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더랜드 데뷔전 기성용, 희망을 보았다

Posted by Soccerplus
2013. 9. 16. 09:59 해외파 이야기/기성용


아스날과 선더랜드의 프리미어리그 4라운드 경기, 이날 경기는 슈퍼스타 외질의 아스날 데뷔전으로 더 관심을 모았던 경기였다. 하지만 같은 날, 같은 곳에서 또 다른 데뷔전을 갖는 선수가 있었다. 바로 한국의 기성용이었다. 이날 경기를 앞두고 스완지에서 선더랜드로 1년간 임대를 온 기성용은 아스날을 상대로 데뷔전을 펼쳤다. 등번호 4번을 달고, 선더랜드의 중앙 미드필더로 선발출장했다. 그에 대한 기대감을 알 수 있게 하는 부분이었다. 

결과적으로 말하자면, 기성용은 준수한 경기력을 보여주었다. 풀타임으로 경기를 뛴지가 꽤나 오래전이었음에도 불구하고, 후반전에도 좋은 모습을 보여주었다. 상대가 아스날이었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그의 활약은 조금 더 점수를 쳐줘야 한다고 생각한다. 미드필더에 대한 압박이 좋은 아스날을 상대로 데뷔전을 치뤄야 했던 부분은 분명히 고려해야한다. 스완지에서보다 더 공을 잡기가 힘들었고, 경기 전술자체가 다른 팀이었기에 적응기간도 어느정도 걸릴 것이다. 

기성용은 데이빗 본과 짝을 이뤄 중앙 미드필더를 구축했다. 스완지 시절, 그리고 대표팀에서 4-2-3-1 포메이션과는 다른 4-4-2 포메이션이었다. 기성용은 수비적인 역할로 쳐지면서 이따금씩 오버래핑을 시도했다. 수비적인 역할과 함께 안정적인 볼배급을 맡았다. 그의 파트너였던 데이빗 본이 매우 좋지 않았다. 후반전에 나왔던 크레이그 가드너와의 호흡이 더 좋아보였던 모습이었다. 

선더랜드의 팀컬러는 전형적인 잉글랜드식 롱볼축구였다. 전방에 피지컬이 좋은 두 명의 공격수, 플레쳐와 알티도어를 놓고 그들의 공중장악력에 많은 것을 기대하는 느낌이었다. 그렇기에 기성용의 발을 거치기보다는 수비라인에서 한번에 넘어가는 패스가 많았다. 하지만 그렇게 효과가 좋지는 못했다. 상대의 수비수가 이를 효과적으로 방어했을뿐더러, 공격진의 움직임자체가 날카롭지 않았다. 

기성용은 이 와중에서도 다른 유형의 패스를 구사했다. 기성용은 89%의 패스성공률을 보여주면서도 그의 패스중 51%를 전방으로 보냈다. 그의 정확한 패스는 팀의 공격방향을 바꾸거나, 상대의 압박을 벗어나는데 좋은 역할을 했다. 다른 선수들과는 확실히 구별되는 특징을 보여준 것이다. 이는 앞으로 선더랜드에서의 주전경쟁에 큰 도움이 될 것이다. 

키핑력, 시야, 압박을 벗어내는 능력이 합격점을 받았다면 활동량이나 스피드 부분에서는 조금 더 보완해야한다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다. 원래 기성용은 이부분에서 뛰어난 선수는 아니다. 하지만 2명의 중앙 미드필더를 구축할 선더랜드에서는 그의 활동량과 수비력을 보완해야한다. 지금의 수비적인 역할보다는 좀 더 파이터기질이 있는 수비형 미드필더와 함께 나올 때 더 좋은 활약을 보일 것이라고 생각한다. 다음 경기에서는 아마도 가드너가 선발로 나오지 않을까라는 생각이다. 

스완지에서는 불완전한 주전경쟁을 해야했지만, 선더랜드에서는 독보적인 위치를 구축했다고 생각한다. 이제 이 위치에서 어떤 활약을 보여주느냐는 본인의 문제이다. 본인의 단점을 커버하고, 장점을 부각시키면서 팀내 전술에 녹아드는 플레이를 해야한다. 지동원과 같은 팀에 있기에 시너지 효과를 낼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첫 경기에서부터 주전의 위치를 확고하게 굳힌 느낌이었다. 이제 선더랜드의 미드필더진은 기성용의 파트너를 찾는것으로 초점이 맞춰질 것이다. 크레이그 가드너가 우위를 점한 가운데, 카터몰이나 카브랄이 그 자리를 위협할 수도 있다. 기성용도 누가 그의 파트너로 서느냐에 따라 플레이스타일을 유연하게 가져가야 한다. 두명의 중앙 미드필더가 서는 팀이기에 수비력은 스완지때보다 더 신경을 써야한다. 

점유율을 위주로 가져가면서 볼처리의 스피드가 크게 중요하지 않았던 스완지와 빠른 역습으로 골을 노려야 하는 선더랜드는 다르다. 조금 더 볼처리 스피드에 신경을 써야한다라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몇몇 부분에서는 공을 잡고 끄는 바람에 타이밍이 늦어지기도 했다. 

주전기회자체가 가능성이라고 생각한다면, 기성용은 이번 시즌 많은 가능성을 부여받을 것이다. 일년동안 본인이 많은 기회를 통해 새로운 성장의 기틀을 마련해야한다. 미운자식도 내자식이라고, 비록 많은 소란을 일으켰지만 이번 시즌 더 좋은 모습으로 만회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