퍼거슨 감동의 연설, 마지막까지 정말 멋진 사람이었다

Posted by Soccerplus
2013. 5. 13. 09:00 해외 축구 리그 이야기

역사에 남을 밤이 지나갔습니다. 알렉스 퍼거슨 감독의 마지막 경기가 바로 이곳 시간으로 오후 4시에 열렸습니다. 그리고 경기가 끝난뒤에는 프리미어리그 우승세레머니와 퍼거슨 감독의 은퇴식이 거행되었습니다. 그를 보기위해 세계 각지의 축구팬들이 몰려왔고, 티켓가격이 500만원을 호가했다고 하니 얼마나 대단한 인물이었는지를 알게 합니다. 아직 한 경기가 남아있지만 올드트래포드에서의 경기는 이제 더 이상 없습니다. 다가오는 토요일, 퍼거슨감독이 경기를 끝마치고 구단의 원정버스에 몸을 실게 되면 정말로 역사의 한 페이지가 넘어가는 순간이 될 것입니다. 

오늘 큐피알의 시즌 마지막경기를 직접 관전하느라 맨유의 경기와 퍼거슨의 은퇴식을 생중계로 보지 못했지만, 집에 도착하자마자 마지막 경기를 다시 보았습니다. 그리고 그의 마지막 은퇴식 연설은 너무나도 감명깊었고 그의 27년을 3분남짓한 시간에 진솔하게 드러냈습니다. 

장황하게 적어온 연설문이 아니라 그 순간의 감정을 천천히 진솔하게 담아냈기에 더욱 더 마음으로 다가왔습니다. 물론 저역시도 그의 발음을 확실하게 알아들을 순 없지만, 그가 얼마나 진심으로 이야기하고 있는지가 마음속 깊히 전달되었습니다. 시작부터 이 클럽이 얼마나 나에게 큰 영향을 미쳤는지 그 핵심까지 말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며, 클럽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습니다. 

그리고 나서 그가 한 말은 깊은 감사의 표현이었습니다.단지 이사진이 아니라, 단지 의료진, 코칭스태프, 선수들과 스태프들이 아니라 모두에게 감사하다며 자신의 마음을 드러냈습니다. 가장 처음 그가 하고 싶은 말은 모든 이들에 대한 감사였습니다. 

다음 부분에서는 자신이 훌륭한 선수들을 지도할 수 있었던 것에 대해 본인이 운이 좋았다는 이야기를 합니다. 단순히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역사에서 뿐만아니라, 영국역사상 최고의 선수들을 자신이 지도했다는 것에 대해 자신의 능력보다는 운이 좋았다는 표현으로 겸손함을 보입니다. 세계 역사상 최고의 감독으로 27년이나 클럽을 맡은 감독의 마지막 연설에서 말입니다. 

그리고 그의 팀에 대한 애정은, 다음 감독에 대한 지지요청으로 확실하게 드러납니다. 팀이 힘든 시간을 겪었을 때에도 팀이, 코칭 스태프가, 선수들이 자신을 믿어주었듯이 이제 여러분들이 할 일은 새로운 감독을 믿어주는 것이라 이야기합니다. 매우 인상적인 부분입니다. 

마지막 부분에는 자신의 애제자에 대한 사랑이 느껴집니다. 바로 폴 스콜스를 언급했습니다. 오늘 경기에서 스콜스도 은퇴를 선언했습니다만, 퍼거슨의 은퇴식에 가려져 팬들의 기억에 남지 않을까봐 퍼거슨은 그를 언급해준 것입니다. 그리고 최근 몇 시즌간 잦은 부상으로 스쿼드에 합류가 힘든 대런 플레쳐의 빠른 쾌유를 빌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남은 선수들에게 너희들은 세계 최고의 선수들이고, 지금 너희들이 입고 있는 저지가 어떤 의미를 갖고 있는지 잘 알것이고, 본인을 실망시키지 말라며 격려의 말을 남기며 연설을 마무리 했습니다. 

수많은 업적을 남긴 감독의 마지막 연설은 팬들에 대한 감사, 다음 감독에 대한 지지 요청, 팀에 대한 애정, 그리고 선수들에 대한 애정이었습니다. 27년을 세계 최고의 감독으로 있었던 인물의 은퇴사라고 하기에는 너무나 겸손한 내용이었습니다. 본인의 이야기보다는 끝까지 주변 사람들을 생각하면서 마지막을 장식했습니다. 

한편으로는 이런 인물이기에 수많은 가십과 루머, 그리고 엄청난 경쟁자들과 콧대높은 선수들이 늘 즐비한 맨유라는 팀에서 27년을 있을 수 있지 않았나 생각됩니다. 단순히 전술을 잘 짜고 선수들을 잘 훈련시킨다고 해서 가능한 세월이 아닙니다. 선수들을 잘 다루고, 구단과의 관계역시도 좋아야 합니다. 퍼거슨은 마지막까지 겸손했고, 남은 이들을 위로하고 격려했습니다. 가장 무서운 감독으로도 소문나있습니다만 그 밑에는 선수와 클럽에 대한 애정이 깔려있음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지난 3월, 퍼거슨의 싸인을 받으러 맨유의 캐링턴 훈련장을 찾아갔던 적이 있습니다. 당시 포스팅에서도 썼던 이야기지만, 수많은 스타플레이어와 코칭스태프들 가운데 멀리서 온 이방인을 가장 따뜻하게 맞아준 사람이 퍼거슨이었습니다. 그는 항상 클럽을 생각하고, 본인이 클럽의 이미지에 미치는 영향을 잘 알기에 모두에게 친절하고, 단 한번도 싸인을 거절한 적이 없다라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71세의 나이에도 매일같이 6시에 출근할 정도로 부지런한 인물입니다. 

호랑이같은 인물로 알려져있지만 당시 이런 이야기를 현지 경호원에게 듣고 나니 상당히 충격이었습니다. 정말 타고난 전략가인줄만 알았던 그였지만, 그 아래에서 엄청난 노력을 하고 있었던 것이죠. 훈련장 내 직원들에게도 가장 친절하고 예의 바른 사람이라고 하니, 명장의 조건은 단순히 전술을 짜고 선수단을 관리하는 것에만 있지는 않다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리고 제가 생각했던 또 다른 명장의 조건들이 그의 연설에 그대로 녹아나왔습니다. 마지막까지 겸손했고, 자신보다 남을 생각했으며, 팀의 미래를 걱정했습니다. 전설적인 감독으로, 세계 최고의 감독으로 축구역사에 남을 인물이지만, 감독이기에 앞서 정말 멋진 '사람'이었기에 지금의 위치까지 올 수 있지 않았나라는 생각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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