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 레드냅-주연 타랍-조연 서포터, 막장 예능 큐한도전(QPR vs 뉴캐슬 직관기)

Posted by Soccerplus
2013. 5. 14. 08:24 유럽 축구 여행 이야기

어제 퍼거슨 감독의 올드트래포드 마지막 경기를 포기하면서 까지 저는 박지성 선수의 QPR마지막 경기가 될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다시한번 로프터스 로드를 찾았습니다. 올 시즌 4번째 방문이니, 참 저도 징그럽게 꾸준합니다. 원래 지난 주에 웨일즈 스완지를 다녀온 뒤 저의 시즌은 끝났다고 마음을 굳게 먹었습니다만, 평소에 앉아보고 싶던 맨 앞자리가 있길래 냉큼 예약을 해버린 것이죠. 

사실 저는 박지성 선수에 대한 현지팬들의 반응이 그리 좋지 않은 것을 알고 있었기에, 한국 팬들은 무슨 일이 있더라도 박지성 선수를 응원한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습니다. 그냥, 박지성 선수가 기죽는 모습이 보기 싫었습니다. 그래서 맨 앞자리에 태극기를 들고 가장 열렬하게 응원을 하려고 했었죠. 태극기도 챙겼고, 마지막 경기였기에 크나큰 각오도 하고 갔습니다. 하지만, 박지성 선수는 또다시 경기에 나오지 못했습니다. 제가 4경기를 직관했는데 4경기중 단 1경기에서 박지성 선수가 나왔습니다. 그리고 그 1경기에서 QPR은 승리를 했죠. 아마 프리미어리그 역사상 마지막 승리가 될 지 모르는 선더랜드전 3:1 승리였습니다. 

그냥 마음을 비우고 경기를 보았습니다. 팬들은 팀을 떠날 것이라는 뉘앙스를 풍겼던 스테판 음비아와 조세 보싱와에게 경기시작전부터 야유를 던졌습니다. 오늘도 만원관중이 들어찬게 신기하긴 했습니다만 팬들은 예전처럼 그리 간절하지 않았습니다. 각 팀들에게 마지막 홈경기는 그래도 의미있는 경기였기에 만원관중이 들어찬 느낌이었습니다. 

뭐 굳이 QPR의 전술의 문제점이나 답답함을 말하지는 않겠습니다. 글을 읽으시는 분들의 답답함만 불러 일으킬 뿐이니 말이죠. 오늘 경기에서는 지난 아스날전 명단에서 박지성 선수와 호일렛만 바뀌었습니다. 공격전술은 하나였습니다. 자모라의 머리에 공을 맞춘뒤 뒷공간의 레미를 노린 것이었습니다. 양쪽윙어들은 알아서 드리블을 했습니다. 

심판의 어설픈 판정으로 패널티킥을 얻어 첫골을 넣었지만 이에 바로 패널티킥으로 동점골을 허용했습니다. 그리고 두번째 실점은 참 어이가 없었습니다. 보싱와가 골키퍼에게 백패스를 한다는 것이 너무 짧게 가면서 골키퍼가 걷어내기 힘든 상황이되었습니다. 그린이 가까스로 걷어냈지만 이는 뉴캐슬 구프란 발앞에 떨어지면서 결승골을 허용했습니다. 이후 보싱와가 공을 잡을 때마다 야유가 들렸고, 보싱와와 음비아는 전반이 끝나자마자 교체를 당했습니다. 

막판에 큐피알은 기회를 잡기도 했습니다. 상대 골키퍼 엘리엇이 퇴장을 당하면서 숫적인 우위를 잡게 된 것이죠. 약 10분을 남겨놓고 몰아칠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되는데, 레드냅감독은 그 때에 맞춰 주연배우를 등장시킵니다. 바로 타랍이죠. 타랍은 교체들어오면서 1분 1초가 아까운 상황에 볼을 끌고, 무리한 패스를 하면서 상대에게 볼을 헌납합니다. 막장 예능의 백미를 보았습니다. 

그리고 이를 보는 관중들도 참으로 웃겼습니다. 저는  뉴캐슬 원정팬들이 있었던 곳 앞에 자리했는데, 첫골을 넣자 큐피알 팬들이 원정팬들을 놀리더군요. 너희들은 강등이라고. 글쎄요, 자기들은 이미 강등인 판에 상대를 놀릴 자격이나 있는지 모르겠습니다. 그냥 옆에서 즐겁게 웃으면서 구경을 했습니다. 사진은 상대를 놀려대는 상황입니다. 

경기가 끝난 뒤, 홈팬들이 경기장에 난입을 했습니다. 사실 난입을 할 이유가 없습니다. 안타깝게 패배를 당한 것도 아니고, 혹은 축하를 할 일이 있는 것도 아니었습니다. 그렇다고 뉴캐슬 팬들과 사이가 나쁜 것도 아니었죠. 뉴캐슬팬들은 잔류를 확정지으면서 흥에 겨워 계속해서 자신들의 응원가를 불렀습니다. 큐피알 팬들은 그들을 도발했습니다만 사실 뭐 화가나서 그런게 아니라 그냥 난입을 하고 싶었던 것 같습니다. 난입을 해서 경기장을 지키던 경호원과 셀카를 찍기도 하고, 서로 기자가 된 듯 리포터 역할을 하기도 합니다. 그냥 보는 저는 즐거웠습니다. 승부에 대한 집착을 버리고 예능이라고 생각을 하니 그냥 웃음만 나오더 군요. 

제가 좋아하는 한국 선수만 없다면 참 그냥 보기에 재밌는 팀이 될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막장 드라마, 막장 예능이 인기인데, 이 구단의 카테고리는 드라마보단 예능쪽인 것 같았습니다. 레드냅이 감독을 맡으면서 참 말도 안되는 선수들과 전술을 보고, 타랍의 플레이를 보면 그냥 답답해져옵니다. 하지만 승부를 생각하지말고 그냥 아무런 생각없이 보면, 재밌습니다. 아 저렇게도 하는구나, 저렇게도 할 수 있구나 이런 생각이 듭니다. 

이런 예능은 우리나라에도 재밌는게 많으니, 제발 우리나라 선수들은 이 팀을 나왔으면 좋겠습니다. 박지성 선수와 윤석영 선수를 경기 전후로 볼 때마다 너무 마음이 짠합니다. 특히 윤석영선수를 볼 때마다 정말 너무 마음이 아픕니다. 어제 선발로 나온 아르망 트라오레의 경기력과는 비교도 할 수 없는 능력을 가진 선수인데 말이죠. 

이적시장에서 많은 선수들을 데려오면서 팀에 마음은 없지만 자신을 위해서 뛰는 외인구단이 되어버린 큐피알의 무한도전은 실패로 끝났습니다. 한국인 선수를 또 영입한다고 하는데, 도대체 이구단, 언제까지 우리나라를 괴롭힐까요. 스포츠가 아닌 예능은 제발 예능으로만 보게 해 주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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