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단락난 기성용 논란, 이젠 그라운드에서 평가하자

Posted by Soccerplus
2013. 10. 8. 09:00 해외파 이야기/기성용

기성용이 오늘 오전 입국했다. 예정된 수순이었겠지만 많은 기자들이 함께했다. 오늘 많은 해외파 선수들이 입국을 했지만 그중에서도 가장 많은 관심을 받은 것은 기성용이었다. 지난 여름내내 대표팀 경기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던 기성용이었지만, 홍명보감독이 그를 발탁했다. 그리고 그동안 입을 닫으며 말하지 않았던 SNS파문에 관한 이야기를 해야할 시점이었다. 

기성용은 최강희감독의 만류로 직접 찾아가서 만나는 일은 하지 못했지만, SNS사태가 처음 터졌을 때 나왔던 성의없는 태도의 사과문보다는 훨씬 더 진실성있는 사과였다. 본인이 직접 사과의 뜻을 내비쳤고, 최강희 감독을 찾지 않는 이상, 할 수 있는 일은 다했다고 생각되어진다. 기성용은 그렇게 사과를 했다. 

물론 애초부터 마음에 들지 않았다면 이역시도 기분좋지 않게 들릴 지도 모른다. 그런 사람들에게는 애초에 기성용을 뽑은 것 자체부터 잘못된 일일 것이다. 기성용이 어떤 말을 하든, 만족스럽지 않게 들릴지도 모른다. 

많은 사람들이 실망을 했고, 국가대표팀의 에이스였던 한 선수가 처참하게 추락하는 것을 모두다 지켜보았다. 소속팀에서 감독과의 불화를 겪기도 했고, 많은 팬들의 관심이 떠난 상황에서 새로운 팀으로의 임대를 감행했다. 해외생활을 해본 사람이라면 타지에서의 외로움을 잘 알터, 기성용의 지난 3개월은 그 누구보다 힘든 시간이었을 것이라 생각된다. 

기성용은 사과를 했고, 엎질러진 물을 담을 수는 없지만, 그래도 본인이 할 수 있는 모든 일을 다했다. 더이상 그가 무엇을 하든, 이제는 그의 손에서 떠난 일이다. 안티팬들과 그를 여전히 떠난 팬들은 서로 감정싸움을 할 필요가 없다. 

국가대표팀 감독 홍명보가 필요해서 파장을 무릎쓰고 기성용을 발탁시켰다. 그리고 기성용이 있고 없고의 차이는 지난 크로아티아와의 친선경기에서 여실히 드러났다. 1기부터 홍명보 감독은 하대성과 이명주라인을 주축으로 중앙 미드필더진을 시험했지만 기대감만큼이나 불안감을 노출했다. FC서울에서도 대표팀에서도 좋은 활약을 펼친 하대성이지만 기성용보다 낫다라는 생각은 들지 않았다. 어느정도 기성용이 없던 부분의 갈증을 해소해줄 수 있는 선수라는 생각은 들었지만, 남아공월드컵이후 국가대표팀의 대들보였던 기성용을 넘어서긴 힘들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이제 평가는 그라운드에서 해야한다고 생각한다. 앞으로도 이런 경기력이 아닌 선수의 사생활에서 문제가 생긴다면 더 이상 그에 불찰에 대한 보호는 그만해야 한다고 생각이 들지만, 이번 논란을 통해 성숙해졌으리라 생각한다. 기성용은 자신의 잘못을 뉘우치고, 그라운드에서 더 헌신적인 플레이로 임해야 한다. 본인때문에 많은 이들이 상처를 받았고, 사회적 파장이 컸다. 당사자에게 사과를 했고, 최강희감독은 사과를 받아들였다. 이제는 한단계 더 업그레이드된 모습을 보여주어야 할 때이다. 

홍명보 감독은 기성용을 데려오기 위해 여러가지 무리수를 두었다. 자신의 원칙을 무너뜨렸고, 언론플레이를 통해 실망스러운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다. 홍명보 감독에게도 기성용 선발은 하나의 도전이다. 자신의 선택이 틀리지 않았음을 증명하고 그 과정에서 있었던 무리수들을 팬들의 뇌리속에서 지워야 한다. 2012년 런던에서의 좋은 기억만큼 앞으로의 일들이 진행될 것이라는 보장은 없다. 자신의 원하는 선수들을 하나하나씩 선발하고 있는 지금, 홍명보 감독도 더 나은 경기력으로 보답해야한다. 

이제 한 선수를 비난하고 흠집을 내는 것은 의미가 없어졌다고 생각한다. 그가 할 수 있는 일은 다했다. 대표팀의 유니폼을 다시 입게된 만큼, 기성용은 한단계 더 큰 책임감으로 대표팀 경기에 임해야 할 것이다. 기성용사태를 안타깝게 지켜봤던 대한민국 축구팬의 한 사람으로, 이번 일을 통해 기성용과 대표팀에게 더 좋은 발전의 기회가 찾아오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