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 3시즌 연속 리그 10골, 얼마나 대단한 기록일까
손흥민이 파더보른전에서 두 골을 추가하면서 시즌 10호골을 신고했다. 올시즌 모든 경기에서 19골을 넣었고, 레버쿠젠 소속으로 넣은 골은 16골, 그리고 그 중에서도 리그에서 넣은 골은 10골이다. 보통 10골은 수준급 공격수의 기본 지표로 손꼽힌다. 유럽 빅리그에서 10골을 넣은 선수라면, 어느정도 득점력을 인정받는다. 손흥민은 이번 골로 인해 3시즌 연속 두자리수 득점을 기록했다. 한 시즌도 10골을 넣기 힘든데, 손흥민은 세시즌 연속으로 10골 이상 득점을 했다. 이번 시즌은 아직 10경기나 남아있고, 이 기세라면 시즌 15골정도도 노릴 수 있다.
그리고 '수준급 득점력'의 수치로 꼽히는 10골을 넣은 선수가 얼마나 많은지 찾아봤다. 그리고 손흥민이 얼마나 대단한지 다시 한 번 기록으로 확인할 수 있었다. 나름 과학적인 데이터 분석을 했는데, 일단 득점 자체의 분석, 그리고 나이를 대입한 득점 분석, 마지막으론 최고 선수들이 손흥민 나이대의 득점 비교다.
1. 최근 3시즌 연속 리그 10골 이상 득점자 - 레반도프스키, 뮐러, 손흥민
시즌이 10경기 남은 상태에서 이미 세시즌 연속 10골을 기록하고 있는 선수는 단 세명뿐이다. 레반도프스키, 뮐러, 그리고 손흥민이다. 레반도프스키와 뮐러가 분데스리가에서 어떤 존재의 선수인지를 안다면 손흥민의 득점력과 꾸준함은 인정받아 마땅하다. 남은 10경기 동안 세시즌 연속해서 10골 이상을 넣을 수 있는 선수도 그리 많지 않다. 두시즌 연속 10골을 기록한 선수들만이 달성할 수 있는 기록이기 때문이다. 세시즌 연속 10골을 달성하지 못했지만 달성이 예상되는 후보는 로이스 (3골), 훈텔라르 (3골), 괴체 (1골), 리베리 (5골) 정도 밖에 없다. 다른 선수들은 가능성이 매우 희박하다. 만약 언급한 4명의 후보가 모두 10골을 달성한다고 하더라도, 손흥민의 기록은 매우 대단한 것이다. 우리가 알고 있는 분데스리가의 최고 슈퍼스타들만이 감히 달성할 수 있는 기록임이 분명하다.
2. 최근 3시즌 통합 득점 8위 (32골)
꾸준한 활약이 아니라 한두시즌의 임팩트로도 달성할 수 있는 3시즌 연속 득점 순위에는 손흥민이 8위에 올랐다. 위의 후보들을 보면 쟁쟁한 후보들이다. 레반도프스키 (54골), 알렉산더 마이어 (52골), 키슬링 (42골), 로이스 (38골), 뮐러 (37골), 만주키치, 로번(33골) 뒤에 바로 손흥민이 있다. 3시즌 동안 32골을 넣은 선수들이다. 전형적인 스트라이커가 4명이고, 손흥민과 비슷한 포지션인 2선 공격수 포지션에선 로이스, 뮐러, 로번에 이어 4위다. 또한 한시즌을 함부르크에서 보냈던 손흥민은 다른 후보들보다 지원이 훨씬 빈약했다. 손흥민보다 많은 득점을 한 선수들 가운데 대부분이 바이에른 뮌헨(5명) 출신인 것을 봐도 손흥민의 득점력이 어느 정도인지 알 수 있다.
3. 최근 3시즌간 10골이상 득점한 92년생 이하 선수는 단 4명 (손흥민, 드르미치, 찰하노글루, 괴체)
다른 선수들과 비교하여 손흥민의 특별한 점은 그가 어떤 득점기계들 보다 어리다는 점이다. 17살에 분데스리가에 데뷔하여 올해가 5시즌째이고, 본격적으로 주전을 차지한지는 3시즌밖에 되지 않았다. 주전으로 도약한 뒤 세시즌을 모두 10골을 넘겼는데 손흥민처럼 어린 선수가 10골 이상 득점한 사례가 분데스리가 자체에 별로 없었다. 20, 21, 22살 시즌에 모두 10골을 넘긴 손흥민이 대표고, 괴체도 20, 21살 시즌에 10골을 넘겼고 22살 시즌인 올 시즌에도 1골만을 남겨두고 있다. 드르미치는 21살 시즌인 지난 시즌에 17골을 기록했지만 이번 시즌에 별다른 골소식이 없으며 찰하노글루도 20살 시즌인 지난 시즌에 11골을 기록하고 있지만, 올시즌 리그골이 개점휴업상태다.
특히 드르미치와 찰하노글루는 손흥민의 동료이기 때문에 경기를 자주볼 수 있는데 같은 팀이지만 손흥민과 이 두 선수간의 클래스 차이는 매 경기마다 느껴진다. 키슬링을 제외하면 드르미치, 하칸 찰하노글루, 벨라라비, 브란트등 유망한 2선 자원이 많은 레버쿠젠이지만 이 팀에서도 가장 뛰어난 에이스는 손흥민이다. 다른 선수들과는 차원이 다른 팀 기여도를 보여주며 골뿐만 아니라 패스와 수비에서도 두각을 드러내고 있다.
4. 뮐러, 로이스 vs 손흥민
분데스리가, 그리고 독일의 슈퍼 스타인 뮐러와 로이스 정도가 기록상으로 손흥민과 비교할만하다. 포지션과 골기록이 비슷한 선수들이 이 두 선수 그리고 괴체 정도밖에 없다. 그리고 어린 나이부터 두각을 드러낸 두 선수들의 20~22살 시즌의 골기록을 살펴보면 뮐러가 13골, 12골, 7골 로이스가 8골, 11골, 18골을 기록했다. 득점력이 탁월한 로이스보다는 조금 뒤지지만 꾸준함에서 앞서고 있고, 득점력뿐 아니라 다른 능력도 월드클래스인 뮐러와도 득점 능력은 밀리지 않는다. 뮐러는 이 시기를 세계 최고의 팀인 뮌헨에서 큰 지원을 받았다는 것을 감안해보면, 손흥민의 기록이 더욱 더 자랑스러워 보인다. 독일의 미래라는 괴체와의 비교에서도 손흥민이 전혀 뒤지지 않는다.
5. 정리해보면
물론 득점만으로 선수의 모든 것을 판단하기는 어렵지만, 공격수에겐 가장 중요한 수치다. 경기마다 어느정도 기복은 있는 선수지만, 분데스리가의 탑 공격수들과 비교해보면 시즌 자체의 기복은 그리 크지 않은 편이라고 봐도 무방하다. 자료를 뒤지면서 느꼈던 것은 손흥민과 동 포지션인 선수가운데 더 나은 선수를 뽑자면 로이스, 괴체, 밀러, 로번, 리베리 이외에는 없다는 것이고, 이들과의 득점력차이도 크게 나지 않는 다는 것이다. 무서운 것은 이런 손흥민이 계속해서 성장중이라는 것이다. 20살 시즌엔 폭풍 돌파로 함부르크의 에이스로 등극했다면, 21살 시즌엔 레버쿠젠으로 이적하며 연계 능력을 키웠다. 이번 시즌엔 수비 가담능력과 해결사 기질을 보여주고 있는데, 다음 시즌, 다다음 시즌 손흥민이 어디까지 성장할지 궁금하다.
20살 시즌엔 앞서 언급한 선수들이 주로 속해있는 뮌헨과 도르트문트 골기록의 절반도 안되는 함부르크에서 보냈고, 레버쿠젠에 넘어와서도 이 두 클럽보다 시즌 20골 이상이 차이가 났다. 득점 지원도 적고, 그만큼 수비의 압박도 거세다. 손흥민이 더 좋은 클럽에서 뛴다면 아마 더 많은 기록을 낼 수 있지 않을까? 기복이 많다고 알려져 있지만, 시즌 자체가 기복이었던 선수들도 적지 않았다. 부상에 대한 내구성도 뛰어난 손흥민은 월드클래스의 자질을 이미 갖췄다. 우리는 아마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더 대단한 선수를 보고 있는 것인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