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과 함부르크, 점점 늘어만가는 이별의 징후들

Posted by Soccerplus
2013. 5. 6. 09:00 해외파 이야기/손흥민

모든 이별에는 이유가 있습니다. 다른 사람이 마음에 들었다거나, 갑자기 먼 곳으로 유학을 떠나게 되었거나, 혹은 옛연인을 잊지못해, 때로는 서로가 서로에게 무관심해져서등등 이별에는 각각의 이유가 있습니다. 아무도 이해못할 어처구니없는 이유의 이별도 있겠지만, 이별의 당사자들에게는 이별할수밖에 없는 이유일 것입니다. 그리고 이들의 측근들은 이 연인들이 이별을 하기전부터 이별의 징후들을 눈치채기도 합니다.

그리고 축구에서, 팀과 그 팀에 소속된 선수들 사이의 관계도 이런 연인관계에 비유를 해볼 수 있습니다. 때로는 선수가 원해서 구단에 남아있는 경우도 있고, 서로가 필요한 경우도 있고, 구단이 원해 선수에게 많은 돈을 주어가며 잔류시켜주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리고 주변사람들이 이별의 징후를 눈치채듯, 우리는 이적시장에서 어떤 선수가 팀을 떠날 것인지에 대한 여부도 어느정도는 눈치를 챌 수 있습니다. 선수가 임하는 태도, 구단에서의 만족도, 다른 구단의 러브콜등 이별을 눈치챌 수 있는 징후들은 매우 여러가지입니다. 

올시즌이 끝나고 손흥민 선수의 이적여부가 우리나라팬들에게는 큰 관심사입니다. 박지성 선수이후로 빅클럽들의 영입전쟁을 통해 이적을 하게되는 두번째 선수가 될 것이라는 기대감때문입니다. 박지성 선수의 퀸즈파크레인저스 이적이후, 챔피언스리그에서 우리나라선수를 볼 수 없다는 것이 매우 안타까웠습니다만, 다음 시즌 손흥민 선수가 이 빈자리를 채워줄 것이라는 기대를 했습니다. 

물론 아직 20살의 선수이기에, 팀에 남아야 한다는 의견도 적지않습니다. 20살의 선수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더 큰 선수가 되기위한 성장이고, 성장을 하기위해서는 경기출전기회가 중요하기 때문이죠. 요즘 가장 핫한 리그인 분데스리가 중위권의 팀에서 에이스의 역할을 하고 있는 손흥민 선수가 팀에 남아도 나쁘지 않다는 의견이었습니다. 

하지만 최근 함부르크의 플레이를 보자면, 이적이 당연하게 느껴집니다. 함부르크의 경기력은 정말 들쑥날쑥합니다. 챔피언스리그 결승에 오른 도르트문트를 올시즌 두차례 맞대결에서 모두 꺾은 적이 있는가 하면, 바이에른 뮌헨에게는 정말 아무런 저항도 못하고 9:2의 패배를, 얼마전 샬케전에서도 4:1의 패배를 당하기도 했습니다. 리그순위가 4위까지 올라가면서 다음시즌 챔스진출의 기대를 하기도 했지만, 경기력을 보아하니 이는 꿈만같은 이야기입니다. 

특히 지난 샬케04와의 맞대결은 손흥민이 떠나야 한다고 확신을 갖게 해주는 경기였습니다. 특히 구멍난 수비진은 아예 기대감을 잃게 만들었습니다. 구멍난 수비진에서 훈텔라르는 엄청난 존재감을 보였습니다. 수비진에서 볼을 돌리면서 점유율은 앞섰지만 그 이상으로 전진자체를 할 수 없었습니다. 42퍼센트의 점유율을 보인 팀에게 20개의 슛을 허용했고, 공중볼역시도 6:4로 밀리는 경기를 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선수들의 다리가 느려 역습에 당하기 일쑤였고, 수비가 좋지않자 미드필더와 공격진까지도 흔들렸습니다. 

그리고 방금전 끝난 볼프스부르크와의 경기에서는 수비도 수비였습니다만, 공격진 선수들과의 답답한 연계플레이가 눈에 보였습니다. 분명히 손흥민 선수가 눈앞에 있음에도 불구하고 공을 주지 않는 경우는 다반사였고, 손흥민이 반대편에서 수비수가 없는채로 공을 기다리고 있으면서도 패스를 하지 않고 탐욕을 부리는 경우를 서너차례나 보았습니다. 

손흥민 선수의 경기를 본 뒤 처음으로 그가 동료에게 화내는 것을 보았습니다. 당연한 찬스에서 그에게 공이 여러차례오지 않았고, 손흥민은 화가 난 감정을 숨기지 않았습니다. 오른쪽 윙포워드로 출장하면서 기회가 줄어든 감도 있었지만, 디르크마이어, 루드네브스는 그에게 패스를 잘하지 않았습니다. 루드네브스는 3번의 슛을 모두 허공으로 날려버릴 정도로 좋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말이죠. 

화를 내지 않고 늘 밝던 선수가 오늘 경기에서는 폭발했습니다. 또 한가지 손흥민이 함부르크를 떠나야 하는 이유가 늘어난 셈입니다. 불안한 수비조직력에서 비롯한 전체적인 팀플레이의 부재는 물론이고, 이제는 몇번 있지도 않은 기회에서 선수들이 탐욕을 부리기 시작했습니다. 팀에서 가장 뛰어난 기량을 보유하고 있는 에이스가 프리한 찬스가 생겼음에도 거들떠 보지 않는 모습을 지켜봐야 했습니다. 경기를 보던 저역시도 이해가 되지 않았습니다. 

손흥민 선수가 이적으로 많은 스트레스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그만큼 그에게도 크나큰 고민이고, 많은 팀들이 그를 노리고 있기에 어느 팀으로 가야할 것인지도 결론이 잘 서지않는 답답함속에 있을 것입니다. 아직도 잔류냐 이적이냐를 고민하고 있다면, 오늘 경기는 상당히 큰 분수령이 될 것으로 생각합니다. 축구는 혼자서 잘한다고 되는 것이 아니고, 주변 선수들과의 팀플레이입니다. 연계가 불안함은 물론이고 좋은 찬스가 생긴 동료를 도외시하는 동료들과 뛰고 싶은 마음, 그다지 크지 않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경기를 거듭하면 거듭할 수록 손흥민이 함부르크를 떠나야 하는 이유들은 늘어만 갑니다. 

뭐, 저도 이부분에 관해서는 아는게 잘 없지만, 많은 드라마와 영화에서 보기론 사랑만으로 연인관계를 지속할 수 없다는 이야기를 해대더군요. 지금 손흥민에게도 본인을 키워준 소속팀에 대한 애정과 의리가 중요합니다만, 더 발전하기 위해서는 크나큰 결단이 필요한 상황이 아닌가 싶습니다. 그리고 함부르크도 그들이 담기엔 너무 그릇이 커져버린 손흥민의 미래를 위해 더 큰물로 보내주는게 맞다는 생각이 드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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