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알마저 완패, 스페인과 독일의 엇갈린 운명

Posted by Soccerplus
2013. 4. 25. 07:30 축구이야기


크리스티아누 호날두, 곤잘로 이과인, 사비 알론소, 세르히오 라모스, 메수트 외질, 앙헬 디 마리아, 카림 벤제마, 루카 모드리치, 카카, 파비우 코엔트랑, 알바로 아르벨로아, 이케르 카시야스, 라파엘 바란, 사미 케디라, 11명으로 압축시키기도 아까운 스타군단, 세계 최고의 선수들을 보유한 팀, 레알 마드리드입니다. 이들의 감독은 세계 최고의 스타 감독인 조세 무리뉴. 갈락티코 정책으로 세계 최고의 선수들을 모두 사들이는 세계 최고의 가치를 가진 팀입니다. 

손흥민과 구자철의 활약으로 지금에서야 독일 축구가 많이 유명해졌지만 사실 독일 축구는 바이에른 뮌헨 말고는 국내 팬들에게 그렇게 유명한 리그가 아니었습니다. 비단 우리나라뿐 아니라, 분데스리가는 세계적으로 인기가 타 경쟁리그에 비해 떨어지는게 사실이었죠. 얼마전까지는 이태리의 세리에 A에 밀려 3대리그에도 속하지 못했고, 최근 수년동안 챔피언스리그 타이틀을 따내지도 못했습니다. 

레반도프스키는 오늘 경기에서 4골을 넣었고, 레알 마드리드의 수많은 스타군단 그 위의 활약을 펼쳤습니다만 우리나라 팬들에게는 그의 실력을 직접보아서 그가 대단하다고 생각하신 분보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의 이적설로 더 친숙하신 분이 많을 것입니다. 레알 마드리드의 중원라인을 무너뜨린 귄도간이라는 선수가 권도간인지, 귄도간인지 헷갈리신 분이 많으실 것입니다. 쿠바라고 불리우는 선수의 본명이 무엇인지 모르는 분들도 많을 것이며 로이스와 괴체의 위력이 어느정도인지도 실제로 체감하지는 못했습니다. 

그리고 우리가 그렇게 느끼는 것이 당연할 정도로 국내뿐만아니라 세계적인 관심은 분데스리가보다는 라리가와 EPL에 관심이 갔습니다. 늘 거대한 자본으로 거대한 이적을 성사시켰던 것도 두 리그이고, 그만큼 미디어의 관심도 그리로 집중이 됩니다. 갑부구단주의 팀 입성이 원칙적으로 막혀있는 독일 분데스리가는 TV중계 수익에 대한 구조도 많은 구단에 상당히 불리하게 끔 정해져있습니다. 하지만 자국 선수들을 보호하고 겨울 휴식기간으로 선수들을 보호하며, 무엇보다 열성적인 팬들의 지지가 계속되었고, 안정적인 유스시스템과 동유럽권에 대한 스카우팅능력등 많은 잠재력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자국 리그의 수준이 계속 올라오면서 독일 대표팀은 잇다른 국제대회에서 좋은 성적과 인상적인 경기력을 남겼고, 어제와 오늘 양국과 양국의 프로리그는 역사적인 경기를 치뤘습니다. 늘 여러 국제대회에서 라리가는 분데스리가보다 우위를 점했고, 그 것이 당연하게 생각되었습니다. 세계 축구의 두 축은 언제나 레알과 바르셀로나였으며 그 범위를 세개로 확장하면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들어왔습니다. 두 리그간의 부등호기호가 언젠가 반대가 될 수 있겠구나라는 생각을 한번도 해보지 못했습니다만, 오늘 많은 축구팬들에게 새로운 인상을 남겼습니다. 

괴체와 로이스, 그리고 레반도프스키의 삼각편대는 호날두와 외질, 모드리치와 이과인의 공격력보다 몇 배는 더 강력했습니다. 사비 알론소와 케디라의 중원은 귄도간에게 꼼짝도 하지 못했습니다. 마치 팀이 하나의 톱니바퀴처럼 패스앤 무브로 계속되었던 도르트문트의 빠른 움직임은 상대를 초토화시켰습니다. 페페는 아무것도 하지 못했고, 레알 마드리드의 갈락티코들이 도르트문트의 선수들보다 훨씬 더 못한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오늘 경기의 수훈이었던 수보티치, 훔멜스, 쿠바, 로이스, 레반도프스키, 벤더, 귄도간, 피슈첵의 이적료를 모두 더해도 호날두의 이적료의 절반밖에 되지 않는 다는 사실은 가히 충격적입니다. 

감독의 스타파워역시도 무리뉴가 클롭보다 훨씬 더 앞서있지만, 오늘 대결에서는 클롭의 완승이었습니다. 선수들이 하나의 팀으로 똘똘뭉쳐 엄청난 스피드의 패싱축구를 했고, 오늘 도르트문트 선수들의 퍼포먼스는 제가 보았던 어느 경기의 어떤 플레이보다 더 화려했습니다. 어제는 바르셀로나왕조의 로얄 패밀리라고 할 수 있는 티토 빌라노바가 은퇴를 앞둔 노감독 유프 하인케스에게 완패했습니다. 엘 클라시코를 통해, 스페인 대표팀을 통해 폴스나인을 비롯한 많은 전술 선구자로 나섰던 스페인이 독일 축구에게 전술적으로 완패했습니다. 

이번 챔스 4강은 스페인과 독일의 대결로 압축이 되었고, 많은 전문가와 팬들은 대진표를 받아들고 조심스럽게 엘클라시코 결승전을 기대했습니다. 하지만 1차전을 끝낸 현재, 레알과 바르셀로나중 한팀이라도 결승에 올라갈 확률은 채 10%도 되지않습니다. 바르셀로나는 결승에 진출하려면 2차전에서 5골을 넣고 실점을 하면 안되고, 레알 마드리드는 도르트문트를 3골차 이상으로 이겨야 합니다. 아무리 두 경기모두 독일에서 펼쳐진 독일팀의 홈경기였습니다만 두 경기에서 양팀의 실력차가 너무나 커다랗게 느껴졌습니다. 

늘 머릿속에 최강으로 인식되었던 두 개의 팀이 이렇게 처참하게 무너졌습니다. 라리가의 1,2위 팀이 분데스리가의 1,2위팀에게 통합스코어 8:1로 무너진 것이죠. 이 경기를 기다리며 시청했던 그 누구도, 심지어 독일의 홈팬들 까지도 이러한 예상은 하지 못했을 것입니다. 

그리고 이 두 경기는 향후 양대리그, 그리고 유럽축구리그에서 큰 반환점이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상위팀과 하위팀의 전력격차가 크기에 리그전체로 평가하기에는 문제가 있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만 앞으로의 챔피언스리그 그리고 유럽리그가 지금처럼 라리가와 EPL중심으로만 움직이지는 않을 것입니다. 과르디올라 감독이 부임하고 괴체가 합류하는 뮌헨은 다음 시즌에도 챔스리그 우승 후보 0순위이고, 늘 다크호스취급을 받았던 도르트문트에 대한 대우도 지금보다 훨씬 좋아질 것입니다. 

스페인이 자랑하는 두개의 팀이 모두 완패를 당했습니다. 대표팀대 대표팀의 대결에서 진 것만큼 라리가가 최고라고 생각했던 스페인 팬들에게는 크나큰 충격의 밤이 될 것입니다. 물론 2차전이 남았습니다만 레알과 바르샤모두 회생의 가능성은 높지 않습니다. 2차전에 대한 기대가 레알과 바르샤의 역전극이 아닌, 뮌헨과 도르트문트가 원정에서 보여줄 퍼포먼스로 변해버렸습니다. 영원한 강자는 있을 수 없는 이 축구판에서 분데스리가가 새로운 강자로 등장하는 순간을 오늘 밤 목격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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