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달만에 치명적 약점 노출한 모예스의 맨유

Posted by Soccerplus
2013. 9. 24. 09:28 해외 축구 리그 이야기


리그가 시작한 뒤 한달 남짓 지난 듯 보인다. 지난 8월중순에 리그가 시작했고, 리그는 5경기 그리고 챔피언스리그와 컵대회가 시작되었다. 20년이 넘는 세월동안 맨유를 맡은 퍼거슨이 은퇴하고 이번 시즌부터는 전 에버튼 감독이었던 모예스가 사령탑을 잡게 되었다. 하지만 그렇게 쉽지만은 않아보인다. 최악의 초반 대진운이라는 변수가 있긴했지만 리그에서 2승1무2패, 맨유와는 어울리지 않는 성적이다. 

리버풀에게 패배, 그리고 맨시티에게 1:4로 완패를 당하면서 체면을 완전히 구겼다. 리버풀에게 1:0으로 당한 패배는 어느정도 이해가 가는 패배였지만 맨시티에게 후반 중반까지 4:0으로 완전히 밀리면서 팬들의 분노를 야기했다. 지지난시즌 맨시티에게 당했던 6:1의 패배를 다시한번 생각나게 하는 경기였다. 

수많은 스타플레이어들이 거쳐갔지만 그동안의 맨유는 '퍼거슨'이라는 키워드하나로 설명되는 클럽이었다. 그만큼 퍼거슨의 영향력이 큰 클럽이다. 그리고 이제는 그 자리에 모예스가 자리하게 되었고, 모예스가 그 자리를 안전하게 유지하기까지는 시간이 걸릴 예정이다. 그리고 시작한지 한달, 모예스의 맨유는 잡음소리가 끊이질 않고 있다. 

어쩌면 이십년이 넘는 시간동안 바뀌지 않은 감독에서 새로운 감독으로 바뀐지 한두달만에 정상적인 궤도에 오른다는 것이 말도 안되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맨유의 전술적인 측면은 모르겠지만 선수층의 두터움이나 선수들의 기량이 다른 상위권팀들보다 특별히 낫다고 생각이 되지는 않는다. 그럼에도 퍼거슨이라는 커다란 키워드하에 맨유는 우승가도를 달려왔다. 

지난 맨시티전에서는 반 페르시의 부상공백이 여실히 드러났다. 맨유는 반 페르시가 결장하게 되면서 전후반 내내 단 2개의 슛팅이라는 답답한 공격력을 보여주었다. 최전방 공격수 아래위치한 루니의 포지션을 포기할 수 없었고, 웰백을 원톱으로 기용했다. 웰백이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기는 하지만 반 페르시의 존재감을 대체하기엔 버거워보였다. 웰백은 스스로 움츠러드는 플레이를 계속하면서 2선 공격수의 활동반경마저 줄어들게 만들었다. 웰백은 많은 활동량으로 공간을 만들어야 했고, 그 공간을 발렌시아와 영이 노렸어야 했지만, 공간 자체가 별로 없었다. 

좌측 윙어로 애쉴리 영을 계속해서 기용하고 있는 것도 문제이다. 애쉴리 영은 누가보아도 최악의 경기력을 보여주고 있다. 맨유 입단 후 첫시즌을 제외하고는 지난시즌, 그리고 올 시즌 초반 그리 좋은 경기력은 아니었다. 킥이나 그를 통한 스탯은 괜찮았던 선수였지만, 최근에는 그마저도 사라졌다. 팀의 공격 템포를 갉아먹고, 패스정확도도 눈에 띄게 떨어졌다. 패스성공률 60%, 그의 현실이다. 

야누자이와 자하등 어린 선수들이 이번 시즌 출전가능해졌지만, 맨더비와 같은 큰경기에 선발을 맡길정도로 검증이 된 선수들은 아니다. 나니의 컨디션회복이 가능하다면 어느정도 걱정은 덜겠지만, 그전까지는 매경기 답답함을 생각해야하는 포지션이 되었다. 결국 지난 여름, 펠라이니를 제외하고는 전력상승요인이 없었다는 것이 발목을 붙잡고 있다. 

시즌 초반 첼시, 맨시티, 리버풀등 강호들과의 대결이 몰리게 되면서 어린 자원들을 실험할 기회가 없다는 것도 모예스에게는 아쉬운 점일 것이다. 야누자이와 자하에게 기회를 줄 기회자체가 줄어들었다. 거기에 자하는 좌측보다는 우측에 더 어울리는 윙포워드이다. 

펠라이니를 데려왔지만, 지난 맨시티전에서는 중원의 한계도 느껴졌다. 펠라이니와 캐릭의 중원 라인자체는 문제가 없지만, 그 위를 받쳐줄 공격형 미드필더의 부재가 뼈아팠다. 다비드 실바, 외질등 유능한 공격형 미드필더가 있는 팀과 없는 팀의 차이가 크게 느껴졌다. 루니가 그 역할을 해줄수도 있지만, 그보다는 더 공격수에 더 어울리는 선수이다. 반 페르시가 있을 때는 반 페르시와 루니가 넓은 반경을 소화하면서 공격형 미드필더의 부재를 어느정도 해소할 수 있었지만, 루니가 두 역할을 모두 하기에는 맨시티의 수비가 너무나 거셌다. 

어찌보면 퍼거슨 시절부터 있었던 잠재적인 위험요소들이 모예스까지도 이어지는 것이 아닌가라는 생각이 든다. 하지만 모예스에게는 퍼거슨과 같은 신임이 없다. 그리고 맨유가 좋지 못한 경기력을 보여줄때마다 퍼거슨을 다시 데려오라는 목소리를 들어야 하는 것도 그의 숙명이다. 세계 최고팀의 감독을 맡는 것은, 이러한 부담감을 견뎌내고 팀을 다시 정상궤도에 올려놓는 것이다. 과연 그의 해결책은 어디서부터 시작될까. 당장 주중에 펼쳐질 리버풀과의 캐피털원컵에서 위기에 내몰린 모예스의 선택을 관심있기 지켜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