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선행걸린 레바논전, 조연들의 활약을 기대한다

Posted by Soccerplus
2013. 6. 4. 08:55 축구이야기


아시아 최종예선은 총 8경기가 치뤄진다. 우리나라는 5경기에서 3승 1무 1패를 기록하고 있고, 우즈벡에이어 두번째 순위를 차지하고 있다. 물론 우즈벡은 한경기를 우리나라보다 더 치뤘기에, 우리가 레바논과 비기기만해도 1위자리를 되찾게 된다. 8경기중 3경기가 남았고, 한 경기는 원정, 나머지 두경기는 홈경기이며 이번 월드컵 최종예선 처음으로 3경기의 연속된 경기를 펼친다. 그간 국제축구연맹이 주관한 A매치데이에나 경기를 하면서 조직력에 문제를 드러냈던 한국이 남은 3경기를 연속으로 펼친다는 것은 큰 의미를 갖고 있다. 

남은 3경기에서 1승 1무를 거두면 최소한 플레이오프행을 확정짓게되고, 2승을 거두면 사실상 본선행을 확정짓게 된다. 지금 이 상황에서 최악의 상황을 가정해도 우리나라가 떨어질 확률은 그렇게 높지 않다. 지난 3차예선에서 우리나라는 레바논원정에서 2:1로 패하면서 예선탈락위기에 내몰려진경험이 있다. 3차례의 연속된 경기를 치뤄야 하는만큼 첫 경기의 중요성은 아무리 말해도 지나치지 않다. 반드시 승리를 거두면서 남은 두차례의 홈경기를 여유있게 치뤄야 한다. 

이번 3연전을 앞두고 대표팀은 중요한 변화가 있었다. 바로 대표팀의 붙박이주전이라고 할 수 있는 미드필더 기성용과 이번 최종예선에서는 모습을 자주드러내지 않았지만 그럼에도 핵심자원이라고 말할 수 있는 구자철이 모두 명단에서 제외된 것이다. 자연스럽게 두자리에는 그간 주목을 받지 못했던 선수들의 자리가 될 것이다. 그동안 최강희호에서 '조연'이었거나 아예 출연을 하지 못했던 선수들이 이번 경기에서는 분명히 기회를 받을 것이다. 

기성용의 자리를 메꿀 선수는 김남일이다. 36세의 나이, 2002년의 진공청소기는 옛이야기가 되었는줄 알았지만 K리그의 활약은 엄청났다. 미드필더를 휩쓸고 있고, 그의 활동량과 특유의 중원장악, 거기에 패싱력까지 빠지지 않는다. 기성용이 안정적으로 볼을 피딩해주는 스타일이라면 김남일은 좀 더 저돌적인 스타일이다. 그의 경험을 믿어야 한다. 대표팀에서 대체불가였던 기성용의 자리를 김남일이 완벽하게 메워준다면 대표팀에도 정말 좋은 일이다. 

어제는 그의 파트너로 이명주가 나올 것이라는 이야기가 나왔는데, 또 오늘 대표팀의 훈련사진을 보니 한국영이 주전을 뜻하는 노란 조끼를 입고 있었다. 한국영과 이명주, 모두 한국의 미래를 책임질 자원이다. 김보경이 전진배치가 된다면 한국영이 뛰게 될 것이고, 그렇지 않다면 이명주가 나올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한다. 두 선수모두 대표팀 데뷔를 하지 못한 선수들이다. 이 큰 무대가 어린 선수들에게는 부담이 될수도 있겠다만 부담을 덜고 젊은 패기를 보여준다면 대표팀에도 커다란 플러스자원이 될 것이다. 

수비수로는 곽태휘의 파트너로 정인환이 아닌 장현수가 나올 전망이다. 사실 지난 대표팀의 예선경기내내 수비라인에 대해 굉장히 불만이 많았다. 중요한 장면에서 실점하면서 좋은 기세를 이어가지 못했다. 지난 카타르전에서도 그러한 장면이 나왔다. 물론 이번 경기를 선발로 출장하겠지만 곽태휘역시도 그리 좋은 경기를 보여주지 못했다고 생각한다. 이런 상황에서 장현수가 좋은 모습을 보여준다면 대표팀 수비진에도 변화가 생길 수 있다. K리그에서 얼마전 복귀한 홍정호, 올림픽에서 뛰어난 활약을 보여주었던 김영권등 대표팀에 젊고 능력있는 수비수들은 많다. 

관심도는 주연급이지만 그 쓰임새는 조연 그 이하였던 손흥민의 활약도 지켜보고 싶다. 손흥민은 분명히 대표팀의 에이스가 될 수 있는 재능을 갖고 있다. 최강희감독하에서 많은 기회를 받지 못했지만, 지난 카타르전의 활약과 최근 페이스, 그리고 훈련 사진을 보니 이번 경기에서는 선발로 기회를 받을 것이 예상된다. 상대가 수비적으로 나올 것으로 생각되는 가운데, 그에게 요구되는 것은 저돌적인 돌파, 그리고 골이다. 김신욱이 나오든 이동국이 나오든 원톱이 고립되는 모습을 자주보였는데, 이번 경기에서는 손흥민이 나오면서 공격진과 미드필더의 연결고리역시도 잘 해주길 바란다. 물론 그의 포지션은 좌측윙포워드가 유력하지만 중앙지향적인 움직임으로 대표팀 공격의 첨병이 되었으면 하는 바램이다. 

이번 경기가 중요한 이유는 앞에서 말했듯 3연전이기 때문이다. 대표팀의 경기가 3번연속으로 펼쳐질 기회는 최소한 올해안에는 없다. 물론 내년 K리그 오프시즌에 전지훈련등을 통해 친선경기가 치뤄지겠지만, 지금과 같이 해외파가 포함된 경기를 치룰수는 없다. 1년정도의 시간밖에 남지 않았기에 새로운 얼굴에게 기회가 주어질 가능성도 높지 않다. 이렇게 큰 관심이 집중된 경기에서의 활약은 앞으로 대표팀 명단에도 크나큰 영향을 줄 것이다. 

최강희 감독이 곧 물러날 예정인데, 대표팀에서 새로운 얼굴의 활약을 보기 어려웠다. 김보경이 작년 이맘때 잠시 활약했지만 이어 대표팀에 소집되지 못했고, 대표팀의 주요 선수들은 이전 조광래, 허정무호에서 활약하던 선수들이 주축으로 활약했다. 조광래시절 이용래, 구자철, 지동원이 등장했고 허정무시절 기성용과 이청용이 들어오면서 대표팀의 새로운 바람을 불러일으켰던 것을 기억한다면, 새로운 세력의 등장이 대표팀에 얼마나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지 알 수 있을 것이다. 

주전과 비주전의 격차가 있었고, 경기력이 아무리 좋지 못해도 뺄수 없는 선수들이 많아졌다. 이는 대표팀에도 좋은 상황은 아니다. 주전의 부상에도 걱정하지 않을 수 있는 좋은 자원들을 끌어올려야 한다. 그리고 이번 3연전은 그들에게 좋은 기회가 될 것이다. 이들이 올라와줘야 대표팀이 더욱 더 강해질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