챔피언스리그 결승, 유럽 현지의 반응은 어떨까

Posted by Soccerplus
2013. 5. 25. 08:30 해외 축구 리그 이야기

저는 이 곳 영국에서 교환학생을 하고 있습니다. 축구를 통해 많은 경험을 쌓았고, 이제 스페인 리그를 제외한 모든 리그가 끝났으며 바로 한국시간으로 내일 새벽에 열릴 챔피언스리그 결승이 끝나면 사실상 여름 휴식기가 시작됩니다. 물론 챔피언스리그 결승 티켓에 응모를 하기는 했습니다만 엄청난 경쟁률에 탈락을 했습니다. 다른 곳도 아닌 웸블리에서 열리는 결승전이기에 아쉬움이 더 큽니다. 그렇습니다만 이 곳에 사는 친구들과 함께 결승을 시청하기로 했습니다. 

교환학생이 사는 다국적 기숙사이기에 세계 곳곳에서 친구들을 만날 수 있습니다. 특히 바로 옆 건물에는 유럽 기관에서 파견된 교환학생들이 살기에 각국의 축구문화를 접할 수 있습니다. 네덜란드, 영국, 독일, 이태리, 프랑스등 우리가 알만한 국가들의 학생들이 살고 있습니다. 

이 곳의 학기도 끝을 바라보고 있고, 점점 더 친구들과 술을 먹는 시간이 많아지고 있는 가운데 요즘 주요 토픽은 단연 챔피언스리그 결승입니다. 제가 런던에 살지 않아 정말 현지의 느낌을 전할 수는 없겠습니다만, 축구를 정말 좋아하는 유럽인들의 현지 반응을 보는 것도 참으로 재밌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옆 건물에 네명의 독일 친구가 있습니다. 그 중 두명은 축구에 별 관심이 없고, 나머지 두명은 바이에른 뮌헨의 열렬한 팬입니다. 표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웸블리 앞에서 응원을 하겠다고 벌써부터 짐을 싸고 있더군요. 이들에게 바이에른 뮌헨은 생활의 일부이자 이를 넘어 종교가 아닌가라는 생각이 듭니다. 이번 경기에서는 리베리와 뮬러에 대한 기대가 크다고 말합니다. 물론 이들이 가장 좋아하는 선수가 리베리와 뮬러이기도 합니다만, 아마도 이번 경기에서 핵심이 되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저역시도 합니다. 

도르트문트의 괴체가 빠진 것을 매우 크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괴체가 없으면 도르트문트의 절반이 빠진 것이나 마찬가지라면서 뮌헨의 승리를 예상하고 있지만 그럼에도 설레발은 자제하는 느낌입니다. 어제부터 잠을 잘 수 없다며 떨려 하고 있습니다. 다음주에 시험이 있는 독일 남자들의 현실은 챔피언스리그에 대한 기대감이 차지하고 있습니다. 

본인들도 우세한 경기가 될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만, 그럼에도 최근 2번의 뮌헨의 챔스 결승에서 모두 패했다는 것을 경계하고 있습니다. 이들이 무서워 하는 것은 승부차기인데, 지난 시즌 챔피언스리그 결승에서 첼시를 만나 승부차기에서 패한 충격이 매우 컸다고 합니다. 이번에도 패하면 최근 4차례의 챔스결승에서 3번의 준우승을 하게 되기때문에 이번만큼은 반드시 우승해야 한다는 분위기가 뮌헨팬들에게서 느껴진다고 합니다. 

그리고 영국 친구는 뭔가 중립국의 입장에서 경기를 분석하고 있습니다. 저와 함께 시험이 끝난 이 친구는 오늘 아침 세개의 일간지를 어디서 구해왔는지 커뮤니티 룸에 내려놓더군요. 독일 팀들의 대결이고 경기가 영국축구의 심장이 웸블리에서 이뤄지기에 뭔가 중립에 있고 싶어하는 것 같습니다. 물론 모든 영국 사람들의 반응을 알 수는 없습니다. 영국의 국제 기숙사에서 영국 사람을 오히려 찾기 힘들기에 대표성은 정말로 떨어집니다. 

하지만 영국사람인 동시에 첼시팬인 저의 친구는 이 영국에서 벌어지는 유럽의 잔치에 영국팀이 올라가지 못한 것을 아쉬워하는 느낌입니다. 그럼에도 얼마전 유로파리그에서 우승한 본인의 팀을 은근슬쩍 이 챔스리그 결승에 관한 대화에 껴놓고 있습니다. 특히 작년에 첼시가 뮌헨을 이겼기에 영국친구와 독일친구는 첼시이야기가 나오면 서로 으르렁댑니다. 작년에 이들과 같이 있었으면 정말 재미있는 구경을 했을텐데 말이죠. 

"Football is Italy, Italy is football"이라고 말했던 이태리 친구들은 조용합니다. 유벤투스의 홈인 토리노에서 온 두 친구가 있는데, 같이 수업을 들었던 친구였습니다. 3우러부터 시작된 조모임에 이들은 유벤투스의 선전을 기대했지만 처참하게 무너지면서 챔피언스리그 이야기만 나오면 크게 나서질 못합니다. 그보다 이과인의 유벤투스링크설에 더 신경을 쓰는듯한 느낌이 듭니다. 다음 시즌에 만나자며 뮌헨 팬인 두 친구들에게 으스대지만 공허한 외침입니다. 

그리고 저와 다른 아시안 친구들은 이 대화에서는 그저 방관자입니다. 하지만 방관자라고 해서 관심이 없다는 것은 아닙니다. 자신이 서포팅한 팀이 결승에 올라간 것만큼 열정을 가질 수는 없겠지만, 우리들도 이 경기에 대해 큰 관심을 갖고 있습니다. 저는 뭔가 불리해 보이는 팀을 응원하는 것이 마음이 편하고 좋아 도르트문트에 피자를 걸었습니다. 결과가 어찌되었든, 모두에게 즐거운 경기가 될 것입니다. 

이곳은 결승이 열리는 영국이지만 런던에서 1시간 떨어진 브라이튼입니다. 대표성을 갖고 있다고 말하긴 뭐하지만 유럽의 다양한 친구들이 살아가고 있기에 각국의 반응들을 시시각각 알 수 있습니다. 작은 유럽대륙이라고 말해도 되겠지요. 다들 이 경기를 대하는 마음은 다르겠지만, 이 경기가 어떤 나라 어떤 클럽을 응원하든 정말 중요한 경기라는 것은 같습니다. 한국시간으로 내일 새벽, 두 독일 거함들의 충돌의 승자가 누가될지, 기대가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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