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SV 임대, 박지성의 해피엔딩을 기원한다

Posted by Soccerplus
2013. 8. 7. 09:00 해외파 이야기/박지성

떼떼떼뗴! 위쏭빠레! 이노래는 우리나라 팬들에게도 유명해진 'Song for Park'이라는 제목의 박지성의 PSV시절의 응원가였다. 2005년 밀란을 상대로 선제골을 넣었을 때 퍼졌던 이 위쏭빠레의 전율은 아직까지도 뇌리에 똑똑히 남아있다. 개인적으로 지난 1월부터 QPR의 홈경기를 네차례 관전했었는데 운명의 장난처럼 QPR이 킥오프하기전 선수들에게 기합을 넣는 음악이 바로 이 박지성 응원가의 원곡이었다. 원곡의 제목이 무엇인지는 알 수 없지만, QPR팬들은 이 노래가 박지성의 옛 응원가인지를 아는지 모르는지 자신들의 응원을 하기 바빴다. 그냥 나도 어디선가 들어본거 같다라는 생각을 해보았는데 생각해보니 8년전 박지성의 응원가였다. 

그리고 어제 아침 단독보도를 통해 박지성의 아인트호벤임대이적이 확정되었다. 박지성과 절친하고, 국내 최고의 해설자중 하나인 박문성의원의 기사이니 이제는 공홈에 유니폼을 든 사진만 기다리면 될 것 같다. 등번호가 어찌되었든 무엇이 중요하겠는가. 마음같아선 아인트호벤시절의 7번을 달았으면 정말 좋겠지만, QPR을 탈출하고 그 종착지가 그의 마음의 고향과도 같은 아인트호벤이라는 것에 의미를 두고 싶다. 

아인트호벤을 가면 분명히 더 많은 출장기회를 부여받을 것이다. 이번 영입도 아인트호벤시절 동료이자 현재 감독인 필립 코쿠의 강력한 의사에 의해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그리고 그를 설득한 것도 맨유시절의 동료였던 뤼트 반 니스텔루이였다. 감독과 코치가 모두 박지성을 너무나 잘 알고, 그의 능력을 믿고 있는 사람들이다. 레드냅과는 차원이 다르다고 말할 수 있따. 

맨유에서 7년을 뛰며 보여줘야할 것은 다 보여주었다고 할 수 있다. 세계최고의 팀에서 7년을 뛴다는 것이 얼마나 힘든 일인지를 깨달았으며 수많은 세계적인 경쟁자들과의 싸움에서도 결코밀리지 않았다. 퍼거슨이 직접 편지를 써서 미안함을 표시하기도 했고, 맨유와의 홈경기에서는 퍼거슨감독이 직접 벤치를 찾아 악수를 건내기도 했다. 

2005년 아인트호벤에서 밀란을 상대로 골을 넣으며 챔스 4강무대를 밟는다는 것이 꿈처럼 느껴졌던 시절이 있었다. 하지만 박지성은 맨유에서 6차례 더 챔스 4강문턱을 밟았고, 아스날을 상대로 골도 넣었으며 두차례의 챔스 결승 선발이라는 기록을 남겼다. 이룰 수 있는 것은 모두 이뤘으며 이제는 전세계 그 어떤 선수도 피하지 못한 선수생활의 마지막을 맞이하고 있다. 

박지성의 선수생활이 얼마나 더 이어질지는 모르겠다. 이번 1년임대라는 말이 왠지 더 싸한느낌은 이번 아인트호벤 생활을 끝으로 선수생활을 마감할 수도 있다라는 생각이 든다. 국내에 복귀해 K리그 무대를 밟을 가능성도 적지 않다고 생각되지만 박지성의 유럽생활의 마지막이 될 가능성이 높다. 많은 슈퍼스타들이 자신의 친정팀으로 이적해 선수생활의 마지막을 보내고 이적했다. 박지성 이후 아인트호벤에서 빅클럽으로 갔던 선수는 아펠라이정도이다. 아펠라이도 바르셀로나로 이적했지만 뚜렷한 활약을 보이지는 못하고 이곳저곳을 전전긍긍하고 있다. 아인트호벤팬들에게는 자신들의 마지막 자랑거리가 될수도 있는 선수가 바로 박지성이다. 

박지성이 떠난 이후 아인트호벤은 리그이외에는 유럽에서 뚜렷한 족적을 남기지 못했다. 그리고 리그에서도 07-08시즌 이후 5시즌 연속 리그 트로피를 가져오지 못하고 있다. 리그의 수준이 하락하면서 팀의 수준도 전체적으로 떨어지고 있는 느낌이다. 하지만 박지성이 돌아옴으로 인해 팬들은 과거의 향수를 다시한번 느끼게 될 것이다. 박지성이 돌아오자 마자 5년동안 찾지 못했던 리그 트로피를 들어올린다면 팬들에게 박지성은 전설적인 인물로 기억될 수 밖에 없을 것이다. 

박지성의 아인트호벤시절이 8년전만큼이나 화려하기를 바라지는 않는다. 그리고 그렇게 되기를 바라는 것은 욕심이다. 하지만 박지성이 선수생활의 마지막을 자신을 신뢰해주는 감독과 팬, 그리고 동료들 사이에서 행복하게 보냈으면 좋겠다. 무엇을 기대하든 그 이상을 보여주었던 박지성이다. 꾸준한 기회와 신뢰가 있다면 과거의 영광을 다시한번 보여줄지도 모르는 일이다. 지난 2년간 맨유와 QPR에서 마음고생을 한 박지성이었다면, PSV에서는 한시름 부담을 덜고 행복한 마무리를 할 수 있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