팰리스와의 계약이 틀어졌고, 여름에 프리로 풀릴 때까지 볼튼에서 뛸 것이라는 이야기가 나왔다. 상당히 신뢰도 있는 소스임을 감안해 볼 때, 이청용은 이번 시즌까지 볼튼에서 뛸 것이 거의 확실해진 상황이다. 앞으로 이적시장이 1주일 정도 남았지만, 이청용은 서두르지 않을 것 같다. 

기자들의 보도에 따르면 이청용과 크리스탈 팰리스는 주급 문제로 틀어진 것으로 보인다. 이청용은 챔피언십에서 최고 수준의 주급을 받고 있다. 크리스탈 팰리스가 상위 리그 팀이기는 하지만 안정적으로 1부리그를 유지할 만큼 재정이 넉넉한 팀이 아니다. 핵심 선수로 이청용을 영입하지 않는 이상 이청용의 주급 (3만 파운드)를 보장해주긴 힘든 입장이었다. 그리고 이청용은 볼튼에 반시즌을 더 뛰고 자유계약 선수가 된 뒤, 새로운 구단을 모색할 예정이다. 

이청용은 닐 레넌 감독과 궁합이 잘 맞는다. 닐 레넌 감독은 이청용을 중앙 공격형 미드필더로 활용하고 있고, 그는 그 포지션에서 잠재력을 유감없이 발휘하고 있다. 프리드먼 감독하에서는 이청용이 좋은 활약을 보이지 못했지만, 그가 경질된 후 새롭게 부임한 닐 레논 감독이 이청용의 진가를 알아봤다. 프리드먼 감독 시절엔 11강기 1승 2무 8패의 최악의 성적을 기록했지만, 닐 레넌 감독 부임 이후 이청용이 뛴 12경기에서 7승 3무 2패의 기록을 남겼다. 정말 대단한 기록이 아닐 수 없다. 볼튼은 차츰차츰 올라오기 시작했고, 이 성적이라면 시즌 말, 승격 플레이오프도 가능하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이청용은 여유있다. 이미 크리스탈 팰리스의 영입 의사를 통해 그가 프리미어 리그 스카우터들의 레이더망에 있다는 것이 확인됐다. 게다가 볼튼이 승격을 하지 못 하더라도 이청용은 7월부터 자유의 몸이 된다. 어떤 구단이든 이적료 없이 영입할 수 있다는 이야기다. 이청용의 이적료를 아끼는 만큼 그의 주급에 투자할 수 있고, 또한 다른 팀의 경쟁도 심해질 것이다. 챔피언십에서 최고의 선수중 하나인 이청용이, 게다가 아시아 시장을 노릴 수도 있으며 잉글랜드의 클래시컬한 윙어들과는 전혀 다른 스타일의 윙어를 이적료 없이 잡을 수 있는 것이다. 

부상 이후 이청용은 최고의 활약을 보여주진 못했다. 2012-2013 시즌 중반이후 부터 볼튼의 상승세를 이끌기도 했지만, 프리드먼 감독의 전술이 변화되면서 이청용의 쓰임새도 줄어들었다. 하지만 프리드먼이 이청용을 제대로 사용하기 시작하면서 이청용의 가치도 상승하고 있다. 볼튼도 승격의 가능성이 남아있다면 이청용이 이적료를 남기지 않아도 도전해볼만하다. 이청용은 팀내 득점 공동4위, 어시스트 2위를 기록하고 있으며 83%의 패스 성공률로 팀의 핵심 선수다. 그런 선수를 보낸다는 것은 승격을 보며 달려가고 있는 팀의 분위기에 찬물을 끼얹을 수도 있는 것이다. 

물론 프리미어리그에 올라가서 과거의 활약을 보여준다면 더할나위 없이 좋다. 하지만 여러 조건을 생각해 보아야 한다. 겨울 이적 시장이라는 것은 팀에게도, 선수에게도 위험 부담이 많은 시장이며 결정적으로 크리스탈 팰리스가 계속해서 프리미어리그에 남아있을지도 모른다. 앨런 파듀라는 명장을 데리고 왔긴 하지만, 이번 이적 협상과정에도 알 수 있듯이 경쟁이 심한 프리미어리그에서 살아남을만한 자금을 갖고 있지 않은 팀이다. 무리할 필요없고, 여름에 프리미어리그에 입성하여 팀의 초기 계획부터 함께 하는 것도 나쁘지 않다. 물론 최상의 시나리오는 볼튼과 함께 승격하는 것이겠지만 말이다. 

이청용이 프리미어리그에서 뛰는 것을 바라는 팬들은 약간은 섭섭한 뉴스가 아닐지 모르겠다. 하지만 2보 전진을 위한 1보 후퇴의 시간이야말로 지금이 아닐까 생각한다. 아시안컵에서 당했던 불의의 부상을 물리치고 일어나 대표팀에 합류하기전 보였던 최상의 경기력을 다시 보여줄 상황이다. 그가 챔피언십에서 더 좋은 모습을 보여줄수록, 그에 대한 대우와 보상은 더욱 더 높아질 것이다. 아쉬운 마음이 없지는 않지만, 남은 반시즌 볼튼에서 최고의 활약을 보여주길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