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연' 뮌헨-독일-로벤, 유럽축구의 주연으로 우뚝서다

Posted by Soccerplus
2013. 5. 26. 07:30 해외 축구 리그 이야기

조연이라고 하기엔 너무나 뛰어난 실력을 갖고 있는 분데스리가이고 그 리그의 챔피언인 뮌헨이며 그 팀에서도 주력멤버로 활약하고 있는 로벤이지만 분명히 그간 축구팬들에게 주연은 아니었을 것이라 확신한다. 프리미어리그와 프리메라리가, 그리고 레알, 맨유, 바르샤등 거대한 클럽들과 거대한 리그들이 우리들의 관심순위 1순위였다. 이는 비단 우리나라팬들뿐 아니라, 세계적인 시각이다. 메시와 호날두, 루니만큼 로벤은 주목받지 못했다. 그리고 독일축구는 그 강력함을 인정받았지만 메이저대회에서 늘 스페인에게 밀려야했다. 

하지만 오늘 밤, 바이에른 뮌헨이 유럽 챔피언스리그 우승트로피를 들어올리면서 이 조연들은 하루아침에 주연으로 등극했다. 뮌헨은 앞으로 세계축구를 말할 때, 클럽을 말할 때 레알, 맨유, 바르샤만큼 비중을 다뤄질 클럽이 될 것이며, 다음 시즌 가장 주목받는 리그는 독일의 분데스리가, 그리고 다음 월드컵 우승후보로도 독일이 뽑힐 것이다. 그리고 이 챔피언스리그 우승을 말할 때에 로벤의 이름을 잊기엔 그가 오늘 밤 한 일이 너무나 컸다. 

뮌헨의 팬들이라면 늘 관심의 중심에 있었겠지만 객관적으로 뮌헨에 대한 관심은 타리그 빅클럽에 비해 좀 적었던게 사실이다. 최근 3시즌동안 두번이나 결승에 올랐지만 한번은 조세 무리뉴의 인테르 밀란에게 그리고 한번은 첼시의 투혼에 밀려 주저앉았다. 그리고 이번 경기에서도 우세한 경기가 예상되었지만 도르트문트의 예상밖 선전에 어려운 경기를 펼쳤지만 로벤의 극적인 골로 빅이어를 쥐었다. 괴체가 합류하고 과르디올라가 부임하는 다음 시즌, 바이에른 뮌헨은 챔피언스리그 우승후보 0순위이다. 

늘 무시할 수 없는 전력이었고, 우승권에 가까운 전력이었지만 맨유, 레알, 바르샤만큼의 관심을 받지 못했다. 아마도 독일 분데스리가라는 점이 한목을 했을 것이고, 호날두, 메시, 루니와 같은 슈퍼스타들이 없다는 것도 한몫을 했을 것이다. 하지만 이번 챔피언스리그에서의 엄청난 활약은 팀의 대부분의 선수들을 다시한번 재조명하게 만드는 계기가 되었다. 람, 단테, 노이어, 보아텡, 리베리, 뮐러, 로벤, 하비 마르티네스, 만주키치, 고메즈등 팀의 주요 선수들은 어느팀에 내놓아도 최고를 점할 수 있는 선수들이다. 

바야흐로 뮌헨의 시대가 찾아왔다. 맨유의 트레블에서도 아쉽게 미끄러지는 역할이었고, 무리뉴의 기적에 무너지는 역할이었으며 첼시의 드라마의 마지막 상대였지만 이제는 뮌헨은 가장 큰 주목을 받는 팀이 될 것이다. 다음 시즌 유럽 슈퍼컵은 과르디올라와 (아마도) 무리뉴의 대결이 될 것이다. 세계적인 관심을 불러일으킬 수밖에 없다. 도르트문트의 골에 환호하던 괴체역시도 뮌헨으로 이적을 할 것이고, 앞으로 몇년간 세계 최고의 강호가 될 수 있을 것 같다라는 생각이 든다. 이제는 바야흐로 뮌헨의 시대가 도래했다. 

그리고 이번 대회에서 분데스리가의 한단계 도약을 알려주었고, 독일축구에도 큰 힘이 될 것이라는 생각이다. 도르트문트와 뮌헨의 선전은 이번 대회에서도 가장 큰 화제였다. 복병, 다크호스정도로 생각되던 도르트문트가 레알 마드리드를 잡았고, 뮌헨은 홈과 원정에서 바르셀로나를 상대로 모두 승리를 거뒀다. 분데스리가의 성장이 정말로 무섭게 느껴졌던 대회였다. 

이날 경기에서 22명의 스타팅플레이어중 12명이 독일 선수였다. 뮌헨이 5명, 도르트문트가 7명의 자국선수들로 경기에 임했다. 자국 선수들의 비중이 현저히 낮은 EPL팀에게는 비할바가 안되고, 바르셀로나만큼은 아니더라도 레알 이상의 자국선수들 비중을 자랑했다. 나는 영국에 있기에 영국현지 ITV 중계를 보았다. 그리고 영국 현지 중계진이 오늘 경기의 경기수준에 대해 극찬을 하는 것을 어렵지않게 들을 수 있었다. 4년동안 첼시와 맨유가 4강이상에 진출했지만, 오늘의 경기는 왜 잉글랜드팀이 챔스리그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지 못하는지를 알려주는 경기라고 자평했다. 

2002년, 2006년, 2010년 월드컵, 그리고 2012년 유로 독일은 모두 인상적인 경기력을 보여주었고 우승후보로 뽑혔지만 우승의 문턱에서 좌절해야했다. 하지만 이렇게나 많은 자국선수들의 활약과 분데스리가의 비상은 독일축구를 세계축구의 중심으로 만들어 주었다. 세계축구의 무게중심은 스페인 단일체제에서 이제는 양강체제로 움직이는 듯 하다. 다음 월드컵에서 독일은 분명히 4강 그 이상의 성적을 낼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들의 목표는 우승이 되야한다. 

그리고 유난히 결승징크스에 시달리던 로벤도 오늘은 최고의 스포트라이트를 받기에 충분했다. 작년 이 자리에서 로벤은 패널티킥을 놓쳤다. 이는 결국 패배로 이어졌고, 로벤은 홈팬들에게 야유를 들어야 했다. 또한 2010년 월드컵에서도 스페인과의 결승에서 좋은 찬스를 놓치며 안타까운 활약을 보여준 탓에 패배의 원인으로 꼽히기도 했다. 

그리고 이번 경기에서도 로벤은 결승징크스를 이어가는 듯 했다. 전반전에만 두차례의 결정적인 찬스가 있었으며 후반전에도 한차례의 찬스를 놓쳤다. 하지만 로벤은 더이상의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만주키치의 첫골을 어시스트했고, 후반전 종료직전 경이적인 스피드로 도르트문트의 수비진을 헤집은 뒤 한타이밍 빠른 슛으로 결승골을 기록했다. 늘 최고의 선수들 가운데 한명으로 뽑혀왔던 조연이었지만 오늘 경기에선 최고의 단 하나로 꼽히기에 충분했다. 결승골과 어시스트, 더이상 무슨 설명이 필요하겠는가. 

한 경기로 주연과 조연이 바뀔 수 있을만큼 임팩트가 있는 경기라고 생각한다. 몇년간의 챔스 결승중에 가장 수준이 높고 재미있는 경기가 아니었나 싶다. 괴체의 부상으로 공격패턴이 단순화된 도르트문트였지만, 최선을 다해 경기를 펼친 것은 매우 인상적이었다. 패자였지만 분명히 도르트문트에게도 박수가 주어져야 한다. 

이렇게 올 시즌 유럽챔피언스리그도 막을 내렸고, 새로운 주연을 탄생시켰다. 뮌헨과 독일축구, 분명히 다음시즌, 그리고 다음 월드컵의 가장 핫한 키워드가 될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