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리전, 브라질전과는 다른 각오가 필요하다

Posted by Soccerplus
2013. 10. 15. 09:23 대표팀/월드컵 이야기

역대급 A매치라고 할 수 있었던 브라질전의 후폭풍은 생각보다 거세다. 브라질전 이후 때아닌 더티플레이 논란이 나왔고, 손흥민의 교체출장에 관해서도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지동원에 대한 불만족스러움, 정성룡과 김승규사이에서의 팬들의 마음도 왔다갔다하고 있는 듯하다. 말리전에 대한 기대감보다는 브라질전에 대한 후일담이 언론을 뒤덮고 있는 상황이다. 

브라질은 대단한 상대였다. 내년 월드컵에서도 강력한 우승후보중 한 팀이고, 시차적응도 어느정도 마치면서 최고의 전력을 뽑냈다. 세계 최강팀과 한국에서 친선경기를 했던 경험이 적지 않지만, 가용가능한 1군의 멤버들이 최고의 컨디션으로 나온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이었다. 그리고 3일이 지난 오늘, 우리나라는 말리와의 대결을 앞두고 있다. 말리, 아프리카의 어느곳에 있는 나라겠고 우리나라 팬들에게 큰 관심은 없는 나라이다. 하지만 우리나라보다 피파랭킹이 10계단이나 높고 주축선수들도 우리에게 잘알려진 선수들이다.

하지만 도전자의 입장에서 경기를 펼쳤던 브라질전과는 달리 말리와의 대결은 어느정도 해볼만한 상대와의 대결이다. 월드컵을 앞두고 평가전을 치루고 있는 한국대표팀에게는 다른 각오가 필요한 경기다. 오늘 경기는 이겨야만 하는 경기다. 내용으로 만족을 얻을 수 있는 경기가 아니다. 

내년 브라질월드컵의 조편성이 어떻게 될지는 모르지만, 한팀의 1번시드를 제외하면 나머지 세팀이 물고물리는 접전의 형태가 될 것이다. 그 상황에서 우리나라는 이겨야할 상대를 이기고, 비겨야할 상대에게는 비겨야 하는 전략전인 조별리그 운영이 필요하다. 말리정도의 상대는 반드시 이겨야 할 상대이다. 말리도 넘지 못한다면 우리나라는 16강 진출의 희망을 일찌감치 버리는 것이 낫다. 브라질전이 승부보다는 경기내용과 강팀과의 상대법에 집중했다면 말리전은 승부그자체에 집중을 해야한다. 

브라질 선수들보다 훨씬 더 피지컬이 좋은 선수들로 구성되어있다. 가장 작은 선수가 180cm이다. 상대에 대한 강한 압박은 홍명보호가 가장 중요시하게 생각하는 부분이었다. 하지만 말리라는 팀을 상대로 압박을 하기란 쉽지 않다. 브라질을 상대로 피지컬을 이용해 상대를 막았다면 말리에게는 오히려 상대의 강한 체격조건을 걱정해야 한다. 

홍명보호는 아이티를 상대로 다득점경기를 펼치면서 첫 승이자 유일한 승리를 거둔적이 있다. 하지만 친선경기를 치루기에도 매우 약한 상대였다. 처음으로 대결하는 정상급 아프리카 팀이다. 2006년에 토고, 2010년에 나이지리아등 우리나라는 최근 두차례의 월드컵에서 모두 아프리카팀을 만났다. 브라질에서도 아프리카팀을 만날 가능성이 높다. 그리고 아프리카팀을 앞으로 평가전으로 만날횟수도 그렇게 많지 않다. 이 기회를 소중히 여겨야 하는 이유다. 

지동원, 윤석영등 소속팀에서 자리를 잡지 못하고 있는 선수들에게도 마지막 기회가 될 수 있다. 원톱자원의 고갈속에 매경기 기회를 얻고 있는 지동원이지만 최근 몇경기 대표팀에서는 정말로 좋지 못했다. 비판여론이 높게 일고 있는 상황이다. 이번 경기의 원톱은 이근호가 왼쪽풀백으로는 박주호가 나오지 않을까라는 생각이지만 지동원과 윤석영에게 출장기회가 주어진다면 정말로 이를 악물고 뒤어야 한다. 

구자철에게도 계속된 믿음이 이어질거라는 보장은 없다. 중앙 미드필더에서는 기성용, 공격형미드필더에서는 김보경이 치고올라오고 있다. 주장완장을 달고나왔을 정도로 신뢰가 두터운 구자철이지만 폼이 많이 떨어져있다. 구자철에게도 대표팀생활의 위기라고 할 수 있는 시점인데, 본인의 이름값을 해놓아야하는 시점이 아닌가 싶다. 

상대적으로 관심밖으로 밀려난 말리전이지만 브라질전만큼이나 중요하다. 브라질만큼 강한상대는 아니지만, 우리가 월드컵을 나갔을 때에 이와 비슷한 실력의 팀은 꺾어야 하는 팀이다. 승점 3점을 목표로 하고 뛰어야하는 경기이다. 홍명보호는 7경기에서 1승밖에 거두지 못했지만, 8번째 경기에서는 반드시 승리를 가져다 주길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