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예 총줄동' 브라질전에 거는 기대

Posted by Soccerplus
2013. 9. 27. 09:22 대표팀/월드컵 이야기


주축 선수들이 모두 유럽 빅리그에서 뛰고 있는 세계적인 강팀의 경우, 아시아 끝에서 열리는 원정경기에 정예 멤버들을 모두 데려오기는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특히 지금처럼 시즌이 진행중인 경우에는 더더욱 그러하다. 지난 크로아티아전에도 1.5군의 멤버가 왔다. 여름 프리시즌 기간이 아닌이상 우리나라에 주력멤버를 데려오는 강호들은 거의 없었다. 

우리나라가 브라질과 친선경기를 치룬다는 이야기를 듣고, 그리고 그 경기가 우리나라 상암 월드컵 경기장에서 열린다는 이야기를 듣고 좀 걱정스러웠던 이유는 이때문이었다. 굳이 1군멤버를 다 데려오지 않더라도 우리나라와는 상대를 해볼만 하다는 생각이 들 것이고, 선수들의 컨디션을 고려할 수도 있었을 것이다. 이미 전력이 완성상태에 있는 브라질이기에 크게 무리할 필요는 없을 것이다라는 생각을 했다. 

하지만 브라질은 예상과 달리 정예 멤버를 모두 엔트리에 포함시켰다. 네이마르와 헐크, 오스카와 페르난지뉴, 구스타보와 단테, 다비드 루이스, 마르셀루와 다니엘 알베스등 세계 최고의 선수들이 총출동하게 되었다. 브라질 역시도 남은 A매치 경기가 별로 없다는 점에서 이러한 선택을 할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동아시아 대회, 그 이후 페루, 아이티, 크로아티아의 1.5군만을 상대했던 홍명보호에게는 드디어 세계 최강팀과 맞붙을 기회가 생긴 것이다. 

지난 2010년 월드컵에서는 8강에서 탈락했고, 이후 카카, 호나우지뉴등 주력 선수들의 기량 저하와 세대교체 실패로 암흑기에 접어든 기억이 있지만, 스콜라리가 부임하고 새로운 신진세력들이 유럽무대에서 성장하면서 지난 컨페더레이션스컵에서는 스페인을 3:0으로 누르고 우승을 차지했다. 자국에서 열리는 월드컵이기에 브라질은 우승이 아니면 의미가 없는 상황이다. 물론 그를 노릴만한 전력을 갖추고 있는 팀이다. 

브라질이 얼마나 강한 상대인 것은 최근 아시아권팀과의 전적을 통해서도 알 수 있다. 일본을 3:0으로 꺾었고, 호주를 6:0으로 꺾었다. 최근 5경기에서 일본 2번, 호주, 이라크, 중국등과 만났는데 단 1점도 허용하지 않은 반면 27골을 넣었다. 3:0으로 패한 일본이 가장 좋은 성적을 올린 것이다. 

이렇게 강한 상대를 만난 것이 너무나 좋은 기회라고 생각된다. 선수들에게도 많은 자극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홍명보호가 잘했던 점은 무엇보다도 압박이었다. 전반부터 후반 초중반까지 상대에게 강했던 강한 프레싱은 분명히 월드컵에서도 통할 부분이라고 생각된다. 그리고 브라질을 상대로 이렇게 강한 프레싱을 구사하면서 효과를 발휘한다면 선수들에게 큰 자신감이 생길 수 있다. 물론 이런 압박전술이 실패해도 좋다. 그렇게 된다면 홍명보 감독도 자신의 압박전술을 더 긍정적인 방향으로 수정할 수 있는 기회를 잡게 되는 것이다. 

5:0으로 져도 좋다. 애초부터 기량차이가 나는 경기라면 강팀을 상대로 어떻게 전술을 짜고 대처를 해야하는지 배우는 의미로 사용했으면 한다. 월드컵에서 탑시드를 받을 팀과의 대결을 대비해야한다. 스페인, 브라질, 아르헨티나, 이탈리아, 프랑스, 네덜란드등 최고의 팀들을 한번은 만나야 한다. 우리는 현실적으로 조2위로 16강진출을 노려야 하는데, 그를 위해서는 탑시드팀과의 대결에서 승점1점이라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 

우리나라는 아직 전력이 완성되어있는 상황이아니다. 이청용과 손흥민의 양날개를 제외하고는 월드컵까지 갈 수 있는 주전이 정해져있지도 않다. 브라질전을 통해 월드컵수준에서 통할 선수들과 그렇지 않은 선수들을 골라낼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다고 본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아직 경험이 많지 않은 많은 선수들이 브라질 선수들과 상대를 해서 얻게 될 경험이다. 세계 최강 선수들을 상대했다는 경험만으로도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작년 여름 스페인을 상대한 이후, 아마도 최고의 상대가 아닌가 싶다. 당시에도 우리나라는 4:1로 졌지만 큰 도움을 얻었다. 더 강한 상대와 승부를 해보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월드컵에서 우리가 만날 상대들 가운데에는 우리가 만만히 볼 상대가 한팀도 없다. 그런 의미에서 세계 최강 브라질과의 승부는 장기적으로도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