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승우-박주호 두 독일이적사례가 주는 교훈

Posted by Soccerplus
2013. 7. 19. 09:00 해외파 이야기/다른 선수들

독일 분데스리가에 한국인 선수들의 러쉬가 계속해서 이어지고 있다. 지동원과 구자철이 아우구스부르크에서 활약을 했고, 손흥민도 함부르크에서 뚜렷한 족적을 남겼다. 손흥민은 이적시장에서 리버풀이 아닌 레버쿠젠을 선택했다. 3년전만 했더라도 이해가 되지 않을 수 있는 이 선택은 많은 축구전문가들에게 칭찬을 받고 있다. 그만큼 독일축구의 위상이 높아졌고, 그 안에서 한국 선수들의 위상도 높아졌다고 말할 수 있다. 

지난 일주일간 두명의 선수가 독일 분데스리가와 연결되었다. 이번주 초, 청소년 대표팀의 에이스로 활약했던 류승우가 도르트문트의 러브콜을 받았다. 하지만 류승우는 본인이 아직 더 성장해야할 때라고 주장하면서 도르트문트의 러브콜을 거절했다. 다시 오지 않을 기회가 될 수 있음을 알기에 매우 어려운 선택이었다. 그리고 어제, 박주호는 마인츠로의 이적을 확정지었다. 유럽축구의 변방에서 뛰던 박주호가 독일로 이적한 것은 매우 깜짝놀랄만한 소식이었다. 프랑스나 네덜란드등 중상위권 리그에서 빅리그로의 이적은 있었지만 그 이하의 리그에서 빅리그로 진출한 사례는 이번이 처음이다. 

한 선수는 독일 분데스리가 진출에 성공했고, 다른 한 선수는 독일 진출이 가능했지만 스스로 포기했다. 나는 이 두가지 사례가 모두 긍정적인 선택이라고 생각하고 그 안에서 충분히 교훈을 찾아볼 수 있다고 생각한다. 

먼저 박주호의 사례를 살펴본다면, 그의 3년전 바젤이적은 누구도 관심을 갖지 않았다. 그해 맨유를 꺾고 챔스 16강에 오르면서 관심을 받는 듯 했지만 그것이 끝이였다. 어느 언론에서도 그의 활약을 깊게 다루지 않았다. 스위스리그가 우리나라의 K리그보다 더 수준이 나은 리그라는 생각이 들지도 않는다. 

하지만 3년뒤 박주호는 빅리그 입성에 성공했다. 수준이 낮은 리그는 둘째라고 생각해도 유럽내의 스카우터는 K리그보다 스위스에 더 많은 것이 당연하다. 그리고 유럽내의 적응도 문제가 없고 독일어를 구사하는데도 수월함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결과적으로 박주호는 국내에서 최고의 풀백이라고 말하기 어려운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빅리그 주전을 꿰차게 될 것이다. 그리고 이 결과가 내년 월드컵에 미칠 영향도 적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재능만을 놓고 보면 나는 박주호보다는 윤석영이 더 기대가 가는 선수라고 생각했다. 박주호가 수비에서, 윤석영이 공격에서 더 뛰어난 선수이지만 어린 나이와 가능성은 윤석영이 더 낫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윤석영은 QPR이적이 완전히 실패로 돌아가면서 대표팀 명단에서 제외되었다. 박주호가 마인츠에서 꾸준한 활약을 보여준다면 왼쪽풀백자리에서 우위를 점할 것이라고 생각된다. 

박주호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했던 것은 주전가능성이었다. 바젤입단 당시 슈트트가르트에서도 그에게 관심을 보였으나 그가 뛰기 힘든 팀이라고 생각했다. 수비수로 벤치멤버가 된다는 것은 경기출장기회가 적다는 의미이다. 그런 박주호는 슈트트가르트에서 벤치생활을 하느니 바젤에서 주전으로 뛰는게 낫다는 판단이 섰던 모양이다. 결과적으로 그 선택은 더 좋은 결과를 가져왔다. 

류승우의 경우에서도 국내 어린 선수들이 교훈을 찾길 바란다. 도르트문트, 유럽 최고의 클럽중 하나이다. 그 팀의 감독은 위르겐 클럽이고 유럽에서 가장 핫한 젊은 명장중 한명이다. 몇일전부터 도르트문트의 단장이 직접 한 명의 유망주영입을 진행하고 있다며 미래를 위한 투자라며 공공연한 이야기를 했고, 그게 바로 류승우였다. 하지만 류승우는 그런 제의를 거절했다. 지금 당장의 명예보다는 본인의 실력을 키우는 것이 먼저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이는 상당한 의미가 있다고 본다. 우리나라에서 빅리그로 직행한 선수들 가운데 이청용정도를 제외하고는 출전시간을 잡지 못해 고전한 사례가 대부분이다. 지금 자리를 잡았다고 말할 수 있는 기성용도 스코틀랜드를 통해 이적을 했고, 구자철도 아우구스부르크 임대를 통해 비로소 자리를 잡았다. 지동원 역시도 마찬가지였다. 그런 상황에서 무작정 꿈의 클럽으로 가기보다는 어린나이에 더 많이 뛸 수 있는 클럽을 찾는게 먼저라는 판단이 섰던 모양이다. 

현명한 선택이다. 아직 나이가 어리고, 내년 아시안게임을 통해 병역문제를 해결한 뒤 해외진출을 모색해도 늦지 않다는 생각이다. 동나이대에 K리그에서 주전을 차지하고 있는 선수도 없는 것이 현실인데, 그런 상황에서 세계 굴지의 빅클럽도전은 성공가능성보다 실패의 가능성이 훨씬 더 높다. 

이 두선수가 주는 교훈, 바로 주전출장기회이다. 해외이적을 위해서 가장 우선시해야하는 것은 내가 많이 뛸 수 있느냐이지, 클럽의 네임밸류가 아니라고 생각한다. 물론 자신이 원하는 팀의 벤치라도 괜찮다고 생각을 하면 문제가 없겠지만, 그런 대우에 만족을 할 선수는 별로 없다. 두 선수의 독일이적사례는 앞으로 많은 유망주들이 참고해야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