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수 없는 박주영 위건 임대, 그 진한 아쉬움

Posted by Soccerplus
2013. 10. 18. 08:30 해외파 이야기/박주영


대표팀에서 가장 필요한 포지션은 최전방 공격수이다. 홍명보호가 가장 필요로 하는 포지션이고, 가장 취약한 포지션이기도 하다. 수비와 미드필더, 2선 공격수까지 어느정도 선발요원이 자리잡고 있는 상황이지만 유독 최전방공격수는 적임자를 찾지 못하고 있다. 그리고 최근 박주영의 이야기가 오르내리고 있는 이유도 여기에서 비롯한다. 박주영은 홍명보감독이 가장 선호하는 공격수이다. 2010년 광저우 아시안게임에서도 2012년 런던 올림픽에서도 홍명보 감독은 박주영을 데리고 왔었고, 박주영은 그 믿음에 보답해왔다. 

그런 박주영은 이번 시즌 아스날에서 탈출하기를 원했지만 제대로된 구단의 구애를 받는데 실패하면서 아스날에 잔류했다. 그리고 아스날내에서의 경쟁을 펼쳐왔다. 지루, 벤트너, 사노고라는 경쟁자가 있고 여전히 경기에 나서지 못하고 있지만 셀타 임대 전보다는 좋은 분위기인 것 같다. 본인도 의지가 있어보인다. 

그런 그에게 위건이 단기 임대를 제안해왔다. 이적 시장이 열리지도 않았지만 그를 원한 것은 위건에 공격수가 없었기 때문이다. 홀트와 포추네를 보유하고 있지만 그들이 부상이었고, 위건은 유로파를 병행하기에 박주영이 필요했던 상황이었다. '긴급'임대 조항을 이용해 박주영을 단기임대하기를 원했다. 

하지만 박주영의 위건임대는 결렬이 난 것으로 보인다. 지난 주에는 박주영 측에서 에이전트가 신뢰할 수 없는 인물이라는 이야기를 했고, 어제 난 기사에는 박주영의 주급이 위건이 부담하기에는 너무나 거대한 수준이기에 결렬이 되었다는 이야기가 나왔다. 직접 당사자가 되지 않고서는 이 상황을 제대로 알 수는 없다. 더군다나 언론노출을 꺼리는 박주영의 소식은 늘 추측만이 있을 뿐이다. 그리고 위건 감독은 어제도 박주영에 대한 미련이 남아있음을 시인했다. 

확실한 것은 박주영이 돈을 좇는 선수는 아니라는 점이다. 박주영이 돈을 생각했다면 이번 여름에 중동클럽으로 이적할수도 있었다. 그들은 박주영의 주급을 온전히 보장해줄수 있을 뿐더러 팀의 넘버원 스트라이커를 보장해줄 수 있다. 하지만 박주영은 유럽에서 어떻게 되든 한번 해보기로 마음을 먹은 것으로 보인다. 주급 삭감이 쉬운일도 아니다. 아스날이 박주영을 위한다면 어느정도의 부담을 나눠가져야 하는 것이 마찬가지지만 아스날은 박주영을 위해 그런 부담을 나누고 싶지 않은 모양이다. 박주영이 2부리그로 내려가 폼을 회복하고 돌아온다면 팀에게도 보탬이 될 것이지만, 그렇게 생각하고 있지 않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위건으로의 임대역시도 생각보다 쉽지 않은 일이다. 3개월짜리 단기임대에서 무엇을 얻을 수 있을까. 팀에는 두명의 공격수가 부상에서 돌아와있는 상황이고, 박주영은 다시한번 벤치에 있고 싶지는 않을 것이다. 그렇다면 거기에 가서 또 다시 경쟁을 해야한다는 것이다. 또 벵거감독의 눈밖에 난 박주영이 위건에서 활약을 한다고 아스날로 복귀한 뒤 생활이 더 나아질지는 장담할 수 없다. 아마도 박주영의 활약과는 별개로 새로운 공격수 영입에 박차를 가할 것이다. 

또, 지금 아스날에서의 상황이 어떻게 돌아가고 있는지도 알 수 없다. 박주영의 앞에는 지루와 벤트너가 있다. 사노고가 복귀한다면 그에게 먼저 기회가 주어질 것이다. 하지만 얼마전 리그컵경기에서는 교체투입을 위해 몸을 풀기도 했고, 벵거감독과 악수를 나눈 사진이 올라오기도 했다. 우리는 아스날에서 그의 미래가 없다고 생각을 하지만, 본인의 입장은 다를 수도 있다. 모든 것은 알 수 없다. 

하지만 아쉽다. 너무나 아쉬운 것이 사실이다. 위건으로 간다면 아스날보다 나은 주전출장기회를 받을 것은 확실하다. 위건 감독이 어떤 의지로 박주영을 데리고 오고 싶어하는지는 모르겠으나, 위건의 주전 경쟁이 아스날에서의 주전 경쟁보다는 훨씬 더 낫다. 그리고 너무나 답답한 대표팀 공격수에도 박주영의 위건 임대는 한줄기 희망이 될 것이다. 그의 선발을 놓고 고심하는 홍명보 감독에게도 박주영의 위건 임대는 그의 선발에 대한 명분을 제공해주는 일이될수도 있다. 

그렇다고 박주영의 선택을 무턱대고 비난할 수는 없고, 그러고 싶지도 않다. 겉으로 드러난 부분보다 그렇지 않은 부분도 많을 것이고, 우리가 아는 것보다 간단한 문제가 아닐 것이다. 가장 답답한 것은 박주영본인일 것이다. 아직 확실하게 결정이 된 것도 아니고, 아스날의 경기가 끝난것도 아니며, 박주영의 선수생활이 끝난것도 아니다. 늘 필요할 때 화려하게 보여주었던 박주영이다. 그가 지금껏 잘해주었듯, 그의 선택과 결정을 한번 더 믿어보기로 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