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마워-남아줘, 지구특공대를 향한 아욱국팬들의 애정

Posted by Soccerplus
2013. 5. 19. 08:14 축구이야기


드디어 2012-2013 분데스리가가 막을 내렸습니다. 시즌 시작부터 구자철 선수와 손흥민 선수가 풀타임 주전으로 활약할 것이 기대되어서 어떤 리그만큼이나 관심을 가졌던 리그였고, 시즌 후반기에는 지동원 선수가 합류하면서 더욱 더 관심을 갖게 되었습니다. 바이에른 뮌헨과 도르트문트가 챔스 결승에 오르면서 분데스리가가 더욱 더 관심을 갖게 된 지금, 한국팬들의 관심은 가까스로 강등을 면한 아우구스부르크에 쏠려있습니다. 

지난 시즌, 구자철 선수가 임대의 전설로 기록되면서 팀을 강등위기에서 구해냈고, 이번 시즌 임대를 1년더 연장하면서 관심을 가졌던 아우구스부르크는 시즌 후반기를 시작하면서 구자철의 추천으로 지동원을 임대하면서 다시한번 국민클럽으로 자리잡았습니다. 

시즌 전반기, 에이스 구자철 선수가 뜻하지 않게 장기부상으로 결장하면서 아우구스부르크는 최악의 시간을 보내야 했습니다. 전반기 17경기에서 1승 6무 10패의 최악의 성적을 거뒀습니다. 하지만 후반기에 엄청난 반전을 이뤄냈습니다. 결국 34경기에서 7승 3무 7패로 승점 24점을 추가하면서 15위로 시즌을 마감했습니다. 만약 이 페이스를 시즌내내 유지했다면 승점 48점으로 리그 7위의 성적입니다. 얼마나 대단한 반전을 거듭했는지가 실감이 나는 부분입니다. 

그리고 이 반전에 후반기에 임대되어온 지동원 선수를 언급하지 않을래야 언급할 수 밖에 없습니다. 지동원의 가세는 공격진에 활력을 불어넣어주었습니다. 단순히 5골의 골기록을 떠나 지동원의 성실한 움직임은 다른 선수들에게도 큰 도움을 주었습니다. 구자철이 부상당하면서 미드필더의 연계를 맡아줄 선수가 부족했습니다만 지동원이 많은 활동량으로 이를 커버해주었습니다. 지동원 선수는 올 시즌 어시스트기록이 없습니다만, 어시스트가 되었어야 마땅한 패스들을 수도없이 날렸습니다. 17경기 전경기 출장하며 5골, 팀내 2위의 득점기록을 남겼습니다. 

구자철 선수가 시즌초반 경기가 하도 풀리지 않을 때 지동원 선수에게 '이팀에 올래'라며 트윗을 날렸던 이야기는 유명합니다. 그리고 실제로 구자철 선수가 지동원을 감독에게 추천하면서 지동원이 아우구스부르크에 합류하게 된 결정적인 이유가 되었습니다. 

아우구스팬들은 구자철선수가 얼마나 프로의식이 투철한 선수이며, 그가 팀에 대한 애정이 얼마나 깊은지를 잘 알고 있습니다. 구자철은 지난해 부상을 당해 수술을 해야하는 상황에서도 아우구스부르크의 강등을 막기위해 수술이 아닌 재활을 선택했고, 이번 대표팀 경기이후 겪은 부상에서도 팀의 마지막을 위해 예상보다 이른 복귀를 했습니다. 시즌 아웃이 유력했던 그 상황에서 구자철 선수는 팀이 강등을 결정하는 플레이오프에 가야할지도 모르니 그에 맞춰 몸을 만든다는 인터뷰를 했습니다. 

그리고 이 두 선수들에 대한 아우구스부르크팬들의 애정은 경기장에서 직접드러났습니다. 구자철에게 유니폼을 달라며 애교섞인 피켓을 들고 있던 여팬의 아래에는 고맙다, Danke라는 말이 붙여있습니다(이곳서 한국중계가 되지않아 아이러브싸커의 자료를 가져왔습니다). 그리고 구자철과 지동원의 사진을 붙여놓으며, 떠나지 말라는 팬의 메시지가 다시한번 카메라에 잡혔습니다. 팬의 삐뚤빼뚤한 글씨가, 틀린 한국 철자가 더욱 더 사랑스럽게 느껴집니다. 

프리미어리그와 달리 독일 국내 선수들의 비중이 높은 분데스리가에서 타국에서 온 선수에게, 그것도 길어야 한시즌 임대를 온 선수에게 이런 애정을 보이기란 쉽지 않은 일입니다. 아우구스부르크에서 이미 한시즌 반을 뛴 구자철 선수에게는 아마도 이번 경기가 마지막일 것입니다. 감독도 그 점을 고려해 늦은 시간 교체를 해준 것 같고요. 그리고 팬들은 그에게 크나큰 박수와 함성으로 보답했습니다. 머나먼 지구 반대편에서 한글을 전혀 모르는 외국인이 한글로 고맙다는 표현을 한다는 것, 너무나 고맙고 감동스러운 일입니다. 

그리고 그렇게 감동스러운 일을 할 수 있게 만든 것은 지구특공대의 헌신적인 활약입니다. 두 선수가 아우구스부르크를 위해 뛴 경기를 보면 정말 열심히 뛰고 있구나, 최선을 다하고 있구나라는게 느껴집니다. 활동량과 볼터치, 그리고 상대에 대한 압박, 득점포인트가 아닌 90분의 경기로 그들의 플레이를 말하고 싶습니다. 너무나 자랑스럽고 대단한 시즌이었습니다. 

다음시즌 두 선수의 미래는 알 수 없습니다. 아우구스부르크는 지동원 선수를 임대해올 때 완전이적조항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있습니다. 선더랜드와의 계약도 1년밖에 남지 않아, 지동원 선수의 다음 시즌은 아마도 아우구스부르크가 되지 않을까라는 생각입니다. 구자철선수는 볼프스부르크의 감독이 그를 강력하게 원하고 있지만, 본인이 팀 합류를 꺼리는 상황이기에 다른 가능성이 생길 것이라고 봅니다. 어떤 팀을 가든, 올 시즌만큼 프로답게 헌신적인 모습으로 한국팬뿐아니라 현지팬들까지 감동시키는 지구특공대가 되길 바랍니다.  

글이마음에들면추천↓한방! (로그인 불필요)블로그가마음에들면정기구독+ 해주세요sz

soccerplus.co.kr 로 더 편하게 저의글을 읽으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