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명보호의 브라질전, 1년전을 추억하다

Posted by Soccerplus
2013. 10. 12. 08:20 대표팀/월드컵 이야기


1년전 홍명보호는 런던에서 브라질과 만났다. 올림픽 4강, 엄청난 무대였다. 브라질은 넘지 못할 상대처럼 여겨졌었지만, 영국을 승부차기끝에 물리치고 올라온 홍명보호의 기세는 대단했다. 브라질을 넘으면 올림픽 결승전, 메달이 중요했던 홍명보호에게 브라질전은 이겨야 하는 경기였다. 

물론, 이 경기 결과는 대한민국 축구팬이라면 누구나 다 알고 있다. 3:0으로 패했다. 완패였지만 경기내용이 그렇게 나쁘지는 않았다. 지동원이 좋은 활약을 보였고, 심판이 패널티킥을 불어주지 않았다. 정성룡의 부상으로 뒷문이 불안했고, 너무 쉽게 골을 먹히는 바람에 반전의 기회를 가져오지 못했다. 하지만 이 경기를 통해 많은 선수들이 배웠고, 후반전 당시 부진을 거듭하던 박주영은 교체되어 들어오면서 선수들에게 '포기하지마!'를 외치며 전의를 불태웠다. 이 패배는 다음 경기인 3,4위전에서 일본을 완파하는데 큰 도움을 주었다. 

그리고 1년하고 3개월 뒤, 당시 올림픽 대표팀 감독이었던 홍명보 감독은 몇번의 잡음끝에 대표팀 감독이 되었다. 올림픽에서의 동메달이 없었다면, 이뤄질 수 없었던 일이다. 그리고 홍명보호의 주축선수들은 대한민국의 미래로 자리잡았고, 1년만에 재대결을 펼치는 브라질과의 선발명단을 본다면 아마도 대부분이 1년전 브라질전을 뛰었던 선수들일 것이라 자신한다. 

기성용이 돌아오게 되면서, 홍명보감독이 원하는 선수들은 이제 거의다 대표팀에 합류했다. 박주영만 소속팀을 찾는다면 홍명보감독이 원하는 선수들을 모두 소집할 수 있을 것이다. 예상 베스트11을 보더라도 김영권, 홍정호, 김창수, 기성용, 구자철, 지동원, 김보경 등 7명이상이 선발라인업에 홍명보의 제자들이다. 거기에 윤석영, 한국영, 박종우 등 서브멤버에도 그의 제자들이 기다리고 있다. 

1년전에는 기성용, 구자철 정도를 제외하면 대표팀에서 두각을 드러낸 선수들이 없었다. 하지만 올림픽이라는 큰 무대는 선수들에게 큰 성장의 기회를 제공했다. 기성용, 김보경, 구자철, 지동원, 윤석영, 홍정호 등 주축 선수들이 유럽에서 뛰고 있고 K리그와 J리그의 선수들 역시도 국내팬들에게 더 친숙하게 느껴진다. 올림픽 대표팀의 선전이후 하나둘씩 월드컵대표팀에 선발이 되기 시작하더니 이제는 작년 올림픽 멤버와 큰 차이가 없어진 듯한 느낌이다. 손흥민과 이청용등을 제외하면 나머지 멤버들을 '런던보이즈'들로 꾸며도 손색이 없다. 

홍명보의 '런던 보이즈'는 이제 어엿한 대표팀의 주축멤버로 자리매김했다. 그리고 오늘 브라질전에서 선발로 뛰게 될 대부분의 선수들이 내년 브라질월드컵까지 이어질 것이다. 대한민국 축구의 새로운 동력으로 자리매김한 것이다. 1년전 넘치는 열정으로 대한민국 국민들을 뜨겁게 만들었던 이들이 어린 패기로 싸웠다면 이제는 월드컵이라는 가장 큰 무대에 대한 책임감으로 태극마크를 받아들 때이다. 

큰 대회에서의 성공은 대표팀에게 큰 변화를 가져오게 된다. 지난 2002년 세대들이 이후 유럽진출과 K리그 내부에서의 부흥을 통해 2006년, 2010년까지 힘을 주었다면 2012년 올림픽 세대들은 앞으로 브라질과 러시아 월드컵까지 주축이 될 것이다. 아직 20대초중반의 어린 선수들로 구성되어있는만큼 희망도 가능성도 많다. 1년전의 올림픽 멤버를 다시한번 보니 그 때 우리나라가 정말 강한 팀이었다라는 생각을 자연스럽게 하게 된다. 2002년 월드컵 멤버를 다시 볼 때의 그 느낌을 받는다. 그당시에는 강한줄 모르고 있었지만, 그들은 대한민국 역사에 남을 강팀이었다. 

오늘 브라질전은 우리나라에게 큰 도움이 될 경기이다. 네이마르, 오스카, 마르셀루등 1년전 올림픽에서의 선수들과 다시 만나는 자리이며 우리가 얼마나 성장했는지, 올림픽이 아닌 월드컵에서 필요한 것은 무엇인지를 알게 해줄 것이다. 절반이상이 수년전부터 발을 맞춰온 홍명보의 아이들로 구성되어 있는 현 월드컵 대표팀이다. 이제 조직력으로 무엇을 말하기보다는 결과로도 보여주어야 할 것이다. 물론 브라질을 상대로 승리를 기대하는 것이 무리라는 것도 알고 있다. 하지만 홍명보호가 1년간 이렇게 성장을 했고, 이렇게 변화하고 있구나라는 느낌을 팬들에게 전달할 수 있는 경기가 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