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 맨유 상대로 어떤 모습 보여줄까

Posted by Soccerplus
2013. 9. 17. 10:25 해외파 이야기/손흥민


손흥민이 함부르크를 떠나 레버쿠젠으로 이적하게된 가장 큰 이유중 하나는 바로 챔피언스리그 무대에서 뛸 수 있다는 것이었다. 챔피언스리그, 축구 선수들에게는 꿈의 무대이다. 그리고 레버쿠젠은 이번 32강 조편성에서 맨유, 샤흐타르, 그리고 레알 소시에다드와 한조에 속하게 되었다. 그 어느팀도 승리를 장담할 수 없는 죽음의 조에 편성되었지만 맨유를 상대할 수 있다는 것은 무척이나 기대되는 부분이다. 

그리고 바로 내일 새벽, 손흥민은 맨체스터 올드 트래포드에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를 상대로 경기를 펼치게 된다. 그의 꿈의 클럽을 맨유라고 말해왔었기에 이번 경기는 더욱 더 특별하게 느껴질 수 밖에 없다. 지난 볼프스부르크전에서는 장거리비행의 피로가 풀리지 않은 듯 컨디션이 엉망이었지만 어느정도 휴식을 취한만큼 더 좋은 경기력을 보여줄 것이라 기대한다. 

손흥민이 플레이할 좌측면, 그러니까 맨유의 오른쪽 측면에는 두 명의 풀백이 부상중이다. 하파엘이 부상으로 아웃되었고, 이의 빈자리를 메우던 필 존스도 부상으로 경기출장이 힘들어 보인다. 스몰링이 손흥민의 상대로 나올 것으로 보인다. 하파엘이나 필 존스보다는 훨씬 더 수월한 상대이다. 물론 좋은 기량을 갖고 있는 수비수이기는 하지만, 손흥민이 역습상황에서 스피드로 어느정도는 제압할 수 있는 상대라는 생각이 든다. 스몰링이 아니라 파비우가 나온다 하더라도 하파엘보다는 훨씬 더 나은 상대이다. 

맨유는 지난 크리스탈 팰리스전에서 2:0으로 승리했다. 새로 영입한 펠라이니의 영향력이 커보였던 경기였고, 좌측면에 야누자이라는 새로운 신예의 희망찬 모습을 보기도 했다. 루니와 반 페르시가 나오는 공격진역시도 보기 좋았다. 여전히 강팀이고, 수비진은 4경기에서 2실점밖에 하지 않았다. 첼시, 리버풀, 스완지 등 강팀을 상대로 한 경기결과였다. 

맨유는 올드 트래포드 홈 경기에서는 늘 강한 모습을 보여주었다. 늘 홈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준주는 팀중에 가장 대표적인 팀으로 꼽혔다. 하지만 의외로 경기가 잘 풀리지 않을 때도 있었는데, 레버쿠젠과 같이 빠른 역습을 구사하는 팀에게 약점을 보여오곤 했다. 센터라인보다 사이드라인이 불안한 팀인데, 레버쿠젠 역습의 동력은 좌우 날개에 있다. 좌우에서 상대를 잘 흔들어준다면 한두번의 찬스는 날 것이라고 생각한다. 

손흥민은 늘 데뷔전에 강했다. 함부르크시절 데뷔경기에서 골을 넣었고, 레버쿠젠으로 옮겨와서도 첫 데뷔경기, 리그경기에서 골을 넣은적이 있다. 그리고 이번 경기는 그의 챔피언스리그 데뷔 경기이다. 다른 선수들이 압박감을 느낄만한 경기에서 더 좋은 활약을 보여주는 승부사기질이 있는 선수이다. 

만약 맨유전에서 골을 넣는다면 지난 시즌 도르트문트를 상대로 4골을 몰아쳤을 때보다 훨씬 더 큰 센세이션을 일으킬 것이다. 우리나라 선수가 맨유를 상대로 골을 넣은 적은 아직 한 번도 없는데, 그 주인공이 손흥민이 될 수 있는 기회이다. 지난 여름 그를 노렸던 많은 스카우터들의 눈을 다시한번 집중시키면서 그의 몸값을 올릴 수 있는 기회이다. 세계적인 강호를 상대로 넣는 골은 늘 큰 성장의 밑거름이 될 수 있다. 지난 여름의 손흥민과 지금의 손흥민이 엄청나게 다른 것은, 지난 시즌 분데스리가에서의 맹활약, 특히 강호들을 상대로 골을 넣었던 사실들에 비롯한다. 

단순히 개인적인 활약뿐만아니라 팀의 16강진출을 위해서도 손흥민은 좋은 역할을 해야한다. 특히 1,2위 후보로 뽑히고 있는 두 팀의 대결이기에 레버쿠젠은 패배를 당하지 않는 경기를 할 것이다. 선수비 후역습전술을 사용할 것이 자명하다. 그 상황에서 선제골을 넣을 수 있다면 훨씬 더 경기는 수월해진다. 손흥민과 시드니 샘, 두 선수에게 기대가 갈 수밖에 없는 이유다. 

모든 이유들을 떠나 박지성 선수 이후, 챔피언스리그에서 맨유를 상대로 경기를 펼칠 수 있는 한국인이 나왔다는 것 자체로 너무나 즐거운 일이다. 개인적으로도 지난 3월 맨유와 레알 마드리드의 올드트래포드 경기를 보고 너무나 감흥에 젖었던 기억이 있는데, 또 한번의 명경기를 보여주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