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축구 여행, 내가 직접 만났던 QPR 선수들

Posted by Soccerplus
2013. 5. 24. 08:00 유럽 축구 여행 이야기



이번 시즌 아마도 우리나라 팬들에게 가장 많이 오르내린 팀이 바로 퀸즈파크레인저스가 아닌가 싶습니다. 타랍, 마키, 레드냅등 수많은 스타들을 배출했고 토니 페르난데즈라는 비운의 인물까지 탄생시켰습니다. 박지성과 윤석영 선수는 팀을 잘못만나 2부리그로 내려가게 되었고, 다음 시즌에 이 팀을 탈출하는 것이 제 1의 목표가 되었습니다. 

그리고 영국에서 한학기를 교환학생으로 지낸 저역시도 QPR의 희생양이었습니다. 저는 QPR의 경기를 무려 4경기나 보았습니다. 2월말 맨유와의 경기 3월초 선더랜드와의 경기 4월들어 스토크시티, 그리고 얼마전 뉴캐슬과의 경기를 보았습니다. 결과는 1승 3패였습니다. 기분이 좋은 날보다 나쁜날이 더 많았습니다. 박지성 선수를 보기위해 갔던 4경기였는데 박지성 선수는 그가운데 단 한경기에 출장했습니다. 기분이 좋을수가 없죠. 그리고 박지성 선수가 나온 그 한경기가 제 QPR직관중 유일한 승리경기였습니다. 참 공교롭죠. 

그리고 어제 예고했듯, 오늘은 제가 직접만난 QPR선수들의 이야기를 좀 해보고자 합니다. 제가 경기장 안팎에서 가장 많이 만난 선수들이기에 이제는 차만봐도 누구구나라는 생각이 먼저 들정도로 뭔가 친숙한 기억이 많습니다. 박지성 선수를 보기위해 3시간전부터 경기장에서 기다려보기도 했고, 우박이 오는데에서도 경기후 기다리기도 했었으니 말이죠. 



기본적으로 QPR선수들 역시도 프로는 프로라는 것을 생각하셔야 합니다. 플레이가 탐욕스럽다고 해서 자신을 위해 찾아온 저역시도 QPR이 굉장히 싫습니다만, 그리고 이 선수들의 플레이에 화가 납니다만 경기장 밖에서의 선수들은 그야말로 영국신사 그자체입니다. 다국적 군단이기에 선수들마다 그 개성이 뚜렷하게 느껴지는 팀이기도 합니다. 

제가 제일 좋아하는 선수는 토트넘에서 임대되어온 안데로스 타운젠드입니다. 제가 적어도 5번이상을 선수들 출구앞에서 기다렸는데 단 한번도 팬들의 요구를 거절한 것을 보지 못했습니다. 늘 조금 수줍은 미소를 갖고 있으며 팬들의 칭찬에 굉장히 부끄러워하는 모습을 보여주기도 합니다. 위의 사진은 어린 팬을 위해 자세를 낮춰 같이 사진을 찍어주는 모습입니다. 

우리나라에서 둘째가라면 서럽도록 욕을 먹는 제이미 마키와 클린트 힐도 아마도 가장 친절한 선수들 가운데 한명일 것입니다. 특히 마키는 정말로 팬들을 좋아한다는 마음이 느껴집니다. 강등이 확실시되던 스토크전 경기에서도 끝까지 피치에 나와 응원해준 팬들에게 박수를 보내고 들어간 선수이며, 힐 역시도 선수로써는 참 인정하기 힘들지만 팀을 좋아한다는 마음이 느껴지는 선수였습니다. 팬들과 이야기하며 싸인을 해주면서 오히려 자기가 고맙다는 이야기도 자주 합니다. 또 다른 영국선수인 로버트 그린도 상당히 친절합니다. 그런 이유에서인지 몰라도 타랍은 정말 싫은데 마키는 뭔가 안쓰러운 마음이 좀 생깁니다. 

타랍과 음비아는 프랑스어를 쓰며 같은 언어를 쓰기에 잘 붙어 다닙니다. 아마도 가장 장난끼가 많은 선수들중 하나일 것입니다. 저와 찍은 사진에도 뭐 평범하게 표정을 취한 것이 없습니다. 타랍은 매일 자켓을 입지 않고 출근을 하는데, 팬들이 그거가지고 매번 뭐라하지만 본인은 신경을 쓰지 않습니다. 그리고 인상과 다르게 매우 따뜻한 선수가 바로 삼바입니다. 비디치보다 머리하나가 더 있고 몸도 훨씬 더 클만큼 대단한 체구를 갖고 있지만 팬들에게 정말 착하게 잘 대해줍니다. 제가 처음으로 싸인을 받고 사진을 찍었던 선수가 바로 쌈바입니다. 

팬들을 대하는 태도에서 구단을 생각하는 태도를 느낄 수 있습니다. 팀에 그닥 애정이 없어보이는 선수들은 팬들을 대할 때에도 그 마음이 느껴지지 않습니다. 훌리우 세자르, 보싱와, 파비우가 그 주인공입니다. 세자르는 시즌 막판에는 아예 경기장에 나오지 않았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아마도 레드냅과의 사이가 좋지 않은 모양입니다. 파비우도 싸인을 잘 안해주다가 4번째만에 처음으로 함께 사진을 찍었습니다. 표정이 그리 밝지가 않더군요. 

이런면을 생각해보면 QPR팬들이 새로 영입된 선수들에 대해 불만을 가질 수도 있겠다라는 생각이 듭니다. 분명히 자신들의 클럽을 굉장히 아끼고 그들을 중심으로 이끌어지기를 바랬을 수도 있겠구나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새로온 선수들이 생각보다 자신의 역할을 못해주고, 팀에 대한 애정도 많이 보이질 않으니 그들에 대한 비판은 어쩌면 현지팬들에게는 당연할 수도 있겠다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물론, 여전히 이해못하는 부분도 적지 않습니다. 

개인적으로 가장 기분 나빴던 만남은 바로 레드냅이었습니다. 선더랜드와의 경기를 3대1로 끝내고 기분이 좋아서 경기장 이곳저곳주변을 서성이다가 레드냅이 나오는 걸 보았습니다. 많은 팬들이 싸인요청을 했고 사진요청을 했는데 평소와는 다르게 잘 들어주더군요. 제차례가 되어 사진을 찍자고 했는데 저의 폰 프레임에 들어왔다가 돌연히 나와버리는 것이었습니다. 그냥 뭔가 자격지심일지도 모르겠지만 인종차별을 하는 것은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제가 가장 많이 갔던 구장이 로프터스 로드이고, 이제는 경기장의 구조와 카메라의 위치까지 눈에 훤히 들어오는 곳입니다. 물론 기쁨보다는 깊은 빡침을 많이 주었던 클럽이지만, 개인적으로 만났던 선수들이 대부분 친절했기에(특히 마키에 대해선) 뭔가 애증의 기분이 드는 것도 사실입니다. 다음 시즌 박지성 선수와 윤석영 선수가 이곳에서 뛰지 않길 바라지만, 아마도 다음 시즌에도 한국팬들의 발걸음이 이어질 것이라는 생각이 드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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