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 레버쿠젠행, 제2의 차붐이 되길

Posted by Soccerplus
2013. 6. 14. 09:00 해외파 이야기/손흥민

우리나라시간으로 어젯밤, 손흥민이 레버쿠젠으로의 이적을 확정지었다. 월드컵 최종예선이 진행되고 있는 와중에 확정된 이적이었다. 이번 여름, 우리나라에서 기대를 받고 있는 해외파 선수들 가운데 가장 먼저 진행된 이적이다. 12-13시즌 초반, 도르트문트를 상대로 2골을 넣은 이후로 계속해서 빅클럽과 연결되었던 손흥민이지만 다소 링크의 강도가 적었던 레버쿠젠으로 이적을 확정지었다. 토트넘, 도르트문트행을 기대했을수도 있겠지만 레버쿠젠도 상당한 강팀이다. 

30년전 레버쿠젠에 한국인 선수가 들어왔다. 바로 차범근이었다. 물론 내가 태어나기도 전의 이야기지만 차범근의 독일에서의 명성은 익히들어 잘 알고 있다. 역대 최우수 외국인 선수중 한명으로 꼽히고 있고, 레버쿠젠팬들에게는, 그리고 독일을 넘어 유럽전역의 많은 축구팬들에게 한국축구를 알린 선수가 바로 차범근이었다. 후에 이를 인연으로 그의 아들인 차두리가 레버쿠젠에 입단하긴 했지만, 활약이 미비했다. 그리고 어제 진정한 차범근의 후계자라고 할 수 있는 손흥민이 레버쿠젠행을 확정지었다. 

레버쿠젠은 손흥민을 이적시키면서 이번시즌 에이스였던 안드레 쉬얼레를 첼시로 보냈다. 그리고 자연스럽게 그 자리를 손흥민으로 채우게 되었다. 이적료는 비공개로 알려지지 않았지만 손흥민의 이적료는 최소 1000만 유로로 추정되고 있다. 그리 큰 구단은 아니기에 손흥민의 이적료는 상당히 큰 금액이다. 기존 레버쿠젠의 이적료 클럽 레코드를 깬 금액이다. 손흥민에 대한 기대가 어느정도인지를 알수가 있는 부분이다. 

리그에서 최정상급의 공격진을 보유하고 있는 팀이다. 12/13시즌 모든 경기에서 선발출장하며 24골을 넣으면서 득점왕에 오른 스테판 키슬링이 주전 공격수를 점하고 있고, 카스트로라는 리그 최정상급 윙포워드를 보유하고 있는 팀이기도 하다. 손흥민은 이들과 함께 삼각편대를 이룰 것으로 생각이 된다. 라스 벤더와 롤페스가 지키는 중원역시도 리그 상위권에 속하고도 남는 라인이며 카르바할의 오른쪽풀백자리만 메꿀 수 있다면 수비라인도 안정적이다. 

도르트문트를 생각하면 될 정도로 빠른 공격속도를 자랑하는 팀이다. 손흥민이 가장 자신있게 할 수 있는 부분이기도 하다. 경기를 90분내내 지배하지는 못하는 팀이지만 빠른 역습이 무척이나 매력적인 팀이다. 공을 빼앗아낸뒤 재빨리 패스를 주고 패스를 준 선수는 빈공간으로 움직이며 패스를 다시 받으면서 전진하는 팀이고 몇차례의 패스를 바로 골로 연결하는 팀이기도 하다. 이 부분에서 에이스인 쉬얼레와 키슬링의 존재감이 대단했고, 이 쉬얼레의 진자리를 메우기 위해 손흥민을 영입했다. 

손흥민이 뛰게 될 공격적인 부분만 초점을 맞춰서 놓고 보자면 공격진 선수들에게 포지션이란 틀자체가 조금은 무의미한 팀이다. 그만큼 스위칭이 잦은 팀이다. 키슬링이 중앙에서 자리를 잡기도 하지만 측면으로 빠지기도 하고 그 빈자리를 쉬얼레가 침투하면서 골을 노리기도 했었다. 손흥민역시도 좌측 윙포워드 포지션이 예상되지만 중앙으로 침투해들어가는 움직임을 많이 볼 수 있을 것 같다. 

손흥민이 이적을 무척 잘 했다고 생각한다. 5년계약이라는 것이 마음에 걸리기는 하지만, 다음 시즌 챔피언스리그를 경험할 수 있고 좋은 동료들과 함께 할 수 있다. 리그 적응도 필요없을뿐더러 주전자리도 확정적으로 보인다. 클럽 레코드에 대한 부담감을 떨치고 그에게 투자한 가치를 그라운드에서 보여주면 된다. 레버쿠젠이 명성보다 규모가 그리 큰 클럽이 아니기에 그가 더 발전해 정말로 빅클럽들이 그를 노릴 경우 마냥 붙잡을 팀도 되지 못한다. 꾸준한 주전출장으로 월드컵과 아시안게임을 성공적으로 마친뒤 제2의 도약을 기대하기에도 좋은 클럽같다. 

그의 목표는 한국인 선배인 차범근이 되길 바란다. 물론 다른 스타일의 선수이고 시대도 그에 따른 흐름도 다르지만 차범근이 레버쿠젠에 남긴 족적들을 하나하나씩 따라가는 것이다. 레버쿠젠 팬들도 손흥민에 대한 기대가 엄청날 것이고, 특히 레버쿠젠의 올드팬들은 그의 플레이를 통해 차범근을 추억할 것이다. 더 큰 발전을 위해 새로운 도전을 택한 손흥민, 그가 레버쿠젠에서 더 발전하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