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SV행, 박지성의 또다른 시작을 응원합니다

Posted by Soccerplus
2013. 7. 31. 09:00 해외파 이야기/박지성


지난 일요일오후였던 것으로 기억한다. 박지성의 아인트호벤행이 가시권에 들어왔고 메디컬 테스트를 받으러 네덜란드에 가있다는 이야기가 들려왔다. 그간 잠잠했던 박지성의 이적이야기가 한번에 종결이 되는 순간이었다. 그의 연봉에 관한 논란이 있기도 했지만 어제 그의 아버지가 아인트호벤행을 확인하면서 이제는 오피셜기사만 기다리면 되는 상황이다. 

확실히 지난 1년은 박지성에게 힘든 시간이었다. QPR과의 좋지 않은 기억들은 그의 말년을 무척이나 불명예스럽게 만들었다. 나는 지난 2월부터 5월까지 QPR의 경기장을 네번을 찾았지만 박지성이 피치위에서 뛰었던 겨기는 한경기뿐이었다. 그만큼 박지성의 비중은 작았고, 팀은 강등을 당했다. 많은 좋은 선수들이 있었지만 소용이 없었다. 레드냅의 이해할 수 없는 용병술도 크게 한몫을 했다. 

QPR에서 박지성은 주급 1억원정도를 받고 있다고 알려졌다. 1년이면 50억이 넘는 금액이다. 정확한 액수는 알 수 없지만 아인트호벤으로 이적하면서 박지성은 연봉삭감을 감수할 것으로 보인다. 아인트호벤의 연봉체계에서 최고 연봉자는 약 15억원정도이다. 애초에 알려진 30억설과는 거리가 있는 금액이다. 하지만 박지성은 돈에 크게 연연하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 어찌되었든 절반이상의 연봉삭감을 감수하면서도 그가 찾고 싶은 것은 자존심이다. 

프로는 돈으로 말한다는 것을 알면서도 본인은 자존심회복을 택했다. 그만큼 지난 시즌 겪었던 그의 마음고생이 얼마나 심했는지를 알 수 있다. 앞으로 EPL에서 그를 볼 수 있는 날이 없을 것 같다. 하지만 여전히 유럽무대에서 그의 활약상을 볼 수 있다는 것은 감사하게 생각한다. 뉴욕 레드불스와 몇몇 K리그의 제안을 뿌리치고 간 곳이다. 

아인트호벤이 챔피언스리그 진출티켓을 얻어냈긴 했지만 본선무대인 32강 조별예선까지 올라갈 가능성은 그리 높지 않다. 3차예선과 플레이오프를 치뤄야 하는데 여기에서 마주칠 팀들의 전력이 쉽지만은 않은 팀들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실낯같은 가능성도 있다. 챔스리그 32강까지만 올라간다면 다시한번 유럽의 강호들을 상대로 뛰는 모습을 볼 수 있다. 극적으로 다시한번 올드트래포드 원정을 갈 수 있을지도 모르는 일이다. 

아인트호벤은 박지성에게 매우 낯익고 반가운 친정과도 같은 팀이다. 2002월드컵이후 그의 소속클럽이었으며 챔스리그 4강에서 밀란을 상대로 골을 넣었을 때도 아인트호벤의 붉은 유니폼을 착용하고 있었다. 4강 2차전에서 첫골을 박지성이, 그리고 2, 3번째 골을 넣었는데 그 선수가 바로 지금 감독인 필립 코쿠이다. 거기에 맨유 첫시즌 박지성의 절친이었던 루드 반 니스텔루이는 코치로 있고, 이번 박지성 이적에서도 큰 역할을 행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코쿠 감독은 박지성에게 오른쪽 윙어의 롤을 맡길것이다. 그를 오른쪽 윙어로 생각하고 강력하게 영입의사를 타진했다. 박지성이 가장 좋았던 시기에 함께 뛰었기에 박지성이 어떤 역할을 맡아야 최고의 활약을 보여주는지 잘 알고 있다. 박지성이 컨디션만 잘 가다듬고 매경기 최선을 다한다면 10년전의 모습을 다시한번 보여줄 수 있다고 생각한다. 

많은 스타급플레이어들이 전성기를 빅클럽에서 누리다가 은퇴직전 본인의 친정팀으로 돌아와 팬들의 열렬한 응원을 받고 은퇴를 했던 기억이 있다. 박지성도 비슷한 상황이라고 생각한다. 아인트호벤의 마지막 챔스 4강의 주역이었고, 팬들의 열렬한 응원을 받았던 박지성이 다시 돌아간다. 팬들도 10년전 그의 모습을 다시 기억하고 있고, 그 10년동안 더 큰 무대에서 맹활약한 그에게 자부심을 느끼고 있을 것이라 생각된다. 박지성이후 빅클럽으로 이적해 성공가도를 달린 선수가 없기도 하다. 

어느 곳으로 가든 최고의 프로의식으로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을 안다. 우리에게 유럽축구의 참재미를 알려주었고, 지금 수많은 해외파들의 시작을 알렸던 선수이다. 그가 없었다면 지금 우리나라의 해외파도 이렇게까지 성장하기는 힘들었을 것도 안다. 언제가 그의 마지막이 될지는 모르지만 그의 두번째 아인트호벤 생활이 첫번째 생활만큼이나 행복하고 화려하기를 응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