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성용 공격형MF? 가능성 0%의 이야기

Posted by Soccerplus
2013. 6. 1. 08:00 해외파 이야기/기성용


어제 스포츠 기사의 메인을 차지했던 기사는 다름아닌 기성용의 다음 시즌에 대한 전망이었다. 이번 시즌 센터백으로 뛰었던 두세경기를 제외하면 모두 수비형미드필더로 출장했던 기성용이 다음 시즌에는 공격형 미드필더라는 보직을 받아들 것이라는 이야기이다. 이 메인에 뜬 이야기를 보고 갸우뚱했다. 과연 기성용이 공격형 미드필더라는 보직에 잘 어울리는지, 그리고 그 이전에 기성용에게 공격형 미드필더를 맡길 확률이 얼마나 되는지에 대한 생각을 하게 되었다. 

일단 이 기사를 믿긴 힘들 것 같다. 기사를 읽어보니 스완지 시티의 미디어 담당관의 이야기였다. 아직 이적시장이 열리지도 않았고 다음 시즌을 준비한 스쿼드도 나오지 않았다. 시즌이 끝난지 2주가 채 되지 않았고, 그런 상황에서 라우드럽 감독이 미디어 담당관에게 다음 시즌 기성용이 공격형 MF를 맡을거야 라고 말해줄 가능성이 얼마나 될까? 코치진의 이야기라면 이야기가 달라지지만 미디어 담당자가 이런 사실까지 알기는 쉽지 않다. 혹시나 이것이 사실이라고 해도 이는 구단 내부의 뜬 소문이지 확실하게 믿을 수는 없다.

이번 시즌 공격형 미드필더로 시즌을 소화했던 조나단 데 구즈만이 비야레알로 돌아갈 예정이지만 이 역시도 예정일 뿐이다. 아직 정해진 것은 없고, 스완지가 그를 다시 데려올 가능성도 적지 않은 상황이다. 기성용이 이번 시즌 여러차례 후반전 전술적으로 공격적인 이동을 지시받았긴 했지만 그리 효과를 보지 못했다. 

기성용은 이번 시즌 수비형 미드필더로 뛰었다. 포백 바로 앞에서 포백을 보호해주며 스완지의 패스의 시작을 담당하는 역할을 맡았다. 다소 수비의 부담도 있었던 자리지만 그는 이자리에서 자신의 능력을 충분히 발휘해 주었다. 물론 그의 공격본능을 자제해야하는 역할을 받아들었고, 그랬기에 그의 공격포인트가 저조하기도 했지만 분명히 이번 시즌 그는 충분한 활약을 보였다고 생각한다. 

구단의 이적시장 움직임을 살펴본다면 기성용의 공격형 MF행 기사는 더욱 더 신뢰를 잃게 된다. 스완지는 무려 3명의 공격수와 링크가 나고 있기 때문이다. 강등당한 위건의 아루나 코네, 생테티엔의 아우마베양, 그리고 첼시소속이자 이번 시즌 웨스트 브롬으로 임대되었던 로멜루 루카쿠가 그 주인공이다. 모두 스완지의 주전을 꿰찰 수 있는 주인공들이다. 미추가 있는 상황에서 공격수의 영입이 무엇을 뜻하겠는가 미추가 공격형 미드필더의 자리로 내려온다는 이야기이다. 

나는 공격형 미드필더로의 역할변경이 아니라 공격적인 역할을 조금 더 부여받는 다는 말을 공격형 MF로 단독보도를 한 것이 아닌가 싶다. 미디어 담당관이 무슨말을 했는지는 알 수 없으나 'Attaking role'이라는 말을 공격형 미드필더라는 말로 단정짓지 않았나 싶다. 말그대로 공격적인 역할일 것이라는 내 생각이다. 

우리나라 팬들도 마찬가지지만 현지팬들도 기성용의 스페셜 동영상이나 셀틱시절, 국가대표팀 경기의 멋진 공격장면들을 보았다. 그의 공격본능을 알고 있으며, 특히 그의 킥능력에 대해서는 무한한 신뢰를 갖고 있다. 그렇기에 기성용의 역할이 조금 더 공격적으로 바뀌길 원했다. 하지만 수비적인 역할을 맡아줄 선수가 마땅치 않았고, 그랬기에 기성용은 이번 시즌 수비형 미드필더로 뛰어야 했다. 그리고 다음시즌 조금 더 '공격적인 변화'를 기대한다. 그렇다고 이게 스트라이커 밑에서 뛰는 '공격형 미드필더'와는 차원이 다르다. 

이번 시즌이 종료되면서 베티스의 호세 카나스를 데려오는 것이 확실시 되고 있다. 스페인 국가대표인 베나트와 파트너로 뛰면서 홀딩역할을 준수하게 해준 선수이다. 이 전문 수비형 미드필더가 들어오게 되면 기성용은 수비의 짐을 조금 더 덜 수 있게 된다. 자제했던 오버래핑도 좀 더 자유롭게 할 수 있게 되고, 포백의 바로 앞에서 자신의 자리를 지키지 않아도 된다는 말이다. 그렇다고 이 역할을 공격형 미드필더라고 말하긴 어렵다. 오히려 공격과 수비를 병행하는 중앙미드필더, 박스투박스 미드필더라는 표현이 더 적합하다. 

기성용이 공격형미드필더로 나온다면 과연 잘 할 수 있을까? 나는 그렇게 긍정적이진 않다. 스완지의 공격형 미드필더의 역할은 역습을 이어가는 스피드와 압박을 견뎌내는 탈압박이 생명인 포지션이다. 기성용이 이 두가지 면에서 그리 강한 스타일은 아니다. 패스 감각이나 슛팅력에서는 기성용이 뛰어나지만 이 두가지만 갖춰서 어울릴 수 있는 포지션이 아니라는 이야기이다. FC서울시절엔 공격형미드필더의 역할을 수행하기도 했지만 셀틱시절부터 그가 스완지처럼 4-2-3-1에서 공격형 미드필더로 뛰어본적이 한번도 없다. 

라우드럽감독이 이번 시즌 그를 사용한 모습을 본다면 그를 공격형 미드필더로 생각하지 않고 있는 듯하다. 기성용을 분명히 이번 시즌에 공격적으로 기용할 수도 있었다. 데 구즈만과 미추가 계속해서 체력적인 문제에 시달려야 했고, 기성용의 자리에 아구스틴이 있었다. 아구스틴과 브리튼을 허리에 놓고 기성용을 올리는 전술을 썻을 법도 하지만 한번도 이뤄지지 않았다. 오히려 3명의 윙어인 파블로, 다이어, 라우틀리지를 한번에 기용하면서 공격형 미드필더의 역할을 나눠맡게 했다. 

한낯 안방의 블로거인 나의 생각이 기사로 출고되는 것과 신뢰도면에서 비교할 순 없다. 하지만 해외축구 기사는 대부분 이런식으로 부풀려서 만들어진다. 이번 공격형 미드필더의 이야기도 다소 부풀려졌다는 생각이다. 내가 축구블로그를 시작한 이유이기도 하다. 이런 믿을 수 없는 기사들에 여론이 흔들리는게 안타까워서. 감히 가능성 0%라고 이야기하고 싶다. 한두경기의 시도는 있을 수 있겠지만 라우드럽 감독의 전술에 그는 절대 공격형 미드필더가 될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