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성용 트윗 논란, 누구의 잘못인가

Posted by Soccerplus
2013. 6. 3. 08:25 해외파 이야기/기성용

아침에 일어나보니 한바탕 축구판이 난리가 나있었다. 다름 아닌 기성용의 트윗을 가지고 시작된 것이었다. 기성용이 '리더쉽'에 관한 이야기를 했다. 주어도 없었고, 매우 의미심장한 느낌이 나는 트윗이었다. 순식간에 이 트윗의 주인공이 누구인지에 대한 이야기가 논란이 되었다. 국가대표팀 감독, 그의 소속팀 감독, 주장등 많은 선수과 감독들의 이름이 나와야 했다. 내일 모레 국가대표팀의 경기를 앞둔 예민한 시점에서 나온 논란이었다. 

결국 이것은 기성용 선수가 몇시간 뒤 교회에서 설교시간에 들은 이야기중 일부를 올린 것이라며 해명하면서 일단락이 되었다. 결혼을 앞 둔 기성용에게 설교에서 나온 이야기가 무척 마음에 와닿았던 모양이다. 하지만 그 짧은 시간동안에 많은 사람의 이름이 구설수에 올라야했다. 본인의 감상을 올린 트윗에 많은 사람들이 상처를 받아야 했고, 본인또한 비난을 면치 못했다. 결과적으로는 아무런 득이 없었고 실만 많았던 트윗이었다. 

잘잘못을 가리기가 어려운 일이라고 생각한다. 개인의 공간에 자신의 생각을 이야기하는 것이 잘못된 것도 아니다. 트위터라는 것이 공론장이라고 받아들이는 사람들도 있겠지만, 그렇지 않다고 생각하는 사람도 적지 않다. 그리고 기성용이 어떤 의도를 갖고 올렸든지간에 이를 나쁘게 해석하고 자연스레 제3자에 연관시킨 것 역시도 잘못된 행동이지만, 분명히 오해의 여지가 있는 트윗이었다. 나도 이 트윗을 보고 또한번 폭풍이 지나가겠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1차적인 잘못은 기성용 본인에게 있다고 생각한다. 트위터가 아무리 개인 공간이고, 그 공간에 자신의 감정을 배출하는 것이 당연한 일일 수도 있다고 하지만 그는 본인의 트위터를 많은 이들이 주시하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 그의 팔로워만 60만명이 넘는다. 그의 작은 한마디에 60만명이 반응한다는 것이다. 그는 그의 트윗하나하나가 기사화가 되는 것을 이미 알고 있고, 그에 대한 고충도 털어놓기도 했었다. 

더군다나 그는 '국가대표'이다. 대한민국 국가대표라는 것은 단순히 축구실력만을 요구하는 것은 아니다. 한국을 대표하는 사람, 그런 사람의 말이다. 당연히 책임감을 느껴야 한다. 그의 감상을 지나친 해석으로 몰아가면서 그도 기분이 좋지 않았을 것이지만 분명히 본인의 말은 본인이 책임을 져야 한다. 그는 축구를 떠나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사람이다. 그의 얼마전 트윗에서 태극마크를 달고 뛸 때는 또 다른 책임감을 느낀다고 했던 기억이 있다. 대한민국의 대표, 그 책임을 붉은 유니폼을 달고 있지 않을 때도 느끼고 있어야 한다. 

공인으로써, 분명히 해석에 있어서 오해의 여지가 있다는 것에 대해서는 본인도 사과를 하고 넘어가야 한다. 내가 말을 했는데 남들이 오해를 해서 내가 다시 부연설명을 해줄게라는 식의 트윗이 아니라, 국가대표 선수에 걸맞는 책임감을 보여야 한다는 것이다. 

분명히 경솔한 부분이 있었고, 그런식으로 넘어가는 것도 그렇게 좋아보이지는 않는다. 나는 이런식으로 말했는데 너희들이 그런식으로 알아들었으니 난 내생각대로 할랜다라는 투의 말이었다. 그의 언행에 조금 더 책임감을 느껴야 한다고 생각한다. 60만명 이상의 대중들이 팔로우를 하고 있는 그의 트위터계정은 어린 중고등학생이 자신의 하루일과를 늘어놓는 감정배출구가 아니다. 

그리고 2차적 잘못은 이를 제멋대로 해석한 대중들과 이에 대해 좋다구나 음모론을 내놓은 언론에 있다. 의미심장한 말이었지만, 그 주어가 누구였는지는 전혀 언급하지 않았다. 이를 가지고 지금의 국가대표팀을 언급하면서 위기설을 내놓았던 대중들도 문제다. 기회만 생기면 이때다라고 달려드는 안티들은 뭐라 언급해도 비꼬아서 볼테니 할말이 없지만, 이번 트윗은 그에 휩쓸려 많은 대중들이 좀 심하게 몰고가지 않았나 싶다. 

기회를 호시탐탐 노리며 옳지라는 마음으로 기사를 써댔을 언론이야 할말이 없다. 이런 스타선수의 일상만을 올려도 엄청난 조회수를 기록할것인데, 새로운 의혹이 생겼으니 얼마나 좋아했을까. 항상 일을 키우는것은 언론이다. 정확한 사실관계를 위해서 노력을 하기위해 기성용본인에게 직접연락해볼 노력은 하지 않은채 그의 트위터를 전달하며 60만명의 팔로워를 넘어 천만이 넘는 네티즌에게 전달했다. 불난집에 부채질하는 격이다. 

본인에게도 문제가 있고, 이를 받아들인 대중과 언론에게도 문제가 있다고 생각한다. 조금 더 성숙한 발언이 필요하고 이를 받아들일 성숙한 태도역시도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나도 해외에서 살기에 SNS라는 창구가 얼마나 소중한 것인지를 안다. 인생의 낭비라고도 생각하지 않는다. 다만 이를 조금 더 성숙하게 이용하고 성숙하게 받아들이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