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성용 대표팀 발탁, 그전에 이뤄져야할 일들

Posted by Soccerplus
2013. 10. 1. 09:00 해외파 이야기/기성용


기성용이 브라질전과 말리전을 대비한 대표팀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홍명보호 4기만에 처음으로 대표팀 유니폼을 입게 된 것이다. 대표팀 경기에 나온지가 벌써 6개월째, 지난 3월 경기이후 정말 오래간만에 대표팀에 합류했다. 

기성용의 합류여부는 지난 몇달단 대표팀에 있어서 뜨거운 감자였다. 아직 중원이 확실하게 결정되지 않은 가운데, 기성용이 없어도 가능하다는 이야기가 나왔던 반면 최근에 열렸던 크로아티아와의 경기에서는 기성용의 부재가 심하게 느껴지기도 했다. 이청용, 손흥민이 좌우에서 맹활약을 보였던 반면, 중원에서 확실하게 볼을 공급해주는 역할에서는 많은 부분 부족한점을 노출했다. 

기성용이 우리나라 최고의 중앙 미드필더라는 사실은 변함이 없다. 기성용은 그 어떤 선수들보다 실력이 뛰어나고, 경험또한 많다. 중앙미드필더라는 포지션을 갖고 있으면서 유럽에서 성공한 미드필더는 기성용이 유일하다. 또한 지난 월드컵과 올림픽의 주역이기도 했다. 이런 선수가 우리나라 전력에서 빠진다는 것은 굉장히 뼈아픈일이다. 

하지만 기성용이 대표팀에 합류하는 것이 논란이 되는 것은 그가 저지른 SNS 사건 때문이다. 그가 일으킨 사회적 파장은 대단한 일이었고, 당시 여론은 기성용에게 어떤 형식이든 대표팀 출장징계를 내려야 하는 쪽으로 기울었다. 하지만 기성용에게 징계가 두텁게 내려지지는 않았고, 결국 그러한 일이 있은지 3개월만에 대표팀에 합류했다. 

기성용이 대표팀에 들어와 어떤 활약을 펼치든, 먼저 이뤄져야할 일이 있다. 진정성있는 사과이다. 진정성있는 사과가 이뤄진후, 그리고 대표팀에서 새로운 각오를 밝힌 뒤 대표팀에 합류해야한다. 기성용은 소속사를 통해 짧은 사과의 말을 전하기는 했지만, 그 이후 국내 기자와의 인터뷰한번 한 적이 없다. 사과를 했음에도 여전히 사람들이 못마땅해하고 있는 것은 그에게서 진정성이 느껴지지 않기 때문이다. 

기성용의 입국순간부터 파주 NFC 입소까지 엄청나게 많은 기자들이 들이닥칠 것이라 예상된다. 어찌보면 당연한 일이다. 가장 우려가 되는 장면은 기성용이 많은 취재진들을 뒤로한채 그저 묵묵부답 입소를 하게 되는 것이다. 어떻게 보더라도 한번 나쁘게 보면 어떤 행동도 나쁘게 보일 수 밖에 없다. 이 묵묵부답은 그에게 부정적인 시선을 갖고 있는 많은 사람들에게 좋지 않은 인상만 남길 것이다. 

지난 올림픽을 앞두고 병역문제에 시달리던 박주영을 구제해 준 것은 홍명보 감독이었다. 당시 박주영과 함께 기자회견장에 나오면서 박주영이 군대를 가지 않으면 자기가 대신 가겠다는 말로 많은 논란들을 일축시켰다. 만약 그런 부담스러운 눈초리가 어렵다면 홍명보 감독과 함께 석상에 나오는 것도 나쁘지 않은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홍명보 감독은 직접 영국에 들려 기성용을 면담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리고 이 과정에서 어떻게 이 시선들을 풀지에 대한 이야기도 분명히 했을 것이다. 기성용을 발탁하면서 얻게 될 홍명보 감독에 대한 비판여론 역시도 감내하고 한 선택이다. 그렇게 쉬운 선택은 아니었지만, 어떤 생각이 있었기에 발탁을 한 것이라고 생각된다. 

선수는 그라운드에서 실력으로 말하는 것이다. 하지만 그가 논란을 저지른 것은 그라운드가 아닌 그라운드 밖에서의 일이었다. 실력으로 보여주는 것은 축구내에서의 문제이고, 이 부분은 분명히 그라운드 밖에서 그가 해야할 일이 많다고 생각된다. 진정성있는 사과를 하고 나서, 대표팀에 합류해 좋은 활약을 해준다면 많은 팬들도 다시 그의 서포터가 될 것이라 생각한다. 

열손가락 깨물어 안아픈 손 없다고, 이번 시즌 초반 기성용이 방황할때 많은 사람들이 그의 앞길을 걱정했다. 많은 비난여론에도 불구하고 말이다. 그만큼 여전히 그에 대한 애정과 믿음도 어느정도는 남아있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그 애정을 다시 살리기 위해 가장 선행되어야 할 것은 사람들의 시선을 피하는 것이 아니라 진정성있는 사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