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 이적을 원한다면 주전 경쟁 두려워마라

Posted by Soccerplus
2013. 5. 28. 09:03 해외파 이야기/손흥민

아마도 이번 여름, 우리나라 팬들에게 가장 큰 기대감은 아마로 손흥민에게 쏠릴 것이다. 박지성이후 유럽 전역에서 이런 관심을 받았던 선수는 없었다. 이번 시즌 함부르크에서 12골을 넣었으며 그 골의 순도또한 대단히 높았다. 특히 도르트문트를 상대로 4골을 집중시켰고, 그 중 2골은 그의 클래스를 확실하게 보여준 원더골이었다. 팀의 부족한 지원에도 혼자서 골을 만들었던 기억이 많았고, 함부르크에서 아르네센 단장이 물러나면서 그의 이적가능성이 더욱 더 높아졌다. 

많은 팀들이 그에게 관심을 보이고 있다. 우리가 생각할 수 있는 유명클럽들이 그에게 관심을 보이고 있다. 독일 내에서도 바이에른 뮌헨, 도르트문트, 샬케, 레버쿠젠이 그에게 관심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있었고, 잉글랜드로 눈을 돌리자면 맨유, 아스날, 리버풀, 토트넘, 그리고 첼시까지, 그리고 이태리의 인테르 밀란도 그에게 관심을 보였다. 스페인의 두 거인들을 제외하면 유럽 빅리그의 거의 모든 클럽이 그에게 관심을 갖고 있다.

손흥민이 이적을 하기를 원하는 이유는 그에게 더 수준 높은 축구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주전이 보장되는 함부르크를 떠나고 싶어하는 이유도 그의 수준이 이미 함부르크를 넘어섰기 때문이다. 손흥민은 더욱 더 수준 높은 선수들과 더욱 더 수준 높은 팀에서 뛸 자격이 충분하고, 그에게는 많은 기회가 주어지고 있다. 그의 인터뷰에 따르면 2~3주안에 이적이 결판날 것으로 보이는데, 지금부터 부지런히 많은 구단의 구애가 이어지고 있는 것 같다. 

그리고 많은 팬들이 이적의 제1의 조건으로 출장기회를 뽑는다. 아직 20살의 어린 선수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보다 많은 경기에 출장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선수는 경기를 통해 성장한다. 당연한 조건이다. 맨유나 바이에른 뮌헨같은 초대형 빅클럽보다 토트넘이나 도르트문트같이 주전경쟁이 어느정도 할만한 팀으로의 이적이 환영받는 것도 그때문이다. 

하지만 나는 손흥민이 빅클럽으로 갔을 때의 주전 경쟁을 너무나 심각하게 생각하지는 않았으면 한다. 냉정하게 말해 독일 분데스리가의 중위권인 함부르크에선 에이스이지만 그가 원하는 빅클럽에서는 주전 경쟁이 당연히 감수해야할 일이다. 그의 능력이라면 당연히 주전을 뛸 수 있을 것 같은 클럽이 몇군데 보이는 것은 사실이지만, 그가 기대이하의 플레이를 보여준다면 구단도 그의 입지를 다시 생각할 수 밖에 없다. 함부르크처럼 그의 폼이 올라오기를 기다려주거나, 그에게 무한대의 신뢰를 보내줄 수 있는 빅클럽은 없다. 

최소한 그가 이적을 원하는 클럽이라면 리그 4위내에 들어서 챔피언스리그를 따야하고, 매경기를 맞이하며 승리가 목적인 팀이다. 팬들의 기대치도 그만큼 높으며, 다른 경쟁선수들의 수준도 상당하다. '이정도면 이겨낼 수 있지 않을까'라고 생각이 들만한 선수들도 다들 이 클럽에 오기전에는 검증을 받았던 선수들이다. 

한순간에 팀의 에이스로 자리잡을 수는 없다. 그리고 한 순간에 에이스로 성장할 수도 없는 일이다. 만약 도르트문트가 레반도프스키의 대체자로 손흥민의 영입을 한다고 했을 때, 그에 대한 기대감만큼이나 부담감도 있을 것이다. 그리고 기대만큼의 활약을 보여주지 못하였다면 도르트문트는 새로운 경쟁자를 영입할 것이다. 레반도프스키가 나가지 않는다면 2선공격수로의 역할이 더 기대될테지만 그자리에는 로이스와 쿠바, 그리고 괴체의 공백을 챔스결승에서 잘 메운 그로스크로이츠도 있다. 가장 해볼만한 클럽의 선수단의 현상황이 이정도이다. 

물론 손흥민이 빅클럽으로 이적해서 적응에 실패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하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자신감을 가지라고 말하고 싶다. 그의 능력은 빅클럽이 원하기에 충분한 기량이다. 어느 클럽에 가든 주전경쟁을 필수적이다. 오히려 서브자원으로 팀내에 적응을 한다음 차츰차츰 존재감을 넓혀가는 것이 더 좋을 수도 있다. 물론 이적하자마자 센세이셔널한 활약을 보여준다면 가장 좋은 시나리오겠지만 어딜가든 경쟁자들이 몰려오긴 마찬가지이다. 

도르트문트나 토트넘에서 주전을 꿰찰 수 있을정도의 실력이라면 맨유나 뮌헨같은 클럽에서도 당연히 중용받을 수 있는 기량이다. 출장빈도의 차이는 있겠지만 우리가 맨유의 대니 웰백이나 뮌헨의 세르단 샤퀴리를 보며 그의 빅클럽생활이 실패라고 말하진 않는다. 오히려 지금 당장의 스타는 아니겠지만 미래의 스타가 될 것이라고 믿고 있고, 빅클럽생활이 그들의 커리어에 도움이 된다고 생각한다. 

어딜가든 손흥민의 성공여부는 본인이 얼만큼 해주느냐에 달려있다고 생각한다. 물론 경쟁자들의 정도의 차이는 있겠지만 어떤 클럽으로 가든지 손흥민에게 주전자리를 떡하니 내어줄 빅클럽은 없다고 생각한다. 20살의 어린 선수이다. 성장가능성이 있는 선수이고 빅클럽들은 현재보다 미래의 가능성을 보고 그를 영입하는 것이다. 최소 12m 파운드, 결코 적지 않은 몸값이다. 20살의 어린 선수에게 200억을 쏟아부으면서 벤치에 썩혀둘 클럽은 지구상 어디에도 없다. 

우리가 볼 때에는 센세이셔널한 선수이지만, 빅클럽에서 믿고 주전으로 쓰기에는 응당 적응과 검증의 과정을 거쳐야 한다. 물론 아스날의 박주영의 경우에는 그 과정조차 부여받지 못했지만, 손흥민은 이야기가 다르다. 많은 클럽들이 그를 원하고 있고, 그의 가능성은 축구를 잘 모르는 사람도 알 수 있다. 힘과 스피드가 있으며 결정력과 자신감을 갖춘 멀티플레이어 공격수, 그의 능력을 믿고 주전 경쟁을 두려워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그런 재능을 벤치에 썩힌다면 그건 본인의 잘못이 아니라 그를 영입한 팀의 잘못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