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즈벡전, 손흥민에게 몰리는 관심이 불편한 이유

Posted by Soccerplus
2013. 6. 11. 09:00 해외파 이야기/손흥민


이렇게 절실한 상황이 될줄은 몰랐다. 레바논전을 깔끔하게 승리하면서 두 경기를 여유있게 보낼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레바논전 졸전으로 인해 남은 두경기의 승패가 매우 중요해졌다. 경기력이 무척이나 좋지 않았기에 레바논전은 다음 두 경기를 매우 자신없게 만들어주었다. 홈에서는 우리나라가 나쁜 결과를 만들어낸적이 많지 않지만, 그럼에도 걱정이 되는 것은 어쩔수가 없다. 

우즈벡은 중국과의 평가전을 통해 기세가 오른 상황이다. 그리고 이번 경기를 이기면 사상최초의 월드컵진출이 확정된다 사기가 오를수밖에 없는 이유이다. 우리나라는 우즈벡과 비기면, 이란전을 반드시 승리해야하는 부담감을 안게 된다. 반드시 이겨놓고 남은 경기를 생각해봐야하는 상황이다. 우리는 이겨야 한다. 이번 월드컵 최종예선 8경기중에 가장 중요한 경기가 될 가능성이 높다. 

그리고 이번 경기를 앞두고 가장 많이 나오는 이름은 바로 손흥민이다. 이동국이 지난 경기에서 부진했고 이번 최근 6경기에서 1골밖에 넣지 못했다. 많은 비난이 집중되었다. 이런 상황에서 손흥민과 김신욱이 투톱으로 나오게 될 것같다. 김신욱이 지난 경기에서 좋은 경기를 보여주었고, 최강희 감독부임이후 대표팀에 없어선 안될 키플레이어로 자리잡았지만 손흥민에게 이렇게 큰 기회가 간 적은 평가전을 제외하고는 처음이다. 

지난 2006년 독일월드컵 대표팀 월드컵 예선을 기억한다. 당시 대표팀은 본프레레였고, 사우디에게 2:0으로 패하고 한 때 대표팀의 월드컵 예선 탈락이 예상되기도 하였다. 당시 박주영을 왜 뽑지 않느냐는 이야기가 많이 나왔다. 축구천재라는 타이틀로 K리그에서 가장 핫한 선수였다. 박주영은 우즈벡전에서 극적인 동점골을 넣었고 연이어진 쿠웨이트전에서도 선제골을 넣으면서 대표팀을 월드컵으로 이끌었다. 그리고 박주영은 새로운 대표팀의 희망으로 떠올랐다. 큰 기대를 충족시켜준 케이스이다. 

그리고 그런 상황이 지금의 손흥민과 비슷한 것 같다. 독일에서 뜨거운 아이콘으로 성장하면서 대표팀에서도 중용을 해야한다는 이야기가 나왔지만 손흥민에게 기회가 주어지지 않았다. 그를 사용하지 않은 최강희 감독은 비난을 받아야 했다. 물론 기존 공격수들의 부진이 큰 이유기도 하다. 그에게 지난 최종예선 2경기동안 주어진 시간은 약 30분남짓이었다. 극적인 골을 넣었지만 지난 경기에선 뚜렷한 족적을 남기지 못했다. 독일 리그에서도 막판 큰 활약을 보여주진 못했다. 

그리고 절체절명의 위기에서 최강희 감독은 손흥민카드를 꺼내들었다. 대표팀에서 제대로된 기회를 처음 주는 선수를 언론앞에 함께 데려나왔다. 잘 할 것이라며. 너무 늦은 시점이 아닌가 생각이 들면서도, 굳이 큰 부담을 느끼는 손흥민을 굳이 언론앞에 데려와야 하나 싶다. 어린 선수이고, 지금 그에게 주어진 무게감은 매우 크다. 

괜한 관심이 그의 부담을 더 배가시키는 것이 아닌지 걱정스럽다. 기회를 줄 것이면 미리 기회를 주어서 대표팀에 녹아들게 했어야 했는데, 손흥민은 대표팀에 녹아들었다고 보긴 힘들다. 한 경기로 판단하면 안되는 어린 선수에게 한 경기로 판단을 해야하는 상황을 자초하고 말았다. 

손흥민이 아니더라도 무려 5명 이상의 선수가 지난 경기와 바뀔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김영권, 김창수, 김신욱, 박종우에 손흥민까지, 거기에 지동원이나 이명주가 선발로 나올수도 있다. 김창수와 김영권역시 대표팀에서는 처음 큰 기회를 잡아드는 상황이다. 그런 상황에서 왜 스포트라이트가 손흥민에게만 집중되야 할까. 

모든 포지션이 중요하다. 어떤 상황에서든 한번의 실수는 바로 실점으로 이어질 수 있다. 대표팀의 관심사가 손흥민으로 집중되는 것 자체가 상당히 불만스럽다. 4명의 포백중 다시한번 2명이 바뀌었고, 미드필더의 조합도 바뀌었다. 김남일이 나오지 못할수도 있다. 기성용과 구자철이 빠지면서 대표팀의 중원이 한번 변화를 겪어야 했는데 다시한번 변화를 겪게 된다. 이런 위험성에 대한 이야기는 하나도 없이, 대표팀의 기사는 손흥민의 활약여부로 집중되고 있다. 

이 상태로라면 손흥민이 골을 넣는다고 하더라도 승리하지 못할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우즈벡은 분명히 만만히 볼 전력이 아니다. 특히 우리나라의 수비가 이렇게 흔들리고 있는 상황에서는 더욱 더 그렇다. 수비에도 집중을 해 주었으면 좋겠다. 포백라인이 도대체 몇경기째 바뀌고 있는지 모르겠다. 

우리가 원하는 것은 승리이다. 언론의 바람대로라면 손흥민이 골을 넣어 한국축구의 구세주가 되는 것이겠지만 그전에 새로운 수비, 미드필더라인에 대한 관심도 가져주었으면 좋겠다. 당연히 일어날 수 없는 일들이 매우 당연하게 벌어지고 있으며, 이 당연하게 받아지는 일들은 우리나라 대표팀 경기력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