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달째 골침묵 손흥민, 레버쿠젠에서는 무슨 일이?

Posted by Soccerplus
2013. 10. 25. 11:49 해외파 이야기/손흥민

9월 25일, 손흥민이 리그컵에서 골을 넣은 이후 한달이 지났다. 한달동안 손흥민은 골을 기록하지 못했다. 국대에서는 에이스로 자리매김을 했지만, 손흥민의 레버쿠젠에서의 골기록은 요원하다. 매 경기마다 수차례의 슛팅찬스를 잡았던 것과는 달리 슈팅찬스도 잘 오지 않고 있다. 1000만 유로를 받으며 팀 역사상 최고 이적료를 경신한 손흥민에게는 아쉽기만 하다. 3골을 기록했지만 그중 2골은 리그컵에서 기록한 것이다. 리그 초반일정이 거의다 지나가고 있는 가운데 손흥민은 리그에서 한골밖에 기록하지 못했다. 

레버쿠젠은 9경기에서 7승 1무 1패를 기록하며 초반 선두권을 형성하고 있다. 도르트문트, 바이에른 뮌헨과 단단한 선두권을 형성하고 있고, 1위인 뮌헨과의 승점차도 1점밖에 차이가 나지 않는다. 반면에 4위와의 승점차는 9점, 매우 좋은 시작을 보이고 있다. 리그에서 시드니 샘이 7골 4어시스트, 키슬링이 6골 3어시스트로 맹활약하고 있다. 이들과 함께 쓰리톱을 구성하고 있는 손흥민의 리그성적은 1골 1어시스트이다. 무언가 균형이 안맞는다는 느낌이 들기도 한다. 

그렇다고 해서 손흥민의 입지가 불안하다거나 위기설을 내세우기에는 이르다. 히피아 감독이 그를 기용하는 것을 보면 그를 여전히 굳건한 주전으로 생각하고 있다. 장기간비행을 고려해 손흥민의 출장을 조절하고 있고, 중요한 경기에는 어김없이 선발로 기용을 하고 있다. 시즌 시작과 함께 키슬링과 시드니 샘의 폼이 너무 좋은 것도 사실이다. 손흥민은 팀내 최고 유망주이자 굳건한 좌측 윙포워드이다. 

하지만 이런 골가뭄이 계속된다면 손흥민에게도 부담이 될 수 있다. 지난 시즌 10골이 넘는 골을 기록했던 손흥민이었고, 그 과정도 센세이셔널했던 것이었기에 아쉬운 부분이 없지 않다. 또한 미드필더의 지원이 좋지않았던 것을 생각해보면 레버쿠젠에서는 더 많은 골을 넣었을 것이라는 예상을 했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 레버쿠젠에서의 손흥민은 오히려 연계, 이타적인 플레이에 더 집중을 하고 있는 모습이다. 

손흥민은 함부르크에서 자타가 공인하는 에이스였다. 과정이라는 것이 거의 없는 팀이었기에 손흥민의 빠른 역습과 개인기량에 의한 골에 많이 의존을 했다. 당연히 손흥민에게 공이 집중되고 기회가 집중될 수 밖에 없었다. 하지만 레버쿠젠은 다르다. 간판 골게터가 있고, 팀의 중심을 잡아주는 미드필더또한 준수하다. 손흥민이 탁월한 개인기량을 바탕으로 빅클럽진출에 성공했다면 이제 그 기량을 팀에 녹아들게 하는 방법을 배우는 중이다. 빅클럽에서 손흥민이 모든 것을 다 담당할 수는없다. 그리고 하나의 팀을 만들어 가는 과정을 배우고 있다라는 생각을 해야한다. 

또한 왼쪽 풀백 보에니쉬와의 호흡이 아직은 문제로 남는다. 보에니쉬가 팀의 굳건한 왼쪽풀백으로 자리잡고 있는데, 무의미한 오버래핑이 너무 잦다. 거기에서 손흥민이 공격가담을 하지 못하고 수비적인 부담을 짊어 지게 되는 경우가 적지 않다. 히피아 감독의 전술적인 선택인지는 모르겠지만 손흥민의 팬으로 무척이나 불만족스러운 부분이다. 공격가담시에도 날카롭지 않은 듯한 느낌이고, 손흥민에게 찬스를 만들어줄 수 있는 유형의 선수는 아닌듯 보인다. 

보에니쉬가 왼쪽측면에서 높은 위치까지 올라오다보니 손흥민이 중앙으로 이동하게 되는 경우를 많이 보게 된다. 이렇게 되자 키슬링과 투톱이라는 느낌을 받게 하기도 한다. 키슬링과 투톱을 이루게 되면 좋겠지만, 경기중에 나오는 해프닝인지 전술적인 움직임인지도 확실치 않다. 그리고 두 선수의 파트너쉽또한 그리 좋은 편이 아니고, 팀내 주전 공격수에 지난 시즌 득점왕인 키슬링에게 공이 몰리는 경향도 적지 않다. 

약한 팀에서 에이스를 맡다가 강팀으로 옮겨오면서 겪는 과정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팀플레이를 제대로 이뤄내는 팀에서의 첫 시즌이기에 아직 미숙한 점도 많은 것이 사실이다. 함부르크에서 두 시즌동안 골을 넣는 법을 배웠다면, 레버쿠젠에서는 기라성같은 팀동료들 사이에서 자신의 입지를 구축하고, 그들과 팀플레이를 하는 과정을 보내는 중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이 과정은 월드클래스 공격수가 되기 위해서는 당연히 거쳐야할 과정이다. 

박지성의 맨유시절을 생각해보면, 맨유시절에는 빛나지 않는 조연역할을 마다하지 않았지만 국가대표팀에서는 두말할 필요없는 에이스였다. 이타적인 플레이로 팀에서 꼭 필요한 존재가 되길 바란다. 물론 손흥민과 박지성은 다른 유형의 선수이고 팀내 플레이에 조금 더 녹아든다면 더 좋은 골기록이 나올 거라 믿는다. 시즌 중반으로 넘어가면서 손흥민의 팀내 비중은 점점 더 커질 거라 확신한다.