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 리버풀보다 레버쿠젠이 더 나은 선택인 이유

Posted by Soccerplus
2013. 7. 18. 09:00 해외파 이야기/손흥민

지난 월요일, 손흥민의 아버지가 국내 언론을 상대로 흥미로운 인터뷰를 했다. 손흥민이 도르트문트전에서 2골을 몰아치면서 지난 가을부터 무수한 이적설에 시달렸고, 결국 레버쿠젠을 선택했던 그 과정들에 대한 상세한 인터뷰였다. 그리고 그 상황과 레버쿠젠을 선택한 이유들을 따져보니 무척이나 현명한 선택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적설로 나돌던 리버풀과 도르트문트의 관심은 사실이었다. 

그의 인터뷰를 살펴보니 리버풀과 도르트문트의 관심이 단순히 관심에 지나치지 않았던 것같다. 리버풀은 손흥민의 아버지를 구단에 초청해 손흥민을 원하는 이유를 3가지 제시하기도 했고, 도르트문트의 관계자도 시즌말미에 함부르크에 모습을 드러내면서 구체적인 그의 활용방안을 제시하기도 했다고 한다. 

확실한 것은 레버쿠젠이라는 클럽만큼이나 리버풀이나 도르트문트라는 클럽의 명성과 규모가 크다는 것이다. 아니, 오히려 레버쿠젠은 이들보다 클럽의 규모는 더 작다. 역사를 따져본다면 논란이 있겠지만 현재 이 상황에서는 이적을 선택하지 않은 두 클럽의 규모가 더 크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손흥민은 두 클럽을 선택하지 않고 레버쿠젠을 택했다. 특히 리버풀의 구애가 매우 뜨거웠다고 알려졌다. 

손흥민은 실리를 택했다. 리버풀은 축구선수라면 누구나 한번쯤 뛰어보고 싶을만한 클럽이다. 영국에서 둘째가라면 서러워할 역사를 갖고 있으며 팀에도 스타선수들이 즐비하다. 최근 몇시즌동안 리그에서 부진하기는 하고 유럽대회에 나갈수도 없지만, 분명히 구미가 당기는 클럽이다. 빅클럽의 기준이 명확하게 자리잡혀있지는 않지만, 많은 팬들에게 빅클럽으로 인식이 될 수 있는 클럽중 하나라고 생각한다. 

도르트문트로의 이적을 하지 않은 것은 팀에 경쟁자가 많기 때문이다. 괴체가 팀을 떠났지만 여전히 경쟁자들이 적지 않다. 최근에는 아우마베양과 음키타리안을 영입하면서 2선공격수들의 깊이를 더했다. 지동원의 도르트문트행을 추천하고 싶지 않은 이유역시도 그의 기회가 보장되지 않기때문이다. 팀이 유망주로 생각하는 선수에게도 출장기회가 주어지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되는데 매경기 주전출장을 원하는 손흥민에게 확실한 주전을 보장해줄수는 없다. 

리버풀인 경우에는 상황이 조금 다르다. 팀의 전력이 도르트문트보다는 떨어지고, 로저스감독 부임이후 그의 색에 맞는 선수들로 리빌딩이 진행중이기 때문이다. 리버풀의 주전 공격수자리가 레버쿠젠의 주전공격수보다 떨어진다고 말하기도 어렵다. 

결론적으로 말하자면 리버풀보다 레버쿠젠이 낫다. 일단 리버풀이 아주 많이 그를 원했다 하더라도 그에게 100% 주전을 보장해주기는 어렵다. 하지만 레버쿠젠은 다르다. 손흥민의 이적료는 구단의 클럽레코드였다. 1000만유로, 결코 적은 금액이 아니다. 거대 자본이 들어와있는 EPL에선 큰 이적료가 아닐지 몰라도 레버쿠젠에겐 매우 큰 이적료이다. 그를 데려오자마자 안드레 쉬얼레를 첼시에 팔았다. 손흥민을 쉬얼레의 대체자로 생각하고 있다는 이야기이다. 쉬얼레가 누구인가, 지난시즌까지 레버쿠젠의 에이스로 뛰었던 선수이다. 

두번째로 레버쿠젠은 손흥민에게 챔피언스리그의 기회를 줄 수 있다. 지난 시즌 3위로 시즌을 마감하면서 레버쿠젠은 다음 시즌 챔피언스리그 32강 조별리그에 합류하게 되었다. 최소한 6경기의 챔피언스리그 기회가 주어지게 된다. 리버풀에 미래가 없다고 할수는 없지만 다음 시즌을 넘어 다다음 시즌에 챔피언스리그에 나갈 수 있다고 장담하기 어렵다. 그 가능성만을 놓고 말하더라도 다다음 시즌 레버쿠젠에서 챔스리그를 나갈 확률이 더 높다. 리버풀에겐 유럽대회라는 메리트가 없다. 

세번째, 어린 손흥민에게 새로운 리그의 적응이라는 것은 분명히 어려운 일이다. 그리고 그 적응이라는 것이 말처럼 쉽지도 않다. 리버풀로 넘어가게 된다면 매우 열정적인 팬들과 마주하게 될 것이다. 아직 리그 적응도 안된 손흥민이 초반부터 좋은 모습을 보여주지 않는다면 팬들의 시선이 따갑게 느껴질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레버쿠젠은 리그적응이 필요없다. 그리고 레버쿠젠팬들은 손흥민의 플레이를 직접보았기에 그의 능력을 더 잘 알고 있다. 초반 잠시 부진하더라도 인내심을 갖고 기다려 줄 것이다. 

아버지의 인터뷰를 들어보니 손흥민의 레버쿠젠행은 더할 나위없이 현명한 선택이었다고 생각한다. 에이스의 번호인 7번 등번호를 달고 챔피언스리그를 뛰게 될 손흥민의 모습이 기대된다. 장기계약을 맺은 만큼 팀에 믿음을 주는 플레이로 보답을 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