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까지 선수탓, 정말 나쁜 감독 해리 레드냅

Posted by Soccerplus
2013. 4. 23. 10:00 축구이야기

스토크 시티전에서 패배하면서 퀸즈파크 레인저스의 극적 잔류 가능성도 이제는 0에 수렴하게 되었다. 남은 경기 전승을 해도 QPR은 승격이 힘들다. 다음 경기에서 패하거나 아스톤 빌라가 승리를 거두면 3경기를 남긴 상황에서 강등을 확정짓게 된다. 우리나라 팬들에게 큰 관심을 모았던 QPR과 토니 페르난데스 구단주의 꿈은 처절하게 실패로 끝나고 말았다. 

사실상 강등이 유력해 보였던 얼마전까지만 해도 해리 레드냅은 37점을 얻으면 강등을 피할 수 있다며 희망어린 이야기를 계속해서 했다. 사우스햄튼과 선더랜드에게 2연승을 거둘때만해도 이 37점이야기는 희망이 있는줄 알았지만 그 이후 승점 1점만을 챙기는데에 그치면서 강등선고만을 남겨두고 있다. 나는 스토크시티와 퀸즈파크 레인저스의 경기를 직관했는데, 선더랜드전 한 플레이 한 플레이에 집중하던 팬들의 기대감도 이제는 포기수순으로 변한 듯 했다. 

그리고 스토크시티전에서 퀸즈파크레인저스의 벤치모습을 살펴보았다. 저멀리에는 박지성과 그라네로 그리고 훌리우 세자르가 나란히 앉아있었다. 세계적인 팀에서 그에 합당한 능력을 펼치던 세선수가 벤치에 앉아있는 것이었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레알 마드리드, 인테르 밀란이라는 영국, 스페인, 이태리를 대표하는 클럽에서 올 시즌 이적한 선수들이었다. 물론 세자르는 줄곧 선발로 기용하다가 이번 경기에서 결장한 것이지만, 그럼에도 나머지 두 선수들의 쓸쓸한 모습은 QPR의 현실을 대변하는 듯 했다. 

레드냅감독은 감독자리를 맡자마자 팀에 변화가 밀려왔다. 첫번째 이야기는 일부 고액주급선수들이 자신의 몫을 해주지 못한다는 것이었다. 그라네로와 박지성, 그리고 보싱와를 겨냥한 말이었다. 하지만 당시 박지성은 부상에서 갓 회복하면서 컨디션을 끌어올리는 단계였다. 제대로 그를 쓰지도 않았다. 그리고 그 자리에는 션 데리와 타랍이 들어갔다. 

누가봐도 EPL수준이라고 하기에는 힘든 선수들이 몇명있었다. QPR에서 원래부터 뛰었던 마키, 힐, 데리등이 그 주인공이다. 그리고 제대로 손을 보지 않으면 활용하기 힘든 타랍도 있었다. 그리고 이들은 레드냅아래에서 중용되기 시작한다. 당연히 이들이 승리를 가져오기는 힘들었다. 물론 첼시를 꺾는등 한두차례의 승리는 있었지만 QPR의 좋지 못한 흐름을 돌려놓진 못했다. 게다가 팀에서 이들의 영향력이 높아지면서 이들의 발언빈도 또한 높아져갔다. 경기마다 구멍이 뚫린냥 상대에게 기회를 내어주던 수비수들이 선수들의 정신력을 탓하고 나섰다. 그리고 레드냅은 이런 분위기에서 지난 휴즈감독하에서의 부진을 다시한번 고액주급자들에게 돌렸다. 

그리고 레드냅은 겨울 이적시장에서 대규모의 영입을 단행한다. 삼바, 레미등 당장 EPL 중위권팀의 주전을 점해도 손색이 없는 선수들이 깜짝이적을 했고, 타운젠드와 제나스등 토트넘시절의 인맥을 동원해 미드필더의 두께도 두텁게 했다. 그가 원했던 선수들중에 웨스트 브롬의 피터 오뎀윙기도 있었고 본인도 QPR이적을 원햇지만 팀의 거절로 무산되기도 하였다. 

이 선수들은 팀에 즉각적인 전력상승을 이뤘고 결국 3월초에 기적같은 2연승을 가져왔다. 타운젠드와 레미의 활약이 돋보였다. 팀이 한창 좋을 무렵 승리가 꼭 필요했던 빌라전에서는 2:1로 앞서다가도 한발 느린 전술로 인해 역전패를 당했다. 거기에 승리가 꼭 필요했던 풀럼전과 위건전에서도 승점 3점을 획득하지 못했다. 이 세경기중 2경기는 충분히 승리할 수 있었지만 감독의 대처가 아쉬운 부분이 굉장히 많았다. 

2경기 연속골을 넣으면서 저메인 제나스를 중원에 선발로 투입했다. 제나스는 경기내내 보이지 않았고, 더이상의 임팩트를 보여주지 못했다. 그자리에서는 3경기에서 2어시스트를 기록하고 팀의 상승세를 이끈 박지성이 뛰고 있었다. 어이없게 박지성은 주전자리에서 밀려났고, 지난 스토크시티전에서도 션 데리에 밀려 선발출장하지 못했다. 

레드냅은 겨울이적시장에서 윤석영을 영입했다. 당시 보싱와가 레드냅과 불화상황이었고 윤석영을 1~2주내에 출장시키겠다는 이야기도 본인이 직접했던 것으로 기억한다. 하지만 윤석영은 한번도 경기에 나서지 못했다. 맨시티와 에버튼, 그리고 풀럼이 주목했던 선수이고 올림픽에서도 정말 좋은 활약으로 동메달의 주역이었던 선수다. 하지만 레드냅은 선수를 믿지 못했다. 왼쪽에는 오누오하가 나오다가 보싱와가 이동해서 뛰기도 했고, 저번 경기에서는 벤하임이 나왔다. 그리고 아무도 어떤 임팩트나 안정감을 가져다 주지 못했다. 

선수의 편애가 매우 심한 감독이다. 그리고 감독의 자리에서 자신의 책임을 지지 못한다. 팀에서 정말로 좋지 못한 영향을 미치던 타랍을 계속해서 기용했고 결과는 당연히 좋지 못했다. 타랍이 없었던 두 경기에서 QPR은 2연승을 했고, 이 결과에서도 레드냅은 마음을 바꾸지 않았다. 타랍은 점점 출장시간을 늘려가더니 지난 스토크 시티전에서는 선발출장해 다시한번 경기를 말아먹고 말았다. 그럼에도 레드냅은 그에 대한 비판을 한마디도 하지 않았다. 

스토크 시티전에서 QPR의 좋은 프리킥찬스가 유독많이 나왔다. 하지만 프리키커가 없었던 QPR은 찬스만 나오면 이도저도 공앞에서 볼을 차보겠다는 의사를 보였다. 처음에는 타랍이 차더니, 그다음엔 보싱와가 그 다음에는 레미가 찼다. 음비아와 클린트 힐도 공 주변에서 머뭇거리는 것을 볼 수 있었다. 내가 직관을 갔던 맨유전에서는 레알 마드리드에서도 출전할 때 줄곧 세트피스를 담당했던 그라네로가 음비아에게 키커자리를 내어주는 어이없는 상황도 보았다. 볼앞에 섰던 선수들은 모두 레드냅의 그들이었다. 

그리고 강등이 확실해진 순간, 레드냅은 다시한번 선수탓을 했다. 다름 아닌 영입하지 못한 오뎀윙기가 있었다면 결과가 달라졌을 것이라는 이야기였다. 오뎀윙기가 자모라가 정상컨디션이 아니었을 때 5골은 넣어줄 수 있었다는 것이다. 도대체, 오뎀윙기가 5골을 넣어줄 것이라는 확신은 어디에서 나오는 것일까. 그렇다면 자모라가 정상컨디션이었다면 그 5골을 넣어줄 수 있었을까. 이번시즌 넣은 골이 4골밖에 되지 않는 자모라가. 그저 면피성 발언에 지나지 않는다. 

그의 벤치에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출신 선수가 두명이나 있었으며, 레알 마드리드의 선수도 있었다. 한경기 한경기가 급하다고 해도 최소한 반시즌을 치루려면 이 핵심선수들에 대한 대우를 제대로 해야했다. 본인이 자초한 강등이다. 특정 선수에 대한 편애와 그로 비롯된 이해되지 않는 선수 선발, 뒤떨어졌던 전술의 세밀함등 여러가지가 부족한 감독이었다. 하지만 그는 강등이 확정적인 이 순간에도 선수탓을 하고 있다. 정말 나쁜 감독이 아닐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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