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성용, '유로파 30분 출장'의 의미는?

Posted by Soccerplus
2013. 8. 30. 09:43 해외파 이야기/기성용


이적이 유력시되던 기성용이 유로파리그에서 출장했다. 30분의 교체출장이었다. 팀은 졌지만 첫 경기에서의 승리를 통해 유로파리그 본선행티켓을 따냈다. 스완지라는 작은 클럽이 이제는 유럽 정상을 노리게 되었다. 지난 시즌 캐피탈 원컵 우승과 함께 라우드럽이 가져다준 두번째 선물이었다. 팀은 이번 여름 유로파리그를 위해 이곳저곳 알찬 보강을 했다. 얕은 스쿼드가 약점이었지만 이제는 어느정도 두터움을 유지할 수 있게 되었다. 

그 와중에 주전기회를 받지 못하고 밀려났던 기성용이었다. 브리튼이라는 기존 주전 전력에 다시 임대되어온 데 구즈만, 그리고 세명의 중앙자원인 쉘비, 포수엘로, 카냐스까지 들어왔다. 여기에 윌프레드 보니가 이적하면서 미추가 공격형 미드필더로 나서도 무방한 상황이되었다. 순식간에 경쟁자가 5명이 늘어난 셈이다. 기성용은 이 과정에서(혹은 지난 시즌 말미부터) 불만이 생겼고 결국 이적을 요청하는데까지 이르렀다. 

기성용은 지난 시즌 팀의 핵심전력이었다. 그를 빼놓고 스완지 돌풍과 캐피탈 원컵 우승을 말하기는 어려웠다. 좋은 볼전개능력과 키핑능력, 그리고 시야를 가진 기성용의 존재감은 상상이외로 컸다. 브리튼보다 더 많은 패스 횟수와, 더 높은 패스성공률을 보유하고 있었다. 간간히 벌려주던 롱패스도 브리튼에게는 볼 수 없는 것이었다. 하지만 그런 기성용이 선발에서 제외되었다. 그리고 스완지는 지난 두 경기에서 맥없이 패배했다. 지난 시즌 초반과는 영 다른 분위기이다. 

기성용이 없다는 것은 팀의 플레이스타일의 변화와 직결되었다. 주로 그 자리에는 리버풀에서 온 존조 쉘비가 뛰었다. 하지만 그의 플레이는 기대이하였다. 리버풀 팬들마저 미안함을 느끼고 있을정도니 말이다. 패스성공률이 70퍼센트대에 떨어졌다. 기성용의 90퍼센트 이상의 패스성공률과 비교가 되는 부분이다. 여기에 팀 특유의 짧은 숏패스위주의 플레이도 사라지고 말았다. 브리튼도 나오지 않았던 토트넘 전에서는 이 팀이 스완지가 맞나?라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이적이 유력하던 선수를 이적시장 마감 사흘이 남은 상황에서 투입했다는 것은 의미를 갖고 보아야 된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주변상황을 함께 생각해 본다면 더욱 더 그렇다. 팀은 리그에서 부진하고, 승리는 커녕 지금껏 지켜왔던 플레이스타일을 잃기 시작했다. 이와중에 기성용이 후반 30분간 피치에 올라왔다. 

한가지 가능성은, 이미 이긴 승부에서 주전을 쓰기보다는 주전들의 체력을 아끼자는 의도로 생각될 수도 있다. 이미 첫 경기에서 득실차를 많이 벌려놓았기 때문에, 주전을 쓰는 것이 의미가 없고, 그냥 이미 쓰지 않을 선수를 쓴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물론 그렇게 생각을 해도 가능하다. 하지만 이번 시즌 주전, 그리고 로테이션자원 이외에도 팀내 유망주가 많이 등장했던 경기였다. 중원에 굳이 기성용을 쓸 이유는 없다고 생각한다. 

나의 생각은, 라우드럽이 지난 두 경기를 통해 많이 실망을 했고, 가능하다면 기성용을 잡고자 하는 의도가 엿보이는 듯 하다. 거기에 기성용의 이적도 순항을 하고 있지는 않다. 어떤 클럽이 접촉을 하고 있는지는 확실히 알 수 없지만 기성용의 이적이 확실시되는 분위기에서 그 기세가 확실히 줄은 듯 하다. 에버튼, 선더랜드등 많은 클럽의 이적설이 떠돌았지만 지금은 기사도 잘 나오고 있지 않은 상황이다. 

라우드럽에게 기성용은 꼭 필요한 존재라고 생각된다. 이미 많은 부분 기성용은 팀에서 필요한 존재라는 것이 증명이 되고 있다. 야심차게 데려온 카냐스, 쉘비의 기량이 그리 뛰어나지 않다. 지난 시즌 첫 경기부터 엄청난 존재감을 보여준 기성용과는 다른 부분이다. 

지난 포스팅에서 기성용이 팀에 잔류하기를 바라는 글을 쓴적이 있다. 단순히 팀의 수준을 떠나 주전 경쟁도 해볼만하고, 팀의 스타일과 가장 부합하는 선수이기 때문이기도 했다. 문제는 언론에 알려진 불화이다. 그 상황에서 30분을 투입했다? 이 의미는 단순히 주전의 체력안배라고 생각하기엔 다른 의미가 더 깊은 듯 보인다. 이적시장은 3일남았고, 이번 주말 스완지는 다시 리그경기를 펼친다. 여기에서 기성용이 명단제외된다면 이적이 확실시 되는 것이겠지만, 그렇지 않다면 스완지 잔류가능성이 높다고 봐야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